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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김영애 참토원 부회장...“방송이나 사업이나 열정 있으면 통해요”
[사람들] 김영애 참토원 부회장...“방송이나 사업이나 열정 있으면 통해요”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4.07.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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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제가 없어도 대신할 사람이 있지만 회사 식구들은 제가 책임져야죠.” 33년 연예인 생활을 접고 사업가의 길을 선택한 김영애(53) 참토원 부회장. 그는 요즘 식사할 시간조차 내기 힘들 만큼 바쁜 사람이다.
일주일에 4차례 있는 홈쇼핑 방송을 챙기고, 사업 관련 모임에 참석하다 보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란다.
“방송이나 사업이나 열정은 동일해요.” 그래도 그의 얼굴에선 이내 밝은 웃음이 배어나온다.


참토원은 황토 화장품 제조업체. 김 부회장이 황토 화장품사업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대략 3년 전의 일이다.
현 참토원 회장이자 남편인 박장용 회장이 황토 건축자재 관련 사업을 구상하고 있던 무렵이다.
당시 이들 부부는 초기 투자비용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중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김 부회장에겐 느닷없이 피부가 속을 썩이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탤런트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며 당시를 회고한다.


하지만 기회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우연히 남편이 건네준 황토팩이 김 부회장의 피부를 말끔히 회복시킨 것이다.
문제가 해결된 것은 피부만이 아니었다.
이참에 숨어 있던 김 부회장의 사업가 기질이 반짝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 김 부회장은 당시 어려움에 처해 있던 황토 건축자재사업 진행을 과감하게 접고 본격적으로 황토 화장품사업쪽으로 방향을 틀자고 남편을 설득했다.


‘황토솔림욕’이라는 이름의 제품을 선보이게 된 건 그로부터 얼마 뒤의 일이다.
하지만 처음 생각만큼 모든 일이 술술 풀려나간 건 아니었다.
현실은 ‘김영애’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우쳐줬다.
백화점에 제품을 납품하려 했지만 거들떠보지도 않기 일쑤였다.
김 부회장은 “백화점을 찾아가면 주문이 금방 들어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업이 쉽지 않더군요.” 당시를 회고하던 김 부회장의 얼굴엔 옅은 웃음이 스쳐갔다.


그러다 아는 친지를 통해 지금의 LG홈쇼핑을 찾아가게 됐다.
하지만 이곳에서조차 좋은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정성을 다해 만든 제품이 MD의 책상 위에서 먼지가 덮인 채 놓여 있기를 6개월. 가족들조차 사업을 접으라고 권유하고 나섰고, 수중에 남아 있는 돈도 점점 떨어져 갔다.
“사직서를 쓰고 회사를 떠나는 직원의 뒷모습을 볼 때는 가슴이 미어졌어요.”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간신히 2002년 첫 방송을 타게 됐다.
결과는? ‘매진.’ 그 다음부터는 신기하게도 일이 술술 플려나갔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1시간 방송에 물건이 2천~3천개씩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웰빙 바람과 만나자 방송 횟수도 크게 늘어났다.
2002년 25억원이던 매출은 2003년 25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거침없이 그간 걸어온 얘기를 들려주던 김 부회장은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는 이내 다음 목표를 내던진다.
바로 일본 시장 진출. 참토원은 지난 6월 일본 최대 유통업체와 300억원에 이르는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김 부회장의 사업에 대한 열정이 진하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김 부회장의 머릿속엔 이미 그 다음 차례까지 정돈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그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이용한 마케팅을 위해 할라우드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접촉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른바 ‘할리우드 마케팅’을 통해 미국 주류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제는 김영애라는 이름보다 ‘참토원’이라는 브랜드를 키우고 싶어요.” 탤런트 김영애에서 사업가 김영애로의 성공적인 변신을 염두에 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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