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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손주원 코리아닷컴 사장... “‘대한민국 대표 포털’ 옛 명성 되찾을 것”
[사람들] 손주원 코리아닷컴 사장... “‘대한민국 대표 포털’ 옛 명성 되찾을 것”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4.07.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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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뉴 밀레니엄’의 거대한 술렁거림을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에 놓여 있던 한 포털 사이트를 떠올릴 수 있으리라. 지난 2000년 1월, 국내 최고액인 60억원을 주고 도메인을 인수한 뒤, 서비스 개시 50여일 만에 회원수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숱한 화제를 뿌렸던 곳. 사람들의 기억 속에 코리아닷컴 www.korea.com은 이처럼 화려한 영광의 발자취들로 점철돼 있다.


지금은 어떤가. 회원수는 이미 1천만명을 넘어섰고 지금도 매일 2천~3천명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회사는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상태다.
‘법정관리’라는 부끄러운 딱지도 아직 떼지 못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손주원(44) 사장은 “뼈저린 반성을 통해 새롭게 시작한다”고 각오를 다진다.


그가 이곳 사장으로 부임했던 2002년 8월, 코리아닷컴은 이미 절정기를 넘어 내리막길로 치닫는 상태였다.
‘대한민국 대표 포털’이라는 구호는 이미 퇴색했고, 야심차게 추진한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는 암초에 부딪혔다.
다른 포털 사이트들은 이미 커뮤니티와 아바타 등을 앞세워 유료화의 길을 착실히 밟아 나가고 있었다.
사용자들도 하나 둘 발길을 돌렸다.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었지만 기댈 곳이 없었다.
모기업인 두루넷도 자기 앞가림조차 불가능하던 시절이었다.
결국 2003년 3월 두루넷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코리아닷컴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회생을 전제로 한 법정관리’를 선택했다.
어두운 시절이었다.


그동안의 어려움을 일일이 열거하는 건 무의미한 일. “이용자들이 찾지 않는데 막강한 도메인 브랜드 파워가 무슨 소용이냐”고 손주원 사장은 반문한다.
그는 “이용자들이 먼저 찾아와 마음껏 놀면서 정보도 나눌 수 있는 시끌벅적한 ‘e장터’를 만들 것”이라고 의지를 다진다.


해답은 포털 본연의 서비스를 다지는 데서 찾았다.
이용자의 감성과 개성을 표현하는 ‘ID메일’이 대표적이다.
‘변호사가 직업인 홍길동’인 경우 ‘honggildong@lawyer.korea.com’과 같은 e메일 주소를 제공하는 식이다.
다른 서비스와의 호환 기능도 강화했다.
e메일로 받은 내용은 블로그로 곧바로 옮길 수 있으며, 핫메일과도 호환 가능하다.
9월부터는 카페와도 자유롭게 콘텐츠 교환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차별화된 서비스 자체를 개발하기보다는, e메일에서 오픈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전체 서비스의 흐름을 물 흐르듯 부드럽고 편리하게 만든 것이다.
손주원 사장의 표현대로라면 ‘도메인을 타고 흐르는 서비스’인 셈이다.


‘개국공신’인 두루넷 가입자를 위한 배려도 놓치지 않는다.
100MB에 이르는 웹 저장공간과 다량 동시전송이 가능한 e메일 서비스, 영화·만화·VOD·캐릭터 등 정액제로 제공되는 패키지 서비스도 이들에겐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고객들에게 잊힌 도메인을 되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존 고객의 발길부터 되돌리는 게 시급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회사의 기초체력도 덩달아 튼튼해지고 있다.
2002년 120억원에 이르던 적자는 지난해 30억원으로 줄었다.
손주원 사장은 “올해를 계기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자신한다.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나면, 어려운 시기를 함께한 직원들을 위해 조그만 사옥도 마련해 주고 싶다고 한다.
그의 구상대로라면, 한 6년쯤 걸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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