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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콘텐츠] 기니비어
[동영상콘텐츠] 기니비어
  • 이상준
  • 승인 2001.03.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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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뛰어넘은 인터넷 멜로

외국의 영화사이트를 자주 들러보는 네티즌이라면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영화가 인터넷을 통해 상영되는 국가도 없다는 사실에 흥분하게 된다.
게다가 그것을 보는 비용도 무척 저렴하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이유로 한국의 인터넷 산업이 세계 최고의 열기를 띠고 있다고 감탄했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나라 네티즌은 한국 기업들이 불투명한 저작권 개념을 갖고 있는 덕을 톡톡히 보고 있을 뿐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인터넷기업들은 함부로 인터넷에서 영화를 상영하지 못한다.
저작권을 철저히 지키는 메이저 영화사들이 인터넷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법복제 방지나 사용되는 음악에 대한 개별 저작권, 배우의 초상권 등등 산적한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니, 웬만한 수익성과 보안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달려들 이유가 ‘아직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 메이저 영화사가 아니라면 사정이 다르다.
인터넷에서 한번 승부를 걸어볼 만도 한데, 미라맥스가 최근 이런 바람을 읽기라도 한 듯 영화사이트 사이트사운드닷컴 www.sightsound.com과 손잡고 ‘큰일’을 터뜨렸다.
영화 <고양이와 개에 대한 진실>의 시나리오를 쓴 오드리 웰스가 연출한 <기니비어>(guinevere)라는 로맨스 영화를 배급할 새로운 매체로 인터넷을 선택한 것이다.
미라맥스는 독립적 영화제작 방식에 공격적 마케팅 기법을 가미해 <스크림>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을 히트시켜 영화시장에서 준 메이저로 도약한 영화사다.
최신작 영화의 다운로드 상영을 통해 명성을 높인 사이트사운드닷컴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미라맥스는 앞으로 배급할 11편의 영화를 극장과 동시에, 혹은 먼저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이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획기적 전략을 수립했다.
그 첫작품인 <기니비어>는 대학 진학을 앞둔 소녀가 30살 연상의 사진작가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담백한 멜로영화다.
명배우 스티븐 리아와 샐라 폴 리가 주연을 맡았다.
한시간에서 두시간 동안 다운로드를 받은 후 곧바로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이동해 신용카드로 3달러49센트를 내면 하루 동안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물론 불법복제 유포를 막도록 설계돼 있다.
돈을 낸 뒤 24시간이 지나면 영화를 볼 수 없게 된다.
재관람을 원할 땐 다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기니비어>는 영화 자체로 보면 소품에 불과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인터넷에서 관람할 정도의 매력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네티즌 개개인 배급’으로 극장영화 배급의 새로운 통로를 열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년 여름쯤이면 인터넷에서 개봉하는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3>를 집에서 PC로 편안히 감상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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