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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위기론의 해법, 내수 ‘3대 악재’ 털어야
[특별기고] 위기론의 해법, 내수 ‘3대 악재’ 털어야
  • 김광수/김광수경제연구소장
  • 승인 2004.07.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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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국내경제에는긍정적측면과부정적측면이함께존재한다.
먼저긍정적측면에관해서살펴보자.2003년하반기이후미국부시정부는2004년대선을앞두고미국경제의2가지문제중하나인경상수지적자문제를완화하기위해중국위안화평가절상압력을본격화하기시작했다.
이를계기로중국정부는위안화평가절상압력을피하기위한수단으로서수입규제를크게완화하는조치를취했는데그결과중국내수경기가수입고가품수요를중심으로과열되기시작했다.
이른바중국특수가발생한것이다.
중국특수로크게덕을본국가로는일본을들수있다.
일본경제는지난해하반기부터중국특수를계기로대중국수출이크게증가하면서기업들의설비투자가회복되고그에따라소비도회복세의징후를보임으로써장기불황탈출에청신호가켜지고있다.
그러나뭐니뭐니해도중국특수의최대수혜자는단연한국이라할수있다.
그증거로지난해하반기이후전세계국가중에서가장높은수출증가율을기록한나라가곧한국이라는점을들수있다.
한국이이처럼중국특수와세계경제회복세를배경으로최대의수출급증을기록할수있었던것은,그만큼한국경제의성장잠재력이세계어느나라보다도크다는것을입증하는것이라할수있다.


일부에서는내수불황의여파로밀어내기식수출을하고있으며수출채산성이악화되고있다고주장하기도한다.
그러나이러한주장은그다지설득력이없다.
주지하는바와같이미국경제를중심으로하는세계경제가2003년부터본격적인회복세양상을보이고있으며중국경제는과열이라는우려가나올정도로호황을보이고있다.
이러한세계경제여건하에서한국제품에대한수입수요가크게증가하는것은당연하다고할수있다.



밀어내기식수출에대한오해

밀어내기식수출이아니라는또다른근거도있다.
지난1991년이후연도별수출단가및수출수량지수추이를분석해보면,<표1>에서보는바와같이2003년에는수출단가상승과수출수량증가가동시에나타난다.
이것은2003년이전의수출단가하락과수출수량증가현상과는상이한모습이다.
이를통해2003년부터나타난수출급증이경기불황으로인한밀어내기식의저가판매가아니라는것을알수있다.
한국경제는일부에서생각하는것처럼그렇게경쟁력이없는것이아니다.


또한지난10년간의한국수출산업구조변화를살펴보면,첨단산업의수출증가율이크게늘어나고있음을알수있다.
이것은한국의산업구조가10년전의노동집약적또는중후장대한자본집약적전통산업중심에서첨단산업중심으로급속히변모해오고있음을시사하고있다.
세계적으로도이처럼단기간내에첨단산업구조로탈바꿈한국가도그리흔치않으며,사실매우경이적인것이라고도할수있다.
오로지한국이기때문에가능했다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이다.


그러나한편으로는,불과10년이라는단기간동안에주력산업이전통산업에서첨단산업으로급속하게이행해온결과,많은부작용과문제점이발생한것도사실이다.
그대표적인예가전통산업근로자들이실직할경우다른전통산업으로의재취업은가능하지만첨단산업으로취업이사실상불가능해져고용구조가불안정해졌다는점이다.


그런가하면,첨단산업비중이높아짐에따라경제전체적으로는경기변동에따라‘고위험-고수익’(HighRisk-HighReturn)형의특징을강하게나타내고있다.
바로이것이한국경제의고위험현상들이과도하게확대해석되는배경이라고할수있다.
그러나이것은한국경제가일반사람들이생각하는것보다매우빠른속도로첨단산업위주로재편되어가고있는과정에서발생하는과도기적현상이라고보는것이더설득력을지닌다.
이과정에서많은고통이수반되겠지만그끝에는한국경제의비약적인경쟁력향상이기다리고있을것으로확신한다.


이제한국경제의부정적인측면에대해서살펴보기로하자.주지하는바와같이지난99년하반기이후한국경제에는3가지버블이발생했는데,IT버블에편승한벤처사기버블,신용카드버블,부동산투기버블이그것이다.
99~2000년사이발생한한탕주의식의IT벤처사기버블은,당시코스닥종목의자금조달이총542건11조6567억원에달한반면,상장기업의경우엔총15건1조7201억원에불과한데서잘드러난다.
코스닥기업의약10분의1수준에그친셈이다.
코스닥주가지수는도99년에256.14포인트로전년대비약4배가량폭등했다가2000년에는5분의1수준으로폭락했다.
당시국민의정부는IMF위기극복과차세대한국경제의성장동력으로벤처기업육성에사활을걸다시피할정도로적극적인지원을보냈으나,물거품이돼버리고말았다.
그결과,자본시장에서벤처기업에대한투자자들의신뢰는완전히땅에떨어졌고,그후유증으로중소벤처기업은아직까지어려움을겪고있는것이라할수있다.


둘째로,IT사기버블에이어2000~2002년사이발생한신용카드버블은거시적으로는과소비버블을유발했고미시적으로는400만명에달하는신용불량자양산과전업카드사및카드겸영은행들의부실채권급증을가져왔다.
그후과소비버블이붕괴되자2003년도경제성장률은2~3%가량낮아져경기침체를일으켰다.
전업카드사의경우신용카드버블이절정에달했던2002년3분기의신용카드총대출규모(잔고기준)는버블발생전의23조2천억원에서34조1천억원늘어난57조3천억원에이르렀다.
그후,2002년4분기부터버블붕괴가시작되자2003년3분기말카드대출잔고는27조2천억원으로감소했다.
약30조1천억원가량이줄어든것이다.
결과적으로신용카드버블은중하위저소득계층의신용불량및소비침체를장기화시키는결과를초래하고있다고할수있다.


마지막으로,2001년2분기부터2003년3분기까지발생한부동산투기버블은그주범이대부분가계라는데그문제점이있다.
가계부문부동산투기의총투자규모는약137조원에서183조원에이르고있는것으로추정된다.
그중,가계가부동산투기를위해은행으로부터차입한차입금은총110조원에달하고있다.
현재의한국GDP성장률로본부동산투자의적정기대수익률이연평균7~9%수준이라는점을감안하면버블규모는최소한30~41%정도에이른다고할수있다.
결국,가계는부동산투기로인한과다차입때문에연간13조원에이르는금융이자수지기회손실을보고있다는얘기다.
이것이중산층이상의가계부문내수침체의근본적원인이다.

벤처사기·신용카드·부동산 3대 버블이 문제 정부가 최근 도입한 모기지론은 부동산 투기 차입금 문제에 대한 '스톡' 차원의 접근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계의 부동산 투기를 위한 금융기관 차입금 110조원(스톡)을 그대로 모기지론으로 대체하여 일시적 만기도래에 따른 스톡의 부실화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가계의 부동산 투기 차입금 문제의 핵심은 연간 13조원 가량의 금융이자수지 기회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내수침체가 장기화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플로우' 차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모기지론은 이러한 플로우 차원의 가계 금융이자수지 기회손실 문제를 구조적으로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또다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플로우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부동산 투기에 묶여 있는 가계의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하루라도 빨리 건전한 형태로 환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부동산 가격의 대폭적 하락을 유도하여 적정 수준으로 환원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한국 경제는 수출산업분야에서 상당히 양호한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내수부문에서는 3가지 버블의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각 경제 주체가 해야 할 일은 한국 경제의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측면을 극대화하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실천에 옮기는 것이라고 하겠다.
경제는 정부정책도 중요하지만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이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건전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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