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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김선웅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 교수...정년퇴직제도 고용기회 축소로 악용돼”
[사람들] 김선웅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과 교수...정년퇴직제도 고용기회 축소로 악용돼”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4.07.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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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제도가고용기회앗아가”


“한국의정년퇴직제도는55살이상노동자들의고용기회를제약하는요인으로떠오르고있습니다.
”김선웅(50)미국위스콘신대(밀워키캠퍼스)경제학과교수의분석이다.
김교수는지난7월19일과20일에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열린‘노동시장과노사관계의국제적조명’국제회의에서이같이밝혔다.

그동안대부분의한국기업들은정년퇴직제도를통해일정한연령에이를때까지직원들의고용을보장하는대신,회사에대한충성심을높이고이직률을낮추는효과를봤다.
하지만과거30년간발달된의료시설이나길어진평균수명등을고려할때55살이라는나이는퇴직을하기엔이르다는것.김교수는“특히1997년외환위기이후로는명예퇴직이나조기퇴직등이고용기간을더욱축소시키는수단으로사용되고있다”고주장한다.


이런주장을뒷받침하는근거로김교수는“1381개회사의인사정책설문조사에따르면직원들의나이가많을수록,승진이나인사적체가심한회사일수록,블루칼라노동자들이더많을수록정년퇴직제를더많이도입하고있다”고설명한다.
이에따라김교수는정년퇴직제도가노동자의수를줄일수있는수단으로악용될소지가있다며,제도자체를다시신중하게검토해볼필요가있다고강조한다.


위스콘신대에서미시경제학을가르치는김교수는이번국제회의를처음부터기획하고주관한인물이다.
이틀간에걸쳐열린국제회의에는리차드프리만하버드대교수를비롯해미국과유럽,아시아권의대학교수들이두루참석했다.

그는한국의노사관계는이미국내의좁은틀로만보기에는너무중요한문제가돼버렸다며이번국제회의의취지를이렇게설명했다.
“앞으로한국의경제성장은노동문제를어떻게해결해나가느냐에중요한영향을받게될겁니다.
외국의다양한사례들을연구하고교훈을이끌어내는것은무엇보다중요한일이겠죠.”

김교수는또“한국의노동제도가점차영미식과유럽식제도의안좋은점만닮아가는것같아걱정”이라고말한다.
예컨대잦은구조조정으로직원들의회사충성도가크게떨어진데다,정규직노동시장의지나친경직성이청년실업률을높이고있다는점등을꼽는다.


그는“노동시장유연화에대해선논란이많은걸로알지만,비정규직부문이지나치게유연한반면,정규직쪽은반대의현상이나타나고있다는것이문제”라고말한다.
“한국의노동시장은전혀다른2개의시장으로나뉘어져있는것같습니다.
미국만해도비정규직이있지만한국처럼저임금에시달리진않거든요.물론정규직에비해불이익이있겠지만,한국에비해차별적요소가덜한편이죠.”

따라서김교수는정규직노동자와비정규직노동자간차별을해소하는게중요한과제가될것이라고강조한다.
“이번에같이방한한위스콘신대의존헤이우드교수가이런말을하더군요.한국의노동조합은조직률이낮은데비해,정부의노동정책결정에미치는영향이상당히높은걸보고놀랐다구요.”
결국정규직노동자에쏠려있는혜택을고루나눌필요가있다는게김교수의생각이다.
그는“한국노동연구원의조사에따르면노조가있는기업에서비정규직활용의빈도와강도가높은것으로나타났다”며이사실을곱씹어볼필요가있다고말한다.
“이번국제회의에서도몇몇교수들이이런발표를했습니다.
75~95년사이에벨기에,네덜란드,이탈리아,영국등각국기업들의신입직원신상자료를분석해보니,엄격한고용보호조치가채용및해고비용을증가시켰다는거죠.결과적으로교육수준이낮거나경력이없는취약계층노동자들은오히려고용보호의피해자가되고있더라는겁니다.
국내에서도시사점을줄만한내용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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