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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남북경협 지상강좌 13] 기술 교류 자양분 정보공유사업
[특별기획/남북경협 지상강좌 13] 기술 교류 자양분 정보공유사업
  • 김보근 한겨레통일문화재단
  • 승인 2004.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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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북한정부기관CIAST와협력…과학기술자료교류,멀티콘텐츠개발등진행

“북한이가지고있는기술은어떤것들이있을까.또그수준은어느정도나될까?”

남북경협활성화를위해가장중요한것중하나가북한기술에대한정확한정보다.
북한이지닌기술정보를정확히알지못한다면대북투자는제한적일수밖에없다.
이때투자가능품목은‘기술’이필요없는1차농수산물이거나,‘기술’이쓰이더라도초보적인분야에머무르는임가공정도가고작이다.
남북이서로기술협력을통해좀더높은부가가치를생산하려면엄청난노력을들여야한다.
당연히남북경협발전이제한적일수밖에없다.
불행하게도,현재남북경협의수준이딱이정도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조영화)의최현규(43)북방정보팀장은그런점에서개척자다.
최팀장은남북경협에꼭필요한‘남북기술정보공유사업’의최일선에있기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정부출연연구원으로전세계의새로운기술동향을수집해이를기업이나연구소에전달하는기능을맡고있다.


최팀장은북한의KISTI라고할수있는과학원중앙과학기술통보사(CIAST)와함께지난2월멀티미디어콘텐츠<백두산의자연>을만들어냈다.
또현재<남북의천연기념물>편찬사업등기술교류를진행중이다.
‘KISTI―CIAST협력’은남북의정부기관간이루어진첫번째협력사업이라는점에서도의의가높다.


남북정부기관간첫협력사업의의

<백두산의자연>은백두산의동·식물과자연환경등을풍부한사진을곁들여상세히소개한것으로,북한이1990년대초에펴낸총10권짜리‘백두산총서’를CD롬화한것이다.
<백두산의자연>은‘백두산총서’원문2200쪽과함께개관·총서·검색·지도·탐험의5개부문으로나눠‘백두산의모든것’을상세한해설과풍부한사진자료등으로설명하고있다.


최팀장은“남북경협에서북한이자기자료를잘내놓지않는경향이있는데,<백두산의자연>은북한자료를북한이자체소프트웨어로만들었다는데의의가있다”고설명했다.
또제작가격도남한에서제작하는비용의3분의1수준에불과해남북이모두만족할만한수준이라는것이다.


최팀장은이렇게북한과협력사업을진행하고있지만초기에‘선’을만드는과정은그리간단치않았다고한다.
그는북한과끈이있다고하는곳에는모두찾아갔지만,좀처럼알맞은북한파트너를찾지못했다.
베이징에나와있는북한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에도교류제안을했으나반응은한마디로‘별로’였다.
“과학기술분야교류는시기상조”라는것이다.
이때최팀장이시큰둥한민경련베이징대표를협상테이블로끌어낸과정은그가과학기술교류에얼마나열정을쏟았는지를잘보여준다.


최팀장은당시김일성주석의연설및담화문등을모아놓은<김일성저작집>에서과학기술의중요성을강조한대목을모두찾아냈다.
그리고이것을민경련베이징사무실에보냈다.
“김일성주석이이렇게중요하게여긴과학기술분야를소홀히다뤄도되느냐”는항의였던셈이다.
결과는즉시나타나민경련베이징대표가대화의자리에나왔다.


이런우여곡절을겪으면서최팀장은△통일과학심포지엄(2002년10월도쿄)△코리아과학기술정보교류회(2003~2004년3회개최)등을통해북한과학자와머리를맞대고과학기술교류를논의했다.
또2002년1월에는남북IT협력과프로그램개발을위해평양을방문하기도했다.


“남과북의과학기술에는서로장단점이있기때문에상호협력하면남북모두에게도움이됩니다.
”최팀장은몇차례의과학기술교류를통해이런확신을가지게됐다고한다.
우선북한은독자적인개발품이많고,과학기술용어등기초학문에대한정리가잘돼있다.
이에반해남한은멀티미디어화등세계적추세를쫓는시각이발달해있다.


북한의기초학문+남한의첨단기술시너지

가령지난3월29일~4월1일중국하얼빈에서열린‘제3차코리아과학기술정보교류회’의경우를살펴보자.이때남과북은각자가개발한인터넷검색엔진을서로설명했다.
KISTI의‘크리스탈’과북한에서내부개발한‘광명’이그것인데,최팀장은“북한이많은부분을자체개발했으면서도자랑할만한성능을가지고있었다”고평가했다.
그렇지만그는“북한‘광명’은텍스트위주의사고에머물러있었다”며“북한과학자들이남한에서개발한‘크리스탈’이멀티미디어중심인것을보고많은것을배웠다고하더라”고전한다.


최팀장은교류과정에서특히북한과학자들의열성과진지함을잊을수없다고말한다.
2002년10월일본에서‘통일과학심포지엄’을열었을때북한참가자들은남한참가자들이건네준자료를밤새도록몇번이고읽고토론장에나왔다고한다.
그만큼자료가없지만자료에대한관심과욕구는대단하다는것이다.


최팀장은이렇게북한에서도과학기술교류에관심이큰만큼이분야교류에서많은성과를낼것으로기대하고있다.
이를위해최팀장은현재KISTI―CIAST간을잇는전용망설치를제안해놓은상태다.
이렇게되면북한에서는KISTI가구입하는전세계온라인과학기술잡지등다양한정보를실시간으로볼수있고,남한에서도북한과학기술정보를좀더정확히파악할수있을것이기때문이다.


최팀장은이런성과는곧바로경협의활성화라는열매로이어질것으로확신한다.
최팀장은“경협이잘되기위해서는기술정보교류가선행돼야한다”며“북한에서개발한기술중세계적으로통용될수있는기술의목록을만든다면남한의자본과결합해큰성과를낼수있을것”이라고기대감을나타냈다.


글·사진=김보근한겨레통일문화재단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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