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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젊은피 수혈 ‘자의반 타의반’
대기업 젊은피 수혈 ‘자의반 타의반’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4.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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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대기업의하반기채용동향을살펴보자.신입사원채용확대의깃발을올리고있는기업은역시삼성이다.
삼성그룹은지난9월초하반기에만5천명의대졸신입사원을채용하겠다고밝혀관심을모았다.
상반기3060명을포함하면올한해동안총8060명을채용하게되는셈이다.
지난해6700명보다20%정도늘어난수치다.
이에비해경력직은지난해수준인2800명만뽑는다.


더군다나이번삼성그룹의신입사원채용은각중앙일간지들에전면광고를내면서떠들썩하게진행되고있다.
또한각계열사별로진행해오던채용을그룹차원에서동시에진행하면서더욱이목을집중시키기도했다.
삼성은1957년부터97년까지그룹차원의공채를진행해왔지만,외환위기이후인98년부턴계열사별수시채용방식을취해왔기때문이다.


물론과거처럼그룹차원에서합격자를뽑아계열사로배치하는식은아니지만,사실상그룹공채가부활되는것아니냐는의혹을낳기도했다.
안승준삼성전자인재개발연구소상무는“전형절차상의차이는크지않지만,동시채용을하게되면인력충원에적극적이라는이미지를강하게심어줄수있다”고설명한다.
업계전반에채용분위기를확산시키려는노력도담겨있다는뜻이다.


삼성,SK등그룹공채부활

지난해하반기에아예신입사원공채를하지않았던SK그룹도올해는확연히달라진행보를보이고있다.
SK그룹은상반기에신입사원을600명채용한데이어하반기에도600명을뽑기로했다.
지난해는상반기에만560명의신입사원을채용하는데그쳤기때문에올해채용규모를대폭늘려잡은셈이다.


SK역시전계열사가서류전형과적성검사등을동시에진행하는반(半)공채형식으로하반기채용일정을밟고있다.
김태진SK인력담당상무는“청년실업해소와국가경제의선순환에기업이적극나서겠다는것이그룹경영진의강한의지”라며“그룹차원에서도향후10년,20년이후를준비해야하기때문에신입사원을양성해경영자원화할필요가있다”고말한다.


기업들의신입사원채용확대분위기는채용전문기업들의각종조사에서도확인되고있다.
취업포털인크루트의하반기채용동향조사결과를보면삼성이나SK말고도동부그룹(500명),두산그룹(300명),한화그룹(500명)등이모두하반기에대졸신입사원공채에적극적인것으로나타났다.
코리아리크루트도지난9월20일부터24일까지121개기업을조사해보니,전체의56.2%인68개기업이상반기에비해하반기에신입사원채용비중을늘리겠다고답했다는것.
상황이이쯤되자일각에선외환위기이후경력직수시채용위주로굳어져온대기업의채용트렌드가다시신입사원선발중심으로U턴하는것아니냐는전망을내놓기도한다.
주요기업들의채용추이를보면지난97년까지만해도40.7%에불과했던경력자채용비중은2002년에는81.8%까지불어났다.
높은이직률등경력직위주채용에서나타나는여러부작용을경험한기업들이신입공채의중요성을깨닫기시작했다는분석이다.


정부시책부응,경력직고갈속사정

하지만신입사원채용을늘려잡은기업들의속사정을찬찬히들여다보면이런전망은다소섣부르다는것이전문가들의관전평이다.
우선청년실업률이좀처럼떨어지지않으면서,기업들의신규채용도입맛대로만할수는없는상황이다.
예컨대삼성은지난5월재계총수와청와대의간담회뒤에올해채용규모를연초계획보다늘리겠다고밝힌바있다.
정부눈치를보지않을수가없는것이다.
이는뒤집어보면신입사원채용바람이얼마만큼지속성을가질것인지에대해신뢰를주기힘든대목이기도하다.


신입사원채용확대가일부대기업과수출산업에몰린것을볼때도전반적인채용트렌드의변화로보는것은가당치않다는지적이다.
이상우삼성경제연구소연구위원은“지난해와비교할때신입사원채용이늘어났지만과거수준과비교하면턱없이부족한데다,성장기사업부문에신규인력채용이몰려있어전체신규채용시장에숨통이트였다고보긴힘들다”고분석한다.
이병희한국노동연구원연구위원도“외환위기이후기업들이수익성위주의단기적인력관리방식에크게의존하면서경력직채용이과잉돼왔는데,이런관행을쉽게버리지는못할것”이라고말한다.


경력직시장이어느정도안정화됐다는점도주목할필요가있다.
기업들의경력직선호도가떨어졌다기보다는경력직고갈상태로인해신규로확보하는것이어려워졌다는것이다.
LG전자관계자는“과거에는벤처로갔다가리턴하는경력직들을업계가경쟁적으로채용해왔지만,지금은경력직시장이어느정도안정되면서한계에도달했다”고전한다.
어쩔수없이신입직에눈을돌리지않을수없게됐다는것이다.


이런가운데,일부기업들은제3의대안으로아예대학에서미래의인재를기업입맛에맞게양성한뒤뽑아오는방식을취하고있기도한다.
최근고려대는내년부터대학원생을기업이직접선발하고석사교육과정을직접설계하는주문식교육과정을도입하기로LG전자와합의했다.
이런방식을취하면,바로업무에투입시키고교육비용을줄일수있다는경력직채용의장점과처음부터기업이원하는인재로육성함으로써조직헌신도를높일수있는신입직채용의장점을동시에살릴수있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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