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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장컨설팅] 복잡한 집안 빚 어떻게 갚아야 하나요?
[맞장컨설팅] 복잡한 집안 빚 어떻게 갚아야 하나요?
  • 이현숙 기자
  • 승인 2004.10.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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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에서 영업을 하며 경기도 안산에 살고 있는 김준석(가명·29)입니다.
대학에 들어간 뒤 아버지 사업이 망했습니다.
게다가 어머니까지 충격으로 쓰러지시는 바람에 여러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동안은 아버지와 누나가 빚을 감당했습니다.
그런데 2년전 누나가 결혼하고 제가 취직을 하면서 일부 빚을 떠안게 됐습니다.
복잡한 집안 빚을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은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수입? 월 132만원(세후) ?지출? 18만원(용돈) 113만5천원(본인 부담 빚관련 원리금) ?부채? 7천만원(집구입 대출) 1천만원(지인에게 꾼 돈) 800만원(학자금 대출잔금) 300만원(카드 할부 잔금) ?자산? 빌라 32평(누나 명의, 시가 1억2천만원) " 빨리 팔아 빚 종류 확 줄여야" "전세논뒤 악성빚만 일단 갚기를" 김준석?(이하 김) 아버지와 제 월급에서 생활비와 용돈을 뺀 나머지를 빚갚기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무작정 원리금을 내다보면 언젠가는 빚이 없어질 거라 생각하고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월급에서 꼬박꼬박 갚았는데도 좀처럼 빚이 줄지 않습니다.
요즘 들어선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절망감이 듭니다.
빚 갚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구체적 방향을 알고 싶습니다.
한상언?(이하 한,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빚을 정리할 때는 빚 갚는 순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금리가 높은 것부터 먼저 갚아야 합니다.
의뢰자의 빚 가운데 캐피탈에서 받은 학자금 대출 800만원과 카드 할부금 300만원이 연15~20%로 이자가 가장 센 편입니다.
심영철?(이하 심, 웰시안닷컴 대표) 맞습니다.
다른 빚보다 카드 할부금과 학자금 대출이 가장 악성 부채입니다.
카드 할부금도 할부수수료를 물지 않고 미리 당겨 갚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할부로 나눠 갚는다고 생각할 필요 없이 하루라도 빨리 갚아야 합니다.
한? 저는 누나 명의로 되어 있는 집을 팔았으면 합니다.
빚을 줄여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죠. 집을 팔고 집 구입 때 빌린 대출 7천만원을 갚으면 대략 4천만원이 남습니다.
우선 계약금으로 악성부채 1100만원부터 갚는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 돈으로 새로 거주할 전셋집을 계약하고 의뢰자를 세대주 명의로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자부담이 큰 부채를 털 수 있으므로 빚갚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김? 이전에 은행 직원이 학자금 대출 때문에 서민대출 같은 다른 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학자금 대출을 갚기만 하면 바로 받을 수 있나요? ?한? 원칙적으로는 대출을 갚으면 바로 전산에 입력돼 다른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깁니다.
?심? 한팀장님 말씀대로 집을 팔아 빚을 정리하는 게 가장 깔끔해 보입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빌라를 팔기란 쉽지 않습니다.
집이 팔릴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으면 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전세로 놓고 전세금을 이용해 고금리 부채를 갚았으면 합니다.
?한? 집담보 대출 7천만원이 있어 전세 놓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세입자 입장에서 시세가 1억1천~2천만원 정도인데 선순위 채권이 7천만원이나 있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죠. ?심? 그래서 전세금도 시세보다 낮게 받고 대출금 일부를 갚는 걸 미리 약속하는 게 좋습니다.
예컨대 5천만원 전세금 가운데 3천만원은 집담보 대출금 일부, 나머지 2천만원으로 금리 높은 부채를 갚는 겁니다.
집은 어머니가 2급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으므로 영구임대주택을 활용했으면 합니다.
?한? 하지만 영구임대주택 입주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습니다.
의뢰자의 문제는 집을 팔아야만 풀릴 수 있다고 봅니다.
집 팔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계속 이자 부담이 늘어납니다.
어림잡아 한달에 이자만 80만원이상 까먹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마 하루빨리 정리할 마음이 생길 겁니다.
?심? 만일 전세가 나가지 않으면 계를 이용해 악성부채를 갚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의뢰자의 부모님께서 이미 계를 이용하고 있으므로 활용법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1천만원짜리 계 하나를 앞번호로 들어 미리 받아 학자금 대출금과 카드할부금을 갚는 겁니다.
곗돈은 이율이 10%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죠. ?김? 앞으로 2, 3년뒤 집안 부채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결혼계획을 세울 생각입니다.
그런데 빚을 갚고 나면 수중에 한 푼도 없을 텐데 막막합니다.
빚 갚기 뒤 결혼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는 게 좋을까요? ?한? 집안 빚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완전히 아무 것도 없는 상태는 아닙니다.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3년 정도 돈모을 생각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월급에서 그동안 빚 갚기에 든 돈을 모두 저축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마 지금처럼 알뜰히 산다면 한달에 100만원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3년이면 4천만원 가까이 모입니다.
최소한 빚 안내고 결혼할 수 있는 여유는 됩니다.
?심? 한달에 10만~20만원으로 생활할 정도로 알뜰하시니까 빚만 갚으면 저축능력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특히 어머니가 장애인이므로 생계형 저축 3천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호저축은행 1년짜리 적금을 부어가며 비과세를 적용받는 것도 좋습니다.
?한? 요즘 금리가 워낙 낮으므로 저축 금액의 일부는 적립식 펀드를 들었으면 합니다.
이것도 2, 3년 이상 투자하다 보면 수익이 괜찮습니다.
적금과 적립식 펀드 두개를 함께 활용해 보세요. ?심? 의뢰자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일수록 순수보장형 보험상품 하나는 꼭 들었으면 합니다.
보장기간을 줄이고 만기 때 보험료를 돌려받지 않으면 몇 만원으로도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당장은 짧게 5년씩 보험상품에 가입했으면 합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보장 조건이 더 좋은 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으니까요. ?심? 하지만 나이가 들면 보험료도 따라 올라갑니다.
따라서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낮은 보험료로 보장기간을 길게 잡고 가는 게 좋습니다.
?한? 저는 무엇보다 빚 부담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바쁘더라도 복덕방 사람들과 친해놓고 집도 깨끗하게 정리해 최대한 빨리 집이 팔리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경제적, 심리적 부담만 계속 늘어납니다.
온가족이 노력해야 하루라도 빨리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컨설팅을 받고나서
"집처분 먼저 할 것"
영업직이다 보니 늘 시간에 쫓겨 살고 있습니다.
맞장 컨설팅도 막상 신청은 했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 받으려니 마음에 여유가 없었습니다.
처음 상담이 시작됐을 때는 빨리 끝내고 다음 약속장소로 이동을 해야지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이 진행되면서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유익한 도움말에 절로 빠져 들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통해 그동안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 있던 것들을 하나씩 풀 수 있었습니다.
먼저 빚 가운데 이자율이 높은 악성부채부터 무리를 해서라도 갚으라는 조언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특히 해결의 실마리를 집파는 것에서 시작하라는 충고는 앞으로 제가 가장 급하게 해야 할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줬습니다.
집 근처 복덕방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라는 농담 섞인 충고 또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 상황은 비싼 과외비를 내며 재테크 공부를 하고 있는 거로 여기라는 말씀에 위안도 얻었습니다.
두 분의 조언을 바탕으로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해 하나씩 천천히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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