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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중의 시장읽기] 아직 인플레이션은 진행 중
[김범중의 시장읽기] 아직 인플레이션은 진행 중
  • 김범중 대우증권 연구위원
  • 승인 2004.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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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융통화위원회는 3.50%의 콜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지난 8월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시장은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금리 동결의 이유에 대해 한은 총재는 물가 부담을 들었다.
유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연말에 한은의 목표관리치인 3.5%에 육박할 수 있고 이러한 기조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관리의 파수꾼’을 자청하는 한국은행에게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물가상승은 결국 물건의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며 이를 돈의 입장에서 볼 때는 돈의 가치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물건보다 이를 사려 하는 돈의 규모가 더 많다면 물건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논리로 당연하다.
다만 국내 경기와 빗대어볼 때는 다소 의아스러운 구석도 있다.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석가들은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공급측 요인에 기인한 물가상승이라고 평가한다.
이라크 문제나 전략비축유 확대 그리고 중국의 고성장 등 경기와 경기 외적 요인에 기인한 유가상승이 물가상승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현상을 완전히 설명하진 못한다.
유가만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주 구리, 아연,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다고 떠들썩했지만 여전히 상승추세가 반전되었다는 시그널은 없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데도 주가는 얼마 전까지 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오스트레일리아나 영국은 부동산 가격 상승속도가 빠르다며 미국과 함께 금리를 인상했다.
사실 세계적 금리인상 기조가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를 야기하면서 경기침체의 골을 깊게 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많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하고 부동산 가격의 하락 폭은 크지 않다.
한편 원유, 철강, 부동산, 주가 등 열거한 것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산이다.
자산 가격이 오르는 배경을 돈과 자산의 가격논리로만 설명할 때 결국 돈이 많다는 의미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한 6월 이전까지 세계적 통화정책은 리플레이션 정책이다.
디플레이션 방어 또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 위한 금융완화 정책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리플레이션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며 이는 결국 인플레이션이 발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펀더멘탈이 좋지 않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가가 외국인과 국내 유동성의 유입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결국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효과가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국내의 경우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된다는 점에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세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부진은 사실 국내로 제한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빨랐고 일본과 유로는 내수 중심의 경기회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을 인플레이션 상태로 명명한다면 이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미국의 균형 금리 수준을 대개 3% 수준으로 얘기한다.
우리의 경우는 차이가 많이 있지만 4% 이상을 균형 금리 수준으로 평가한다.
여전히 경기부양적인 금리 수준이며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려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실물경제에 비해 돈이 많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은 진행 중이며 자산 가격의 상승여력도 남아 있다고 평가해 볼 수 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tree@beste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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