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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노인인구 폭발 재앙은 시작됐다
[서평]노인인구 폭발 재앙은 시작됐다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4.10.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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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세대의거대한폭풍

미국의유명한거시경제학자와언론인인저자들이노인인구의급격한증가에‘거대한세대폭풍’이란섬뜩한명칭을붙이는것은부양비와관련된것이다.
노인1명을부양하는것은신생아1명을부양하는것보다비용이훨씬더든다.
과연미국경제는천문학적인규모로불어난노인부양비를감당할수있을까.

저자들의분석에따르면기적이일어나지않는한그렇게될가능성은거의없다.
부양을책임져야할젊은세대가턱없이부족하기때문이다.
여성1명이평생동안출산하는아이의수를뜻하는합계출산율이57년3.68로고점을찍은후급격히떨어져76년에는1.74를기록했다.
그후서서히회복돼지금은2.1을오르내린다.
하지만(한국의출산율1.19에비한다면미국은행복한경우라고할수있음에도)이정도로는안된다.
은퇴자들의안락한노후를누가책임질수있을까.

몇가지희망적인가능성은있다.
당장은퇴를앞두고있는베이비부머세대의경우형제자매들이많다.
이들은서로의지하면살수도있다.
또수많은이혼과재혼으로엮인의붓자녀들이있다.
그러나저자들은낙관적인기대를가차없이깨뜨려버린다.
나이든형제자매들은이미도움을줄능력이없다.
의붓자녀가많다는것은,반대로이들이도와줘야할의붓부모들도많다는것을뜻한다.
이들을구원할수있는곳은정부를제외하고는없다.


고령화대책을둘러싼미국정치인들의음모

인구폭풍과관련된불길한예언은사실별로새로울것이없다.
이제는누구나입만열면은퇴이후와고령화를걱정한다.
이책에서가장흥미로운부분은미국정부의멍청한재정정책을신랄하게꼬집고다가올위기를숨기려는정치인들의음모를속시원하게폭로하는중반부다.
미국정부는은퇴자에게많은약속을해놓고있다.
대표적인것이사회보장제도와메디케어(65살이상노인을대상으로한의료지원프로그램),메디케이드(빈민노년층을포함해극빈층에게제공되는의료지원프로그램)다.
여기에들어가는비용은재정에서‘이전지출’로분류된다.
정부가모든사람에게‘약속한’이전지출은매년발표되는정부의공식부채에는포함되지않지만,어쨌든지켜야만하는빚,즉잠재적부채다.
노인인구가급증한다는것은바로이잠재적부채가눈덩이처럼불어난다는것을뜻한다.
만약어느순간정부가이빚을갚을능력을상실하면어떻게될까.세금을터무니없이인상하거나‘약속’을무시하거나,그것도아니면돈을마구찍어내야한다.
이렇게되면인플레이션으로인해이자율이치솟고외환시장이붕괴한다.
기업은줄줄이도산하고은행은연달아파산한다.


이러한위기에서벗어날수있는길은더늦기전에‘약속’을재조정하는것이다.
그러나이것은표가생명인정치인들에게는마지막순간까지피해야할일이다.
여기서‘음모’가잉태된다.
2002년가을폴오닐재무장관은2명의경제학자에게2004년예산안에포함시킬연방정부의장기부채에관한연구를요청했다.
프로젝트를맡은스메터스박사와고칼레박사는정부의미래수입액과지출액의차이,즉재정격차를계산했다.
그러자아무도상상하지못한결과가나왔다.
재정격차는무려45조달러로이는현재미국정부공식부채의11배,GDP의4배에달하는엄청난액수다.
바꿔말하면미국은사실상파산상태였다.
이들은이러한재정격차를메울수있는‘고통의식단표’도제시했다.


당장연방소득세를69%인상하거나,급여세를95%인상해야한다.
아니면연방재정지출을106%삭감하거나사회보장과메디케어혜택을45%삭감하는방법도있다.
이보고서는당연히2004년예산안에포함되지않았다.
부시대통령이보고서제안과는정반대로대규모감세조치를의욕적으로밀어붙이고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그결과는다시부메랑이되어돌아왔다.
3번의감세조치와메디케어처방약혜택으로재정격차는51조달러로불어났다.
결국스메터스박사와고칼레박사는다른형태로이보고서를직접발표했다.


그러나정말이런비극적인시나리오만가능한것일까.생산성향상이이모든문제를말끔하게해결하지않을까.아니다.
생산성이올라가면근로자의실질임금도올라가고,임금과연동돼있는정부의이전지출역시올라간다.
미국정부의자산을내다팔아해결하는것은어떤가.정부의자산매각은아무런도움이되지않는‘가장매매’다.
국회의사당을팔든,금융자산을팔든매각대금은그자산을계속보유함으로써미래에얻을수있는수입의손실분과정확히일치한다.
이를테면국회의사당을팔고나면또다른건물을임대하기위해딱그만큼의돈을써야한다는뜻이다.
이민을대거받아들이는것도,그들을위해추가적인공공재지원과이전지출이필요하다는점에서큰이득이되지못한다.


출산율급감한한국도‘발등의불’

저자들은2008년부터본격적인위기가불거질것으로예상한다.
46년출생한베이비부머첫세대가은퇴를시작하기때문이다.
앞으로2008년까지이문제를공론화해풀수있는대통령선거는단한번밖에남지않았다.
바로부시와케리가맞붙은올대통령선거다.
그러나저자의절박한호소에도불구하고미국이이마지막기회를잡을가능성은거의없어보인다.
의문은자연스럽게이어진다.
그렇다면우리의경우는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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