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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창업 현장을 가다] 유기농 전문점
[성공창업 현장을 가다] 유기농 전문점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4.11.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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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먹을거리 주부층 공략 유통기한 짧아 재고관리 ‘핵심’ 목재느낌을 그대로 살린 10평 남짓한 매장에는 각종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얼핏보면 신선식품까지 취급하는 작은 수퍼마켓과 같다.
하지만 자세히 취급품목을 들여다보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오리쌀, 유기재배 자주감자, 금오산 무농약 당근토마토즙, 우리밀 시금치 핫도그, 웰빙스낵 버섯미인…. 저마다 농약이나 화학첨가물을 쓰지 않는 유기농상품이라는 점을 뽐내기라도 하듯 ‘특별한’ 이름들을 달고 있다.
100% 국내산 신선식품 매일 배송 초록마을(hanifood.co.kr) 서울 노원점은 600여가지의 상품을 취급하는 유기농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친환경 유기농산물, 국내산 원료의 가공식품 등을 갖춰 녹색 식탁을 차리려는 주부들의 발길을 잡는다.
유기농 상품들은 대체로 투박한 포장에 색깔이나 모양도 썩 좋아보이지만은 않는다.
간혹 벌레 먹은 자리도 그대로 보인다.
하지만 방부제와 색소로 치장한 유해 먹거리에 맞서, 웰빙바람을 타고 조금씩 자기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종덕(45) 사장은 지난 2002년 가을, 창업박람회를 통해 유기농산물점을 처음 접했다.
16년간 다니던 회사를 명예퇴직으로 그만둔 직후였다.
회사에서 받은 명퇴금으로 창업을 결심했는데, 유기농산물을 판매하는 일이 장래성도 있어보였다.
“저부터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야, 사업전망도 밝은 것 아니겠어요?” 그는 이런 이유로 친환경 매장에 큰 점수를 줬다고 한다.
이때부터 지난 해 6월 점포를 열기까지 8개월간 부인과 함께 꼬박 창업준비에 매달렸다.
최종적으로 초록마을을 택하게 된 것도 치밀한 사전분석에 따른 것이다.
비영리단체인 생활협동조합이나 한살림 등은 회원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구매문턱이 높았다.
일부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기농 매장들은 초기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는데다 수입산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초록마을은 오프라인 점포를 늘려가면서 구매문턱을 낮췄다.
게다가 본사 바이어들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100% 국내산을 취급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매일 신선한 상품이 직배송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조사를 해보니, 다른 곳은 이틀에 한 번꼴로 들어오는 곳이 꽤 있었다.
입지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주변세대의 소득수준이었다.
유기농산물이 대체로 원가가 높아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초록마을의 상품들도 백화점과 할인점의 중간수준으로 일반 상품에 비해 1.3배 정도 비싼 편이다.
그가 나름대로 선정한 최적의 입지는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부근이었지만, 마땅한 자리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서너 군데의 유력후보지를 놓고 현장에서 직접 유동인구를 측정했다.
주요 타깃층인 30~40대 주부들의 통행량을 시간대별로 체크한 것이다.
이처럼 꼼꼼한 분석을 거친 끝에 상계백병원 근처의 현재 위치에 둥지를 틀었다.
노원점을 찾는 고객 수는 하루 평균 100명 정도에 이른다.
아토피 자녀를 둔 젊은 엄마들을 비롯해 성장기의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30~40대 주부들이 주요 고객층을 이룬다.
점포 근처에 작은 평수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로 들어서 있어 유리한 입지에 속한다는 것이 이 점장의 귀띔이다.
창업비용은 대략 2억원 정도가 들었다.
구체적인 내역은 보증금 6천만원에 권리금 8천만원, 시설 및 인테리어비 4천만원, 초도물품비 1천만원 등이다.
가맹비는 본사에 500만원(현재는 700만원선)을 냈다.
이밖에도 지금처럼 초록마을 점포가 늘어나있지 않은 시점이라 현수막 등 홍보비용으로 300만원정도를 썼다고 한다.
노원점은 현재 월평균 4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에 비해 순이익은 월 400만원가량으로적은 편이다.
종업원을 두지 않고 부인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은 점포를 열면서부터 지금까지 적정한 발주량 계산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익마진이 작은 유기농 상품판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재고가 남아선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기농산물의 유통기한은 상당히 짧다.
예컨대 우유의 유통기한은 1주일이 채 안된다.
저온살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보통 신선식품의 경우 오늘 물건이 들어오면 내일까지는 다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상품의 신선도를 관리하고 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발주량이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기농 장점 알리기에 힘써 또한 이 사장은 유기농 매장의 최대 단점인 낮은 수익마진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소비층의 저변을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미사여구보단 다양한 정보제공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며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봄에 매스컴을 통해 웰빙관련 붐이 일면서, 매출이 6천만원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며 “사회분위기에 따라 매출기복이 큰 편”이라고 말한다.
유기농은 당장 먹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재구매를 할 단골고객들을 형성하는게 중요하다.
단골고객에게 매장행사 때마다 문자메시지로 친절히 안내해주는 등의 고객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직한 매장에서 돈도 벌릴 것이란게 유기농산물을 파는 이 사장의 가장 큰 믿음이다.
[전문가 평가] 생산자 관리 철저한 본사 골라야 유기농 제품 전문점은 웰빙 트렌드에 딱 맞는 사업이다.
따라서 시장 환경은 좋은 편이다.
그러나 고도의 전략이 없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본사를 골라야 한다.
본사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발급하는 ‘친환경 마크’가 찍힌 상품만을 취급해야 한다.
또한 도덕성이 높은 생산자로부터 유기 농산물을 공급받아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확보할 수 있는 본사여야 하며, 가맹점이 가짜를 판매해 전체가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 및 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점주 입장에서는 재고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유기농 제품은 원가가 높고 매출 마진율이 낮아 재고관리가 안 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아울러 신선도 유지도 힘들다.
따라서 경험자의 조언을 들어 계절별, 날씨별 주문 상품을 기록해 매일 매일 적당량을 주문해야 한다.
또한 유기농 제품 전문점답게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유기농 관련 공부를 많이 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단골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하기 힘든 유기농 제품이 나오면 우수고객에게 연락하는 것도 좋은 고객관리 방법이다.
강병오/(주)FC창업코리아 대표(chang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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