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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 하나값에 세가지 요리 제공, 다양한 메뉴로 신세대 입맛 잡아
안주 하나값에 세가지 요리 제공, 다양한 메뉴로 신세대 입맛 잡아
  • 이현숙 기자
  • 승인 2004.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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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급 상권 도전 창업비 절감, 서비스 안주.할인쿠폰 등 차별화 가게에 들어서면 매장 전체가 시원스레 한 눈에 들어온다.
어수선한 여느 주점과 달리 깔끔하고 아늑한 레스토랑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그런데 매장 한편에 횟집에서나 볼 수 있는 수족관이 낯 설은 모습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메뉴판을 보고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안주가 활어회를 비롯해 무려 70여가지나 된다.
돈까스, 치킨 등 일반 맥주전문점 안주부터 곱창야채볶음, 뼈없는 닭발볶음 등 포장마차 메뉴까지 없는 게 없다.
게다가 1만원대 활어회를 뺀 대부분의 안주값은 5천원을 넘지 않는다.
특히 이 가운데 3가지를 주문하면 무조건 1만2천원에 제공한다.
다른 주점의 안주 한 접시 가격으로 3가지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안주가 많으면 손님들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죠.” 청수야(chungsuya.co.kr) 홍제동점 김종호(46) 사장은 ‘영업 비밀’을 은근슬쩍 흘린다.
손님들 입장에서도 주문을 잘만 하면 원가수준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안주 값이 싸다고 덧붙인다.
김 사장이 이 업종을 선택한 것도 가격매력 때문이다.
여러 곳의 창업강의를 들으며 불경기 때는 무엇보다도 값이 부담 없어야 손님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인지 창업박람회에서 알게 된 ‘청수야’의 다양하고 싼 안주에 금세 마음이 끌렸다.
또 본사에서 반가공 상태로 조리제품을 공급해 요리부담도 적었다.
그는 큰 고민 없이 결정을 내렸다.
그 다음 문제는 점포였다.
본사가 좋은 입지의 점포를 소개했지만 권리금이 턱없이 높았다.
김 사장은 빚을 내면서까지 무리한 창업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2년 정도 비디오방을 꾸려본 경험에 비춰보면 굳이 1급 상권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섰다.
그는 40평대 점포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좋다는 본사의 조언을 참고해 직접 점포를 찾아 나섰다.
시간이 날 때마다 버스를 타고 다니며 괜찮은 상권이 눈에 띄면 내려 근처 부동산 중개소를 찾았다.
아울러 주변 상점에 들려 요즘 장사가 어떤지도 확인했다.
이렇게 꼼꼼하게 입지를 분석해 마침내 권리금 부담이 덜한 출근방향 대로변 건물 2층에 점포를 구했다.
김 사장은 이런 노력 덕분에 창업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대개 주점을 차리려면 창업비용이 2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그는 1억 4천만원가량으로 해결했다.
여기에는 권리금 2천만원, 보증금 3천만원, 인테리어비 6천400만원, 물품구입비 2천만원, 가맹비 650만원 등이 포함됐다.
지난 7월 개업한 뒤 그는 입지의 열세를 적극적인 홍보로 메워 나갔다.
생맥주 500cc를 거저 주는 쿠폰을 붙인 전단지 홍보를 개업 뒤 한 달동안 계속했다.
게다가 운 좋게 지역케이블 방송에 출연할 기회가 생겨 기대 이상의 홍보효과도 얻었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도 생길 정도였다.
또한 맞은 편 퇴근방향 상권에 몰려있는 주점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 전략을 마련했다.
먼저 매출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의 서비스 안주를 색다르게 제공했다.
예컨대 철판을 달궈 즉석에서 계란 프라이를 해 준다든지, 얼큰한 순두부 찌개를 속풀이용으로 내 놓았다.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 안주를 술자리가 마무리가 되어갈 무렵에 내 놓는 것도 김 사장 나름의 노하우이다.
또 생맥주를 시키면 항상 냉장고에 얼린 잔으로 내 놓는다.
추가로 시킬 때도 이미 먹던 잔은 두고 시원한 새 잔으로 갖다 준다.
아울러 테이블의 재떨이도 수시로 비워 손님들이 편안하게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손님들의 대부분이 20대 신세대들이므로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할인쿠폰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계산금액에 따라 2만원에는 1천원, 3만원에는 2천원 등 쿠폰을 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요즘 신세대들은 이런 쿠폰을 모아 유용하게 잘 쓰는 편이라 쿠폰이 단골 만들기에 꽤 도움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다양한 서비스 때문에 김 사장의 매장은 개업 뒤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인 호프집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매출이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가게는 술종류도 다양하고 찌개나 탕 종류의 안주도 있어 계절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루 평균 70만원의 매출에 월세 150만원, 재료비 800만원, 인건비 350만원, 공과비 100만원 등을 빼고 나면 월평균 순이익은 700만원가량 된다고 한다.
주위의 아는 분들은 김사장을 만나면 걱정어린 질문을 쏟아낸다.
그들은 주로 술 취한 손님들이 행패를 부리는지, 상납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등을 걱정한다.
사실 김 사장도 처음 주점을 고려할 때만 해도 마음 한편에 이런 점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대부분은 괜한 걱정이었다.
요즘은 술매너도 좋아지고 사회가 비교적 깨끗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게를 꾸리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미성년자 출입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만일 실수로 미성년자를 가게에 들였다 문제가 생기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간 영업을 못하면 다시 단골손님을 모아야 해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그는 매장관리를 남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한다.
또 화재·재해 보험 등을 들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그는 “불황기일수록 안전장치를 겹겹히 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후배창업자들에게 조언한다.
? [전문가 평가/ 반년에 한번씩 새메뉴 선보여야] 올해 들어 요리와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퓨전요리 주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3가지 안주를 1만2천원에 판매하는 가격파괴 전략이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소비자의 심리를 잘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얼큰한 탕 안주메뉴로 식사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요리주점은 맛있고 다양한 호프 안주메뉴와 소주 안주메뉴를 골고루 갖춰야 한다.
손님의 입맛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최소 6개월에 한번씩 메뉴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또 메뉴가 너무 많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잘 나가는 메뉴 위주로 40여 가지 정도만 갖추고 있어도 충분하다.
또어패류와 같은 해물 재료는 유통기한을 넘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단순히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판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주 메뉴와 더불어 사이드 메뉴로 차별화된 서비스 메뉴를 내놓는다면 손님들의 반응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매출에 영향을 줄만큼 서비스 안주를 많이 내놓는 것은 좋지 않다.
예를 들면 배를 빨리 부르게 하는 콩나물국이나 미역국, 리필 주문이 많은 스낵 등은 안주 주문을 덜 하게 만들 수 있다.
서비스 좋은 레스토랑처럼 재떨이를 자주 갈아주는 것도 작지만 하나의 차별화 전략이 된다.
매장을 청결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점의 특성상 점포가 금방 더러워지기 때문에 매일 청소를 깨끗이 해야 한다.
특히 화장실은 수시로 청소해 항상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
강병오/(주)FC창업코리아 대표(changu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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