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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브리지 대박, 이부총리에게 물어봐?
뉴브리지 대박, 이부총리에게 물어봐?
  • 김연기 기자
  • 승인 2004.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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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에의한특혜매각’의혹다시수면위로…이헌재부총리개입설힘실려

뉴브리지캐피탈(이하뉴브리지)이제일은행을인수한후매각에나선것만이번이3번째다.
그때마다매번공적자금손실에대한책임논란이불거졌지만당시매각을이끌어낸인사에대한문책은한번도없었다.
잃어버린6조원에대한책임은누가져야하나.IMF시절국민이치러야할수업료였다손치더라도수업료치고는너무비쌌다.
얻은게별로없기때문이다.


그렇다고뉴브리지에인수된제일은행에그동안선진금융기법이도입돼은행의가치가상승했다고말할수있을까?시장참여자들은이에대해한결같이‘No'라고답한다.
정유신대우증권IB사업본부상무는“당시정부나뉴브리지가약속한국제적신인도회복과선진금융기법도입은이미물건너간지오래다”라고잘라말한다.
뉴브리지는조직의슬림화를위해비용과자산을줄였지만,이것으로모든게끝이었다는것이정상무의설명이다.
오히려제일은행인수후단기간에수익을올리는데급급해새로통장을만들땐최소5만원을입금하도록했다.
예금잔액이10만원미만이면계좌유지수수료를물려물의를빚기도했다.
인수초기호리에행장에게부여한과도한스톡옵션도입방아에오르내렸다.
김광춘금융산업노동조합제일은행지부수석부위원장은“뉴브리지는제일은행인수후자산건전성을이유로기업여신을대거축소하고부동산담보대출등소매금융에만치중했다”며“이에따라제일은행의경우뉴브리지가인수하기전까지기업대출이70~80%에달했지만지금은거꾸로소비자대출이70~80%를차지하고있다”고꼬집는다.


뉴브리지의선진금융기법(?)은여기서그치지않았다.
주주이익을위해서라면발벗고나서도,정작금융시장전체에문제가생겼을경우엔외면하기일쑤였다.
기업인수·합병(M&A)전문가인양기석그린화재전무는“LG카드사태가불거졌을때제일은행은주거래은행의역할을사실상포기했다”며“한미,외환은행등외국계자본이대주주인은행들도사정은마찬가지였다”고지적한다.


뉴브리지는제일은행의경영실적이개선돼올해배당까지주주들에게쥐어줄계획이라지만한꺼풀만벗겨보면사정은달라진다는것이제일은행노조관계자들의설명이다.
뉴브리지는99년당시국내최대은행인제일은행을5천억원에인수한후3년간사후손실보전(풋백옵션)으로5조1200억원을예금보험공사(예보)로부터지급받았다.
매각대금의무려10배가넘는규모다.
김광춘부위원장은“물론이돈이고스란히뉴브리지의수익으로직결된것은아니지만부실채권을털어내경영실적의개선을이끈것만은부인할수없다”고말한다.
뉴브리지의인수후에도손실은이어졌으나정부가그손실을보전해줌으로써마치경영실적이개선된것처럼보였다는것이김부위원장의주장이다.
이는뉴브리지가이후제일은행을매각하는데유리하도록정부가알아서포장해주고나섰다는말과도일맥상통한다.
최근HSBC와의매각협상에서매각가격이주당1만7천원까지높게책정된것역시이와무관치않다.


정부서도“실패한매각”인정

뉴브리지에대한정부특혜는여기서그치지않는다.
매각당시계약서에는뉴브리지가보유주식의30%이상을매각할경우예보와재경부의지분도같은조건으로팔도록하는이른바드래그얼롱(DragAlong)이포함돼있다.
정부는제일은행지분50%이상을보유한대주주이지만뉴브리지가결정한대로매각에참여할권리밖에는부여받지못했다.
이사실은지난10월열린예보국정감사를통해뒤늦게서야드러났다.


사정이이렇자정부에서도뉴브리지에넘어간제일은행에대해‘졸속매각’이라는비판이있다는점을뒤늦게나마인정하고나섰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최근공자위백서를통해“현시점에서제일은행을좀더바람직한방향으로매각할수있는측면에대한반성이있을수있다”며“앞으로비슷한사례에직면할경우최선의방안을찾기위한선례로(제일은행매각을)인식할필요가있다”고지적했다.
정종국투기자본감시센터사무국장은“여기까지만놓고보더라도지난99년뉴브리지의제일은행인수는분명정부의‘실패한매각’이었다는점을확인할수있다”고말한다.


그렇다면누가이렇게헐값에각종특혜까지잔뜩줘가며제일은행을뉴브리지에팔아치운걸까.장화식사무금융노조연맹부위원장은“‘실패한매각’이란걸정부가뻔히알고서도매각을추진했다면정부와외국계투자기관간의연결고리에대한의혹을지울수없다”고지적한다.
제일은행매각과정에의혹이존재한다는얘기다.
장부위원장은“설령몰랐다하더라도국민손실가중에대한책임을물어매각을추진한이들에대한적절한조치가있어야옳다”고강조한다.


이부총리-김&장-뉴브리지유착의혹

이와관련해일부에선“의혹의열쇠는당시외국계투자기관에의한국내금융구조조정을주도한이헌재부총리겸재정경제부장관이쥐고있다”고지적한다.
98년제일은행매각이본격적으로논의될당시이헌재부총리는초대금융감독위원장을맡고있었다.
제일은행매각역시이부총리의손에의해결정됐다.
이찬근인천대무역학과교수는“의혹을풀기위해선뉴브리지와이부총리사이에놓인연결고리를찾아야한다”고말한다.
제일은행매각협상당시뉴브리지의법률대리인은김&장법률사무소였다.
현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대표인박병무사장이당시김&장법률사무소의변호사로활동하며매각협상에깊숙이관여했다.
매각협상당시수천페이지에달하는인수계약서를깔끔하게작성한사람도박사장이다.


흥미로운사실은이헌재부총리가금감위원장에오르기직전인97년김&장법률사무소의고문으로활동했다는점이다.
이부총리는98년금감위원장,2000년재경부장관을역임했고,재경부장관에서물러난이후2001년부터다시김&장법률사무소의고문을맡았다.
지난해론스타펀드가외환은행을인수할당시에도이부총리는론스타의법률대리인인김&장법률사무소의고문역을맡고있었다.
즉97년이후2003년까지공직에머물러있을때를제외하곤모두김&장법률사무소에서일을했던셈이다.
이기간에이뤄진3건(제일은행-뉴브리지,한미은행-JP모건,외환은행-론스타)의굵직한인수에김&장법률사무소는모두외국계투자기관의법률대리인으로활동했다.
물론그곁에는늘이총리가붙어있었다.
2건은사실상매각을허용해준금융감독자의자리에서,또1건은외국계투자기관의편에서서말이다.


사실이부총리와외국계투자기관의연결고리는여기서끝나지않는다.
지난10월예보국정감사를통해드러난정부와뉴브리지간의드래그얼롱조항이론스타의외환은행인수과정에도똑같이포함돼있던것이다.
앞서지적한대로론스타가외환은행을인수할당시이부총리는론스타의법률대리인인김&장법률사무소의고문을맡고있었다.
일부에서뉴브리지의제일은행인수에이부총리가직접적으로개입했을지도모른다는의혹을제기하는근거도바로이것이다.


장화식사무금융노조연맹부위원장은“99년제일은행을뉴브리지에넘겨준이헌재부총리가2003년외환은행매각시론스타의법률대리인인김&장법률사무소의고문인점을감안한다면,둘모두드래그조항을포함하고있는데다매각주간사도모건스탠리로같았다는점은(만일이총리와외국계투자기관사이에유착관계가없다면)우연치고는너무나기막힌우연”이라고말한다.
장부위원장은“특히제일은행의드래그얼롱이최근에서야뒤늦게공개된것과외환은행의드래그얼롱조항삽입과의연관성에대해이부총리가직접해명해야한다”고덧붙인다.


이부총리외에제일은행매각에는3명의전직재경부인사들이연결돼있다.
당시뉴브리지에제일은행지분을넘긴남궁훈예금보험공사사장(현대우증권사외이사)은이부총리의경기고,서울법대3년후배로재경부세제실장을역임한바있다.
매각협상타결당시재경부금융정책국장을지낸이종구한나라당의원은진념부총리겸재경부장관의특별보좌관을맡기도했다.
진전부총리는론스타의외환은행인수당시론스타의외부회계법인인삼정회계법인의고문을맡고있었다.


“당시로선불가피했던일”항변도

그렇다고이부총리와뉴브리지,그리고재경부인맥간에이면계약을통한연결고리가있었다고단정지을수는없다.
세간의의혹에대해이부총리측근들은“이부총리가도대체뭐가아쉬워외국계투자기관과유착관계를맺겠느냐”며“당시는누가주인이됐든하루빨리부실금융기관을넘기는것이중요했다”고말한다.
김&장법률사무소측도“이부총리가맡은고문이란직책이사실상명예직에지나지않을뿐이며사무소에출근해실질적인업무를보지는않았다”며이부총리의역할에대해깎아내렸다.


하지만당시금융당국에근무하며국내금융기관의구조조정을가까이에서지켜본한금융계고위관계자는“당시외국계투자기관의정부고위관료에대한접근은일반인이상상할수없는고도의세련된방식으로진행됐다”며외국계투자기관의로비가있었음을시인했다.
뉴브리지는99년당시미국민주당클린턴정권의최대재정후원그룹으로군림하며제일은행인수협상타결이지연되자청와대에직접서한을보내는등으름장을놓기도했다.
이는뉴브리지가당시매각협상을진행하며한국정부에어느정도영향력을행사했음을짐작케해주는대목이다.


정부가 IMF 당시 기업, 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일은행을 헐값에 팔아넘긴 책임 논란은 이제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국가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이었던 당시 상황에서 제일은행 매각은 최선의 판단이었다는 것이 정부 관료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제일은행 매각이 또다시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이 시점에서 6조원에 가까운 부실자산을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에 이르면 사정은 달라진다.
지금이라도 정부 관료와 외국계 투자기관 사이에 있었을지도 모를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내야 한다는 주장은 이래서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풋백옵션 없었다면 손실액 8천억원 정부가 지난 1997년 말부터 제일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17조6천532억원이다.
이 가운데 10조544억원이 회수돼 7조6천억원 정도가 미회수분으로 남아 있다.
이 가운데 풋백옵션을 통해 2003년 말까지 손실을 보전해 준 금액이 5조1천억원에 달한다.
박병기 예보 정리1팀장은 "사후손실보전을 통해 제일은행으로부터 인수한 부실채권은 3조원 정도 된다"며 "하지만 대부분 제일은행이 인수를 포기한 자산이라 회수가 어느 정도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경우 손실보전액 가운데 현금 투입액은 2조1천억원이 된다.
만일 풋백옵션이 없었더라면 미회수 금액은 2조5천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예보가 가지고 있는 제일은행 지분을 현재 논의되고 있는 매각가인 주당 1만5천~1만7천원에 넘기면 1조7천억원이 추가로 회수된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예보가 떠안게 될 손실은 8천억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결국 예보가 99년 협상 당시 풋백옵션 조항을 넣음에 따라 손실 규모가 8천억원에서 5조9천억원으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뉴브리지캐피탈은? 뉴브리지캐피탈은 지난 1998년 미국의 사모펀드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블럼캐피털이 아시아 투자 확대를 위해 만든 사설 펀드다.
국내에서는 제일은행,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후 워커힐호텔, 두루넷, LG카드 등 매각 대상 기업마다 인수 참여자로 거론돼 왔다.
올해 5월에는 중국 선전개발은행(SDB)의 경영권 인수계약을 체결해 중국 내 첫 외국인 소유 은행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뉴브리지는 특히 아시아 통신, 인터넷시장에서 이른바 ‘큰손’으로 통한다.
2000년 8월 중국 최대 네트워크솔루션사업자인 줌네트어크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과 11월엔 일본 3위 통신사업자인 재팬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을 잇따라 인수했다.
뉴브리지의 투자 결정은 6명의 파트너들로 이뤄진 투자위원회의 전원합의를 전제로 이뤄진다.
뉴브리지 파트너는 한국의 박병무 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 사장을 비롯해 웨이지안 샨(홍콩), 대니얼 캐럴(미국), 폴 첸(호콩), 리 내이얼(일본)로 구성돼 있다.
뉴브리지의 운용자산 규모는 17억달러로 한 기업당 최소 투자금액은 5천만달러에 달한다.
*뉴브리지캐피탈 기업인수 현황 인수기업/인수일/기업내용 AIT/1998년 12월/인도네시아 반도체산업 테스트 서비스업체 아시아넷컴/2003년 4월/아시아 해저광케이블사업자 하이차이나/2000년 6월/중국 웹도메인 서비스회사 재팬텔레콤/2003년 10월/ 일본 3위 통신사업자 케리부동산/1998년 11월/ 홍콩 부동산업체 제일은행/1999년 12월/한국 8위 은행 줌네트워크/2000년 8월/중국 최대 네트워크솔루션사업자 선전개발은행/2004년 5월/중국은행 매트릭스/2004년 6월/인도 제약사 자료 : 뉴스커뮤니케이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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