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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철강업체 ‘뜨거운 밀월’
한일 철강업체 ‘뜨거운 밀월’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4.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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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E스틸-국내2위업체들,제휴강화…원자재수급난속관계얽히고설켜

한국철강업계의목줄은일본JFE스틸이쥐고있다?최소한POSCO를제외한국내2위권철강업체의사정만놓고본다면결코틀린말은아니다.
그배경은바로동국제강,동부제강,현대하이스코등과일본JFE와의‘관계’가날로가까워지고있는것.여기에최근한보철강당진공장을인수한INI스틸까지끼워넣을경우,한∙일2위철강업체들간에는예전에없던밀월관계가형성되고있는중이다.


국내2위권업체들과일본의2위업체인JFE스틸이제휴를강화하는데는나름의이유가있다.
세계적으로1위업체들끼리손을잡는움직임이본격화되는데다특히양국의1위업체인POSCO와신일본제철(신일철)이제휴관계를강화하는와중에,2위업체들로서는그들나름의제휴를통해생존전략을모색하지않을수없었기때문이다.


POSCO와신일철의전략적제휴관계는이미오랜역사를갖는다.
두회사는지난1999년지분맞교환에합의해신일철은POSCO지분의3%를,POSCO는신일철지분1%이상을손에쥐게되었다.
이후2000년8월에는포괄적제휴관계를맺어두회사간제휴를총괄하는‘스티어링커미티’를결성해기술,원료,구매등3가지분야에서협력을강화해오고있다.
뿐만아니라최근들어원료수급문제가급박하게돌아감에따라해외광산공동개발,원료조달과같은굵직한사안에대해서도두회사는공동으로대응하는분위기가형성돼있다.


동국제강·현대하이스코,JFE에크게의존

이런와중에일본2위업체인JFE스틸고위관계자들의국내행보가새롭게주목을받는것은당연한일.지난9일JFE스틸의수도후미오사장은동부제강임원들과만나철강업계현안등을논의하고아산만공장을둘러본다음사원들을대상으로특별강연을하기도했다.
수도사장이동부제강을방문한것은지난2002년12월자본제휴를맺은이후로처음있는일이다.


현재동부제강은JFE스틸로부터열연코일50만톤을정기적으로구매하고있다.
99년,JFE의전신인구NKK시절부터지속적인거래관계를유지해오고있는것이다.
또한JFE스틸은동부제강의지분3.5%를가지고있는데,이에대해동부제강관계자는“고로와자본제휴를통한원료의안정적공급을위한것”이라고밝혔다.
동부제강으로서는열연강판수입을위해국내업체들이해외업체들에줄을서고있는입장에서JFE스틸이무척이나아쉬운존재인셈이다.


그나마JFE스틸에대한동부제강의의존도는낮은편이다.
동국제강과현대하이스코에게JFE스틸은마치구세주와도같은존재다.
우선동국제강과JFE스틸은이미경영전반에걸쳐전략적제휴를강화하고있는상태다.
두회사가매년여는경영교류회,안전교류회등이대표적이다.
지난10월말에는JFE스틸의지주회사인JFE홀딩스의시모가이치유이치사장이동국제강을방문해장세주회장을비롯한임직원들과환담을나누고포항공장을방문하는등협력관계를과시했다.
특히JFE홀딩스의에모도회장과고장상태동국제강회장은‘형제같은사이’였다고업계에알려져있다.


동국제강의JFE스틸에대한의존도를살펴보면,이말이과장이아님을알수있다.
동국제강이후판을생산하기위해필요한슬래브규모는250만톤에이르는데,이가운데3분의1이상을JFE스틸이공급하고있다.
게다가경영,기술,노조문제등회사와관련한포괄적인사항들이JFE스틸과논의를통해이루어지고있다.
동국제강관계자는“원재료조달부문에서JFE스틸이막대한영향을미치는것은사실”이라며,두회사사이의가까운관계를설명했다.
특히동국제강은지난해슬래브의안정적인조달차원에서JFE스틸로부터최대100만톤을공급받는다는내용에합의하는등,JFE스틸에대한의존도가더욱높아지고있는상태다.


현대하이스코의경우도사정은마찬가지다.
현대하이스코는매년70만~90만톤에이르는자동차용냉연강판에들어가는열연코일을JFE스틸에서수입하고있고,이에따르는신기술개발에도함께참여하고있다.
두회사는지분으로도서로얽혀있다.
JFE스틸은현대하이스코의지분14.5%를가지고있는데,이는현대하이스코가JFE스틸입장에서도큰손님이라는사실을간접적으로드러내준다.
천원호현대하이스코차장은“핫코일부문에서현대하이스코가JFE스틸의큰고객이기때문에원료의안정적공급을위해지분에참여한것”이라고그배경을설명했다.
이에대해박현욱한화증권연구원은“장기적인거래선확보를위해JFE스틸이지분에참여한것”이라며그의미를긍정적으로평가했다.


사실JFE스틸입장에서도현대하이스코는더없이고마운존재이다.
2000년현대하이스코의등장으로인해신일철과경쟁관계였던당시가와사키제철(현JFE스틸)은전면에나서게되는계기를맞았다.
현대하이스코가가와사키로부터더욱많은물량을공급받았기때문이다.
현대하이스코의등장이후국내에부족한열연강판공급을가와사키가채워주기시작하면서오늘날JFE스틸의영향력이커지게된셈이다.


정몽구현대차회장,JFE에‘SOS’

물론현대하이스코를포함한현대철강계열사와JFE스틸의관계는여기서그치지않는다.
당장정몽구현대차그룹회장이한보철강당진공장인수후고로사업진출계획을밝힌상태에서일관제철소를건설하고운영하기위해서는JFE스틸의도움이절대적으로필요하기때문이다.


정몽구회장은11월말JFE스틸을방문,수도후미오사장과고로사업진출에따른기술이전문제를깊이논의할것으로알려져있다.
이미정회장은지난8월수도사장을현대기아차본사로초청,고로사업진출과JFE스틸의기술이전과관련해한차례의견을나눈터라이번일본방문을통해기술이전,원자재수급,자본참여와관련해어느정도성과를거둘지관심이쏠리고있다.


물론문제는역시당근이다.
당장INI스틸이향후열연강판생산규모를늘리기위해필요한슬래브문제를해결하는데있어JFE스틸의도움이반드시필요하다는점을빼놓을수없다.
JFE스틸입장에서는공급할슬래브물량이달리는상태에서무턱대고100만톤이상을현대철강계열사에공급할수도없는입장이다.
이경우다른국내업체들의반발이예상되기때문에JFE스틸역시행보에신중을기할수밖에없다.


하지만만일현대차가JFE스틸의냉연강판을장기적으로공급받는다면사정은조금달라진다.
JFE스틸로서는슬래브를공급하는대신,향후현대차에들어가는냉연강판물량의일부를장기적으로확보할수있기때문이다.
결국열쇠는JFE스틸이쥐고있는셈이다.


JFE스틸입장에서도어려움이전혀없는것은아니다.
최근JFE스틸은고로2개의가동을멈추고이같은사실을OECD에이미보고한상태다.
현대차의청을들어주기위해서는고로를다시가동해야하는데,이경우국제적인문제로비화될가능성도배제할수없다.




어쨌든 국내 2위 업체들에 대한 JFE스틸의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JFE스틸은 당장 내년에 고로 1기에 대한 보강 공사에 들어간다며 열연강판값을 올릴 태세다.
게다가 POSCO 역시 광양2고로를 내년 3월에 개보수할 계획이라, 내년 상반기 ‘원자재 대란설’까지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칼자루를 손에 쥔 JFE스틸이 국내 철강업체들과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갈 해법은 과연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JFE스틸은이란?] JFE스틸은 2002년 9월 장기 적자를 겪으며 침체상태에 빠져 있던 일본 2위 업체 가와사키제철과 3위 업체 NKK 두 회사가 합병해 탄생한 철강회사다.
두 회사가 합병할 당시만 해도 말들이 많았다.
일본 철강업계 1위인 신일본제철 역시 1970년 야하타제철과 후지제철의 합병 이후 자리를 잡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JFE스틸은 합병 후 2년 만에 경상이익이 신일본제철을 500억엔 이상 상회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일취월장하고 있는 철강회사이다.
특히 구 NKK의 히로시마현 후쿠야마공장과 구 가와사키제철의 오카야마현 쿠라시키공장의 강판 생산량은 2년 사이에 20%나 증가했다.
시설 확충보다는 생산설비를 통합 운영하면서 효율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현재 JFE스틸은 조강 생산능력 3020만톤으로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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