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지구상에현존했던일부사회주의국가들의체제를부분적으로나마긍정했건,혹은‘내머릿속의유토피아’로서사회주의이상을은밀히꿈꾸었건간에,누구도선뜻스스로사회주의자라는말을감히입밖에내기는어려웠던시절의에피소드한토막이다.
자유주의가곧사회주의의정반대쌍개념이아님을전제한다하더라도,이제이땅에선스스로가‘자유주의자’임을커밍아웃(!)하는일이마치새로운유행이된듯한분위기다.
젊은시절의그릇된이념을훌훌벗어던지고이땅에자유주의의시대를활짝열겠노라는세련된(!)‘자유주의자’들의목소리가어느때보다드높다.
이와중에이들의용감한‘전향’을한껏치켜세우며,자신또한‘자유주의자’무리의한구석에슬그머니끼워넣으려는낯익은(!)사람들도더러눈에띈다.
자유주의란어느날갑자기하늘에서떨어지는게아니라,그나름대로구체적현실속에서힘겨운생성과발전의과정을밟은산물일게다.
아무리곱씹어보더라도,지난날폭압과권위의옷으로제몸을휘감은채우리사회를옭아맸던이들의행보를또렷이기억하고있는이상,한편의웃지못할,슬픈코미디로다가올뿐이다.
자유주의란(그들말대로)분명인류역사가낳은가장훌륭한유산일지모른다.
그렇기에오래도록그가치가한껏빛을발하도록소중히감싸안아야하는지도모른다.
허나,진정으로중요한건자유주의야말로끊임없이스스로를탈바꿈하며‘진화’해왔고,더욱이땅에발딛고사는뭇사람들의삶이어려운때일수록그같은진화는늘값진결실을안겨주었다는사실을곰곰이되새기는일이다.
자유주의의진화능력,자유주의의자기치유능력만이,그나마인류사회를이정도이끌어온동력일지모른다.
자본주의가걸어온기나긴여정을되돌아보면,급속한산업화가남긴상처를한발앞서어루만진것도,대공황의혼돈속에여러나라들에서복지망의원형을다듬어간것도사실자유주의의분명한功(공)이다.
‘날것그대로의’자유주의가‘사회적자유주의’로스스로의폭과너비를넓혀갈때,사회에서내몰린사람들을다시한번보듬어안을틈새가한뼘이나마더넓어졌음을또렷이기억해야한다.
극단적양극화가가져온비명소리와때아닌자유주의찬가가동시에울려퍼지는지금,우리앞에놓인자유주의란과연어떤것일까,이땅의‘자유주의자’들머릿속엔과연어떤그림이그려져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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