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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숙주?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숙주?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4.12.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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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걸러주고수출증가과실제공…차판매늘수록모비스이익늘어

형만한아우없다지만,형보다나은아우도있다.
최근현대·기아차와현대모비스를두고떠도는말이다.
한창잘나가던현대차가‘환률하락’이라는덫에걸려헤매고있는사이,부품업체인현대모비스의성장세는말그대로거칠것이없기때문이다.
환율하락으로대부분의기업들이고전하고있지만현대모비스는이에영향을받지않는눈치다.
두회사모두자동차와관련이있는데도왜이처럼상반된결과를보여줄까?

비밀은수출비중과결제수단에있다.
현대차의수출비중은대략65%.환율이요동칠때마다매출과영업이익이덩달아춤을출수밖에없는구조다.
당장현대차는글로벌화를위한진용을채갖추기도전에환율하락과냉연강판등의원자재가격상승이라는외부적인요인으로한파를맞고있다.
환율하락의영향을피하기위해서는내수판매를증가시키든지현지생산을늘려현지판매비중을높이는방법이있지만두조건모두충족시키기힌들다는데현대차의고민이있다.
국내경기위축으로내수판매를늘리는데는분명한계가있다.
미국앨라바마공장에눈을돌려보지만이마저도2006년이나되어야정상적인가동이가능하기때문에적절한환율방어수단이되지못한다.


반면현대모비스는현대차에비해상대적으로환율하락의영향으로부터자유롭다.
채경섭신영증권수석연구원은“환율이1%변할경우현대·기아차는1.8%,모비스는0.8%영향을받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
그만큼현대모비스는환율하락기에영향을받지않는다는것이다.


현대모비스,부품값원화로받아

현대모비스의수익구조를살펴보면쉽게이해가간다.
현대모비스의사업부문은크게AS부품판매사업,오토테크사업,부품수출사업,환경사업으로이루어진다.
AS부품판매사업부문은다시해외부문과국내부분으로나뉜다.
AS부품판매사업이총매출에서차지하는비중이40%에가까운데,이가운데서해외부문이차지하는비중은고작30%에그친다.
매출에서가장높은비중을차지하는것은자동차모듈부문을생산하는오토테크사업부문으로총매출액의50%에이른다.
오토테크사업부문은총매출에서차지하는비중이높음에도불구하고실제환율변화에대한영향은전혀받지않는다.
왜냐하면현대차가완성차를해외에판매하고달러로결제하는데반해,현대모비스는모듈을포함한부품을제공하고현대차로부터원화로결제받기때문이다.
현대모비스관계자는“환율에전혀영향을받지않는것은아니지만현대·기아차가환율의영향을한번막아주기때문에현대모비스는상대적으로환율하락에따른영향을덜받는편”이라고말한다.


사실현대·기아차는NF쏘나타,뉴스포티지를연이어선보였음에도내수경기위축탓에이렇다할신차효과를보지못하고있다.
내수부진을그나마수출증가로메워왔는데,이번엔환율하락의덫에걸린형국이다.
결과적으로현대차는내수판매감소과환율하락이라는이중고를겪고있는,반면현대모비스는현대·기아차수출증가의과실을고스란히맛보고있는셈이다.


게다가환율의영향을조금이라도받는부분역시납품가조정을통해상쇄시킬수있다는점도현대모비스에겐유리한요소다.
서성문동원증권연구원은“부품이워낙다양하고독점적인지위에있기때문에환율하락분을상당정도가격에전가할수있다”고지적한다.


현대차에독점판매,이익창출경기와무관

이처럼현대모비스의가장큰장점은안정된사업구조와성장성에있다.
AS부품판매사업부문은현대·기아차라는든든한후원자가있기때문에독점적인지위를누리면서경기에무관하게이익을창출할수있다.
부품제조부문역시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라는안정적인매출처를바탕으로일정수준이상의마진확보가가능하다.


구조적으로현대·기아차의자동차판매증가는현대모비스의외형적인성장외에이익성장에도적잖은기여를하고있다.
채경섭신영증권수석연구원은“현대·기아차의판매가그동안호조를보였고고가차의판매비중이증가했기때문에현대모비스AS부문의평균수익이높은편”이라고설명한다.
덧붙여채연구위원은“현대모비스는현대·기아차와같은완성차회사와는평가를달리해야한다”고강조한다.
완성차업체는차를만들어팔아야한다는부담이따르지만부품사에게는일단생산대수가증가하는것이중요하기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해외생산공장이활기를띨경우수익의상당부분은현대모비스의몫이되는셈이다.


특히최근에는현대모비스는기존모듈제품의점유율확대뿐만아니라ABS,에어백등핵심부품과반제품매출확대로부품사업에서연평균33%이상의외형성장을하고있다.
하청업체가만든제품을단순히조립하는형태가아니라,업그레이드된모듈을개발하고생산함에따라핵심부품의규모경제효과가수익성개선으로이어지고있다.


현대모비스의수익성향상에영향을미치는또한가지로는반제품수출이라고할수있는CKD(ComplicatedKnockDown)를들수있다.
일반부품은기껏해야이익률이4~5%에그치지만반제품형태의CKD은통상적으로이보다이익률이3배이상높기때문에현대모비스입장에서는CKD형태의수출을선호한다.


이런사정은중국과의통상문제와도얽혀있다.
완성도60%이상의SKD(SubsidiaryKnockDown)수출은관세가높은반면그이하인CKD는관세를회피할수있다.
게다가현지에서조립이가능하기때문에그만큼인건비를절약할수있다는장점이있다.
현대모비스의최근부품사업부문이익률이증가하는것도CKD비중이높아진데따른것이다.
최근현대모비스의부품부문이익률은1분기2.5%,2분기6.1%,3분기7.9%로지속적인상승세를보이고있다.


사정이이렇다보니일부에서는현대·기아차로부터현대모비스로수익이전가된다는말도나오고있다.
물론기본적으로는부품사가일정궤도에도달할수있도록완성차업체가도와줘야한다는점과현대모비스가현대·기아차의대주주이므로큰구조로보면같은회사라는인식이이를용인하고있는편이다.
더욱이현대모비스가모듈사업을시작하면서현대자동차는현대모비스에힘을실어주고있는형국이다.
덕분에현대모비스는단순부품조립업체에서탈피해최근에는모듈개발까지사업범위를넓히면서부가가치가높은사업구조로탈바꿈하고있다.
NF쏘나타모듈개발에직접참여해기능통합형모듈을공급하면서부터이런움직임은더욱두드러졌다.
특히2005년에는그랜저XG후속모델인TG,싼타페후속모델인CM등신차들이줄줄이출시를기다리고있기때문에현대모비스의수익성향상에대해의문을품은전문가들은그리많지않다.


최근에는현대모비스주가가주가후행지수에서주가선행지수로바뀌는것이아닌가라는말도조심스럽게나오고있다.
과거현대모비스는주가가지속적으로상승했음에도불구하고전문가들에게확신을심어주지못한게사실이다.
실적이지속적으로유지될것이라는데상당수전문가들이의구심을가지고있었기때문이다.
하지만채경섭신영증권수석연구위원은“세계적으로부품사주가가완성차주가보다높다”며“현대모비스도이제인정을받을때”라고주장한다.


현대·기아차를든든한버팀목삼아높은실적을올리고있는현대모비스.환율하락탓에상당수기업들이한해농사를망치고있다고아우성이지만,현대모비스에게는당분간의남의얘기가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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