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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활동에도 전문가들이 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전문가들이 있다!
  • 김종길 기자
  • 승인 2004.1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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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사회공헌활동이활발해지면서기업내에서이를직접수행하거나기업의사회공헌활동에대해연구하는,소위사회공헌활동전문가들이주목받고있다.
이들은한국사회의사회공헌활동에관해다양한의견을개진하고또기업의바람직한사회공헌방향에대해조타수역할을하기도하면서전문가집단을형성해가고있다.
이들은공통적으로‘이일을하면서얼굴이밝아졌다’,‘아이들의아빠엄마를자랑스러워할때보람을느낀다’며업무에대한자긍심과애착을표현한다.
이들을통해기업들의사회공헌활동의현황과미래를들여다봤다.



곽대석 | CJ 사회공헌팀장 "1년 365일 기부가 이뤄지게 하라" 원칙과 철학이 지켜지는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주도하겠다며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곽대석 CJ 사회공헌팀장은 CJ의 사회공헌활동의 특징이 ‘지속가능성’이라고 잘라 말한다.
기업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밖에서 볼 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1년 365일 기부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 바로 CJ라는 것이다.
그는 “CJ의 각 사업장 인근에 있는 아동·노인·장애인 결식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1년 내내 도시락을 배달하고 저녁식사를 제공하면서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직접 찾아가 직원 각자의 지식과 노하우 등을 전달하는 전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CJ가 지난 2000년부터 결식아동 25명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용두희망학교의 경우 사내 봉사자 40여명이 교대로 매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공부를 도와주고 있다.
곽 팀장은 “처음 시작할 때는 아이들의 80%가 모자가정이었는데 최근 조사해 보니 80%가 부자가정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가정구조가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공헌활동 6년째를 맞아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이 참여자들의 체험을 강조하고 그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체험형, 교육형 프로젝트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태형 | KT 사회공헌팀 부장 “수동적 기부보다 자발적 자원봉사를” 임태형 KT 사회공헌팀 부장은 기업 사회공헌활동과 관련해 개인뿐 아니라 회사까지 부쩍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 창립멤버이기도 한 그는 과장 승진 교육과정상의 봉사활동을 체험하면서 사회복지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 2002년 8월에는 카톨릭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석사까지 취득했고 민영화를 앞둔 KT가 체질 변화의 방법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주목하면서 전문가인 그를 스카웃한 것이다.
수동적인 기부보다는 직원들 스스로의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KT는 사회공헌활동 도입 이후 1년10개월 만에 임직원의 67%가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모두 285개의 사내 자원봉사조직을 가진 거대조직으로 거듭났다.
그는 “회사의 청각장애인 소리찾기운동으로 인공달팽이관을 지원받은 아이가 ‘성자야’ 하고 이름을 불렀을 때 뒤돌아보는 것을 보고 그 가족들과 함께 눈물을 쏟아냈던 기억이 난다”며 “정보격차해소운동, 사회연대은행에 대한 저소득층 창업지원사업, 재난재해지역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활동들을 계속 찾아내고 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원봉사활동과 관련, “정부가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기업 자원봉사활동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시민단체들이 ‘시민 없는 시민운동’에 몰두하면서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폄하하려 한다”며 “돈 쓸 줄 아는 부자에게는 박수 보내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은 | 삼성사회봉사단 차장 “수혜자에게 직접 도움되는 지원 초점” 황정은 삼성사회봉사단 차장은 기업 사회공헌 실무자로 꽤나 알려진 인물이다.
본인은 자신이 홍일점인 데다가 삼성의 사회공헌활동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그럴 것이라고 말하지만, 황 차장은 사회공헌 업무로만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삼성사회봉사단에서만 한 해 1천억원을 운용하는데 그 일을 단 4명의 직원이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는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조직화, 체계화 단계를 거치다 보니 원칙에만 충실하면 그리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삼성사회봉사단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가 사회공헌활동의 정착기로 공익연계 마케팅에 주력한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나눔 및 상생경영을 확산시키는 시기로서 수혜자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지원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전국 3500세대 소년소녀가장돕기운동, 공부방시설 환경개선사업, 미신고시설 신축지원사업, 안면기형환자 수술지 지원사업, 농어촌마을 1사1마을 결연지원사업 등이 바로 그것이다.
황 차장은 또 “지속가능한 범위의 사회공헌활동을 벌여나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에는 차상위계층에 대한 자립지원과 노숙자 지원사업 등 새로운 지원활동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덕종 | 한화 홍보팀 부장 “사회공헌 브랜드와 홍보전략 개발” 한화그룹이 사회공헌활동을 하게 된 것은 지난 99년 12월부터다.
당시 모 TV 방송에서 진행된 ‘칭찬릴레이’ 프로그램에서 한 어린이 중증장애자 수용시설의 요육사가 나와 ‘아이들을 데리고 바다구경 한번 가고 싶다’고 말했고 이를 본 직원이 김승연 회장에게 e메일을 보내 한화그룹이 이 일을 하자고 간청한 것이다.
김 회장이 흔쾌히 승낙해 꿈은 이뤄졌고 이 일을 위해 사내 자원봉사자 200명을 모집한 것이 현재의 한화 자원봉사활동의 효시가 됐다.
유덕종 한화 홍보팀 부장은 이를 계기로 2002년 4월 사회복지학과 출신 신입사원을 뽑아 사회공헌 전담조직을 출범시키기까지 산파 역할을 했고 이후 사회공헌 전담 책임자로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기준으로 직원의 85%가 자원봉사에 참여했고 회사는 유급 자원봉사 지원, 직원 성금에 회사가 1.5배의 돈을 모아주는 매칭그랜트제, 사업장별 사회공헌 담당자 수시교육, 사업장별 사회공헌활동 평가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임직원 자원봉사활동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어린이돕기 지원사업 등을 통해 그룹의 대북 지원활동을 맡기도 한 그는 “대한생명 인수로 볼륨이 커진 만큼 내년에는 그동안 28개에 불과했던 공부방 지원사업을 100여개 규모로 늘리고 한화만의 사회공헌 브랜드와 홍보전략을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여건이 된다면 사회복지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성을 키우려는 생각이다.
허정도 | 교보생명 다솜이지원팀 팀장 “건강·노후·교육 테마별 사업 진행” 교보생명 다솜이지원팀 허정도 팀장은 교보의 사회공헌활동에는 분명한 철학이 담겨져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 2001년 내부적으로 기업비전 정립작업을 하면서 회사의 존재 이유와 보험의 역할을 고민하게 됐고 건강, 노후, 교육과 복지라는 3가지 테마로 사회공헌활동에 뛰어들게 됐다”며 “저소득층 여성 가구주들을 교육해 무료간병을 하게 하는 간병봉사단사업과 미숙아 지원사업 등 ‘교보가 잘할 수 있는’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는 구체적인 실행 원칙으로 NGO, NPO들과 함께하는 파트너십 조성, 문제해결의 모델 구축, 내부 지지 확립 등을 정했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허 팀장은 사회공헌기금으로 책정된 1천억원에 그해 자산 운용수익률을 곱하는 방식으로 매해 일정 금액을 쓰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교보 사회공헌활동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내에서 동료들로부터 봉사방법에 대해 조언을 들을 때 힘이 난다”며 “회사의 사회공헌정신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는 이 업무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훈호 | SK텔레콤 사회봉사팀 팀장 “기업 의존도 높아, 개인 기부 활성화를” SK텔레콤은 최근 가장 공격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제훈호 SK텔레콤 사회봉사팀장은 이에 대해 “사회공헌활동의 전문화를 위해 관련 분야 NGO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중점을 두고 활동한 것이 그렇게 비쳐진 것”이라며 “업종 특성상 대학생 등 고객 자원봉사활동과의 결합 및 지원, 지역사회 네트워크 활용도 제고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는 올해를 자원봉사문화의 활성화와 제도적 인프라 구축의 해로 정하고 근무인정제 및 포상 강화, 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및 격려 프로그램 도입 등 어느 해보다 충실한 활동을 펼친다는 생각이다.
제 팀장은 “사회공헌 프로그램 도입 후 직원들의 직무에 대한 자긍심,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향상됐음을 느낀다”며 “마땅한 교육기관과, 기업 입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바라보는 전문가가 없어 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가 기업에의 기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경기 침체로 기업이 기부를 못하면 관련 NGO들이 흔들리고 NGO가 흔들리면 기부문화가 퇴조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를 막기위해서라도 개인 기부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속한 사회봉사팀은 현재 20%대인 임직원 자원봉사 참가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용희 | 엔씨스콤 대표 “개인재단 많이 생겨야 기부문화 발전” 기부 전문 컨설팅업체인 엔씨스콤 양용희 대표는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라는 직함을 하나 더 갖고 있다.
전력도 사회공헌활동과 관련이 깊다.
학부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던 그는 우연찮게 금서였던 마르크스의 종교철학서를 읽게 됐고 그것이 사단이 되어 학교생활을 지속하기 힘들게 됐다.
유학을 결심하고 그 자금 마련을 위해 ‘1년만 근무하겠다’며 들어간 기독교 NGO 월드비전한국에서 무려 15년을 근무하게 됐다.
봉사와 자선, 기부활동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이다.
내친김에 10년차 때 다시 대학에 진학, 사회복지학을 본격 공부했고 결국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대학 강단에 서게 됐다.
사회복지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몇 안 되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인 것이다.
그는 지난 2000년 12월 당시 이슈였던 사회책임투자(SRI)부문에서 기업들에게 돈 쓰는 방법, 자원봉사하는 방법 등을 컨설팅하겠다며 엔씨스콤을 설립했다.
그는 “기업경영 전략과 연계해 돈을 쓰는 기업재단보다는 철저하게 사회적 요구에 의해 자금을 집행하는 개인재단들이 많이 생겨나야 기부문화가 더욱 발전하고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본연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공익단체가 아닌 기업이 규모가 커지다 보니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게 됐지만 기업보다는 기업인이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대기업의 사회공헌 예산 및 지출 기준을 조사하고 기업사회공헌과 관련돼 국제표준화 작업과 사후평가 작업 등을 연구하는 한국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센터 설립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정선희 | 기부정보가이드 대표 “기부 정보 새로 접하면 가슴이 떨려요” 기부에 관해 가장 많은 전문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부 전문 사이트 기부정보가이드 www.giveguide.com를 운영하는 정선희 대표는 서울대 사범대 역사학과 81학번으로 91년에 가서야 겨우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학생운동을 ‘세게’ 하면서 서울 구로동, 인천, 울산 등의 공장에 위장취업해 노동운동을 벌인 결과였다.
이 와중에 사회복지에 관심을 집중하게 됐고 전문성을 갖기 위해 LA 남가주대학으로 가 사회사업학을 전공했다.
한인청소년회관, 리틀도쿄서비스센터, 아시안골수기증협회 등 비영리기관에서 인턴생활을 하면서 기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그는 귀국 후 자신이 공부하던 지식을 알린다는 의미에서 개인 홈페이지 수준의 정보가이드를 만든 것이다.
그는 지금도 기부에 관한 국내외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 ‘가슴이 설렌다’는 기부 중독자다.
회사가 수익은 거의 내지 못하고 있지만 정 대표는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선 사이트를 만들어 모금활동을 하고 지금도 자선기금을 돼지저금통에 모으는 등 엄마를 이해하고 바르게 자라주는 것이 너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종수 | 사회연대은행 운영위원장 “사후관리 없이는 오히려 상처될 수도” 자활의지는 있지만 빈곤에 허덕이는 차상위계층에 창업자금을 대출해 주는 사회연대은행의 이종수 운영위원장은 화려한 경력의 금융전문가다.
대학 졸업 후 체이스맨하탄은행에 입사해 호주은행 한국법인 설립에 관여했고 인도네시아 합작은행을 세우는 데도 일조했다.
진로그룹에서 기획조정실장과 동남아지역 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기업에서 샐러리맨 생활도 할 만큼 해본 그이지만 지금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지나치게 가시적이고 감상적이라고 지적한다.
아동이나 소년소녀가장에 대한 기업의 지원은 넘쳐나고 있지만 그 외의 부문에 대해서는 턱없이 인색하다는 것이다.
또 지원만 있고 사후관리는 없는 사회공헌활동이 수혜자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전 세계 공통의 딜레마인 가난 퇴치를 위해 기업도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빈곤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각종 활동들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기업이 영위하는 업종과 브랜드 이미지에 맞으면서도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만한 것에 기부하고 봉사하라”고 말한다.
이 위원장은,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가난을 나누는 것이며 빈곤 퇴치는 운동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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