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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18개월간 대한통운 인수 눈독
론스타, 18개월간 대한통운 인수 눈독
  • 이정환/월간<말>기자
  • 승인 2004.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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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을더하는것은외환은행이이미지난달9일대한통운의지분5.8%를확보했다는사실이뒤늦게알려지면서부터다.
외환은행은대한통운의정리채권가운데161억원어치를출자전환해이회사의3대주주로올라섰다.
론스타는외환은행의지분51.0%를확보한최대주주다.
론스타가외환은행이사회를완전히장악하고있는상태에서외환은행의지분은사실상론스타의지분이나마찬가지다.


“외환은행인수전부터계획된일”의혹

외환은행관계자는예정된출자전환일뿐론스타와는아무런관계가없다고설명했지만의혹은여전히남는다.
론스타는외환은행인수과정에서외환은행의채권을면밀히검토한것으로알려졌다.
이미지난해9월외환은행을인수하기전부터외환은행을통해대한통운을인수하는계획이잡혀있었던게아니냐는의혹이제기되는것도그런이유에서다.
이번입찰과정에서도론스타가외환은행을통해대한통운에대한부당한정보를취득했다는사실이문제가됐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불공정거래행위등으로론스타를공정거래위원회에제소한상태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이대순변호사에따르면론스타가외환은행의대주주라는지위를이용해정보를얻는행위는공정거래법이규정하고있는거래상지위남용과경쟁사업자배제행위에해당한다.
결국입찰은연기됐지만불씨는여전히남아있는상태다.


지금까지사건의전말을대략정리하면다음과같다.
논란의발단은론스타펀드가동아건설파산채권입찰에참여하면서부터다.
2001년5월파산선고를받은동아건설의파산채권은모두4조1천억원규모에이른다.
이가운데이번입찰에나왔던물량은외환은행을비롯해신한,우리은행등소유의1조2천억원어치였다.


문제는이가운데동아건설의자회사대한통운이보증을선채권이섞여있다는데있다.
대한통운의채무는모두1조4661억원에이르는데이가운데4163억원을탕감받았고2713억원은액면가의5배로출자전환하기로했다.
이가운데700억원어치는이미출자전환이끝났고나머지1644억원어치출자전환예정물량이이번입찰에함께나온다는이야기다.


대한통운의자본금은549억원,주식수는모두1098만주다.
여기에다1644억원을액면가의5배로출자전환하면자본금은878억원,주식수는1756만주로늘어난다.
만약이번에나올출자전환예정물량을모두사들여주식658만주를확보한다면전체주식의37.4%를차지하게된다.
이가운데5.8%는이미외환은행이사들였고31.6%의지분이아직남아있는셈이다.


이지분가운데최소2.1%만더확보해도론스타는7.9%를차지한서울보증보험이나7.2%를차지한산업은행을앞지르고최대주주가되는셈이다.
남아있는지분을모두확보할경우경영권까지장악할수도있다.


다시설명하면이번에나올동아건설의파산채권은곧대한통운의주식이나마찬가지이고이채권이어디로가느냐에따라대한통운의경영권이넘어갈수도있다는이야기다.
주목할부분은동아건설에가장많은채권을물린은행이바로론스타가최대주주로있는외환은행이라는사실이다.
외환은행은동아건설의주채권은행이면서매각주간사다.


문제는외환은행이보유하고있는동아건설의내부정보가그대로론스타에넘어갈가능성이있다는데있다.
실제로매각자문사인삼일회계법인이외환은행에만실사보고서를제공한것으로알려져논란을빚기도했다.
이번매각의가장큰관건은동아건설이참여한리비아수로공사관련부실의규모가어느정도되느냐인데아직구체적인내역은공개된바없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이대순변호사는“만약론스타가이정보에접근할수있다면입찰에참가한다른경쟁업체들보다단연유리할수밖에없다”고말했다.
그리고론스타는이미이정보를확보했을가능성이크다.


이번 입찰은 자칫 외환은행이 채권을 팔고 그 채권을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그것도 보통 채권이 아니라 국내 최대 물류회사의 경영권이 달린 알짜배기 채권이 악명 높은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논란의 중심에 선 대한통운은 지난해 1조970억원 매출에 391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역, 운수장비사업부문의 점유율이 모두 30%를 웃돌고 물류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29.1%에 이른다.
올해 실적은 더 좋다.
3분기까지 8279억원 매출에 3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실적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법정관리 상태인 데다 출자전환 채권 문제 등이 얽혀 주가도 낮은 상태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은 6.3배밖에 안 된다.
이 알짜배기 회사가 헐값에 팔려나갈 운명에 놓여 있다.
자회사 머큐리 동원, 동아건설 채권 확보 또 하나 석연치 않은 부분은 론스타의 자회사 머큐리 유동화전문 유한회사의 움직임이다.
론스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미 동아건설의 채권 가운데 1.6%를 확보했다.
그런데 이 채권도 이번 매각 대상 물량에 포함돼 있다.
자회사인 머큐리가 채권을 팔려고 내놓고 모회사인 론스타가 그걸 사려고 입찰에 참여한다는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게다가 투기자본감시센터에 따르면 머큐리는 액면가의 50%에 이르는 굉장히 비싼 가격에 채권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추측하자면 론스타가 동아건설의 내부정보에 접근하고 채권단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머큐리를 통해 동아건설의 지분을 사들였다고 볼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추측 말고는 론스타의 의중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확실한 것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내세워 동아건설과 대한통운 주위를 맴돌면서 부지런히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찬근 인천대학교 교수는 아예 론스타에게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론스타가 사실상의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비금융 회사, 이를테면 대한통운의 주식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론스타는 14개 기업을 거느린 재벌이면서도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금융 회사라는게 그 이유였다.
그렇다고 금융지주회사로 규제를 받는 것도 아니다.
사실상 금융지주회사면서 비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도 은행법에서는 또 외국 회사라서 규제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이래저래 빠져나가고 론스타는 감시감독의 완벽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 동아건설 파산채권 매각과 관련한 채권단의 입장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여전히 외환은행이 이 채권의 매각주간사로 있고 외환은행은 론스타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론스타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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