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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칼럼]잠실, 아파트값 선행지표로
[생생칼럼]잠실, 아파트값 선행지표로
  • 안명숙 재테크포털모네타
  • 승인 2004.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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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강남구의 집값이 강남권과 분당, 강북의 아파트 가격에 모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강남구의 집값이 오르면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권과 분당, 강북의 아파트 가격이 따라 오른다는 뜻이다.
또한 이런 가격 움직임이 거의 시차없이 1개월 안에 진행된다는 결과도 있었다.


현실이 이와 같다 보니 정부도 부동산 시세를 파악하기 위해선 서울 집값의 선행지수 격인 강남 집값을 챙겨 볼 수 밖에 없다.
그 가운데서도 강남의 노른자위로 불리는 대치동 일대는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었다.
사실상 지난 해까지만 해도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모니터링할 때 가장 눈여겨 보는 곳은 대치동 은마아파트였다.
그러나 지난 해 재건축 아파트 소형평형 의무건설 비율 확대를 담은 9.5 대책과 잇따른 10.29 대책,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등 이중, 삼중 규제로 은마아파트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이에서 사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웬만한 완화 정책을 제시해도 은마아파트 가격은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반전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제 은마아파트는 정부의 주요 관심대상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렇다면 정부가 은마아파트 대신 시장의 지표로 삼고 있는 단지는 어디일까?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조사한 11월 서울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11월 평균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은 0.2%인데 반해 송파구는 유일하게 2.2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는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이 애초 예정된 내년 4월보다 시행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즉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시행이 6~7월로 연기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시화되면서 잠실주공 1단지를 선두로 잠실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잠실주공 1단지가 서울 아파트값을 주도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요즘들어 부쩍 잠실주공 1단지를 비롯해 대지지분이 넓어 재건축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단지들의 가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선행 연구에서는 송파구의 집값 상승이 강남구 집값 상승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는 그동안 보고서에서 사용한 데이터가 지난 해까지의 주택가격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 초기인 강남일대 아파트값이 주춤하는 동안 잠실일대가 재건축 사업의 박차를 가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다.
몇 년뒤의 분석에서는 송파구의 집값이 강남구 집값에 영향을 준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올해 부동산 시장은 재건축 사업이 서울 아파트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강남구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평가절하됐던 잠실 일대 아파트가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시행 연기라는 특혜 아닌 특혜 덕분에 서울 아파트 값을 먼저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자리매김돼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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