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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다 함께 즐거운 소비, 다 함께 잘사는 세상 -나눔푸드
[연중기획]다 함께 즐거운 소비, 다 함께 잘사는 세상 -나눔푸드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5.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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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민창업업체에도영업기회를주세요”

2004년12월30일오전9시,모두들막출근할시간이지만나눔푸드직원들은업무에발동을건지한참이지났다.
새벽7~8시부터일을시작해저녁9시에일을마치는날도허다하다.
내수침체로주문한건당주문량은절반으로줄었지만,대신주문건수가2003년의2배로늘어지난해매출은2003년의2억원을약간웃돌것이라고나눔푸드임직원들은내다본다.


나눔푸드는1999년정부의자활근로사업중도시락사업단의하나로사업을시작했다.
처음받은주문량은하루50여개,요즘주문량은오전에만500여개에이를정도로늘어났다.
창업5년만에이정도궤도에오를수있었던건우직하다고까지할만한‘품질우선경영’덕분이었다.


최강종(50)나눔푸드대표는“보통이쪽업체들은지정거래처없이시작하곤하는데우리는마진을적게남기더라도맛과영양을높여지정거래처를100여군데확보했다”고자랑했다.
요즘도한달에급여100만원을넘게가져가기힘들건만나눔푸드사람들은음식재료를아끼지않는단다.


이렇게어렵게키운업체인데도최대표가나눔푸드창업의가장큰공헌자로내세운사람들은따로있다.
“시민사회단체,공공기관분들이저희를믿고처음에주문을내주지않았더라면나눔푸드는이만큼성장할수없었을겁니다.
처음엔시민,공공기관쪽매출이많은부분을차지했지만그동안그분들이입소문을내주셔서이젠민간업체,민간쪽매출이더많아졌어요.”

3년전도시락주문150개의인연으로이어진‘베스트고객’,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지난해10월한달에만4천개도시락을주문했다.
복지관협회,노인복지협회의실무간사들은때로는식단을함께개발하면서,때로는재가노인등지역의복지대상자들에게실제매출을일으키면서나눔푸드의동반자가되어주었다.
온누리약국체인본부는민간업체중가장큰고객이다.
이업체는행사때마다나눔푸드를애용해준단다.
최대표는이들을하나하나손가락으로꼽으며“꼭지면을통해감사의말씀을전하고싶다”고부탁했다.
이들이안정적으로매출을올려주지않았다면사업이이정도궤도에들어서지못했을것이라고그는설명했다.


초창기,안정적매출원확보가관건

나눔푸드는마이크로크레디트5년역사에서몇되지않는성공사례중하나다.
신나는조합,사회연대은행등국내마이크로크레디트기관을통해창업지원을받은업체들중많은업체가아직창업초기단계에있어매출이불안정하거나기초생활이상의급여를매달주지못하고있다.
최홍관사회연대은행사무국장은“마이크로크레디트기관이창업자금을꿔주고사업이안정되도록사후관리를해주고있기는하나그것만으로는저소득층창업이성공하기힘들다”고지적한다.


한국은전체고용인구중35%가자영업자와무급가족종사자다.
농업,어업을제외한업종의자영업자비중도25%로OECD가입국가중최고수준에이른다.
이것은다시말하면10인미만소사업장,소상공인들의시장경쟁이그만큼치열하다는뜻이된다.
이런시장에선어지간히경쟁력을갖춘상품도경기침체의된서리를한번맞으면살아남기가쉽지않다.


마이크로크레디트기관들이지원한업체들은대개음식업,봉제업,청소대행등이미시장경쟁이치열한업종이다.
게다가지원을받은사람들은대개소득이최저생계비안팎수준이어서정부로부터자활교육을받았을정도로시장경쟁력이떨어진다.
마이크로크레디트기관들이이들에게연4%대의저리융자와사업컨설팅을제공한다한들과연이치열한시장에서성공할수있을까?자활후견기관간사와사회복지사들이이들의영업을도운들과연업체를유지할만한거래처를꾸준히뚫어줄영업력이있을까?

이들에겐아주기초적인경쟁력을다질만한초창기시장과영업기반이필요하다.
최국장은‘사회적지원’,‘사회적으로보호된시장’의중요성을강조한다.
“사실마이크로크레디트지원업체들은처음부터일반업체와같은경쟁력을가지기가쉽지않습니다.
한번자본사회적응에실패한분들이라자신감도떨어지고집안형편도일에몰두할만큼좋지않거든요.이런분들이창업에성공하려면시장에적응하는기간동안사회적지원이필요합니다.
”공공기관,시민사회단체는자활을꿈꾸는업체들에게좋은시장이되어줄수있다.


공공기관,시민단체가시장돼줘야

이런지원은선진국에선꽤보편화되어있다.
농업,어업외업종의자영업자비중이한국만큼높은이탈리아에선‘사회적협동조합’,‘사회적기업’을활성화하기위해91년법까지정했다.
이법에따르면법률이정한자선조직과사회적협동조합은매출에대한부가가치세를4%까지감면받는다.
또한정부등공공부분기관은공적으로요구되는상품이나서비스의20%까지사회적소외자를고용하는사회적협동조합에할당할수있으며,이조합들은사회보장부담세를면제받는다.


스페인,벨기에,프랑스도법률을통해사회적소외자들에게기회를제공하는기업들을지원한다.
또영국과스웨덴은정부와여러민간기업,단체들이저마다지원기구를설립해사회적기능이강한협동조합과기업들을돕는다.


한국에서도마이크로크레디트지원업체중일부는전직원이지분을가진협동조합같은형태로운영된다.
또일부는재활용,친환경서비스등공공이익에부합하는서비스를지원하고있다.
이런업체들은사회적일자리창출에도한몫한다.


하지만이런업체에사회적지원이필요하다는인식은아직우리사회에넓게확산되지못했다.
마이크로크레디트기관의지원을받은업체로언론에몇번소개된모청소업체는거래처인한초등학교로부터항의를받기도했다.
자기네학교를왜보도에나오게했냐는내용이었다.


이들업체는오히려사회의편견때문에정당한경쟁기회조차박탈당하기도한다.
편견의내용은대개‘영세민이만든제품이나서비스라면질이떨어지지않겠냐’는식의막연한것들이다.


최강종대표는지역사회에이렇게부탁한다.
“절대로,우리를더잘봐달라는게아닙니다.
업체를선정할때,우리를다른일반업체와그저동등하게만경쟁심사에올려놓아주시기만했으면좋겠어요.상품,서비스질이좋지않으면경쟁에서떨어질수도있겠지요.그런점은곧개선시킬겁니다.
그런과정을통해우리도경쟁력을키울수있습니다.
”금융서비스접근권과마찬가지로,이들에게필요한건영업네트워트에대한접근권이다.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credit)란? 우리말로는 ‘무담보 소액대출’이다.
은행을 갈 수 없는 사람들, 소득이 적고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시중 금리 정도로 돈을 꿔 쓸 수 있도록 해주는 소액금융 서비스다.
비록 대출 대상이 저소득, 저신용 계층이라 해도, 사채시장의 고리대금업처럼 고객의 경제생활이 어려울 지경으로 높은 금리를 받는 행위는 마이크로크레디트가 아니다.
또 빌려준 돈을 원금만 받든, 원리금을 받든 꼭 돌려받는다는 점에서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일반 기부나 자선과도 다르다.
고객이 경제생활을 지속할 수 있고, 또 한 단계 높이도록 돕는 것이 마이크로크레디트다.
참고: 2005년 UN ‘마이크로크레디트의 해’공식 홈페이지 www.yearofmicrocredit.org 225호(2004년11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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