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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저축은행 추가 부실사고 ‘터질듯 말듯’
[진단]저축은행 추가 부실사고 ‘터질듯 말듯’
  • 김연기 기자
  • 승인 2005.01.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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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더이상안전지대는아니다.
금융감독원은지난1월14일서울양평동에있는한중저축은행에대해6개월영업정지를내렸다.
한중상호저축은행의경우는,2002년이후발생한10건의저축은행부실사고중상대적으로경영환경이좋은서울에서는처음으로발생한부실사고라는점에서업계에큰충격을주고있다.
이는더이상저축은행의부실사고가지방일만이아님을보여주는것이다.


업계역시당혹스럽기는마찬가지다.
저축은행중앙회가새해를맞아TV와신문지면을통해처음으로이미지쇄신광고를내보내고있음에도잇따라부실사고가터져나오면서당혹감을감추지못하는모습이다.
저축은행중앙회관계자는“리스크관리체제이행여부점검등정기감시체제를가동하고있지만감사범위와권한이제한돼실질적인기능수행에어려움이많다”고털어놓는다.
재무건전성이상대적으로우량한저축은행의불만도터져나온다.
감독당국의영업규제완화가더미뤄질것이뻔하기때문이다.
한대형저축은행관계자는“잇따라부실사고가터져나오면서고객들에게불신감을심어주는것도문제지만감독당국의각종영업규제완화방침이주춤해질수있다는점이더큰문제”라고지적한다.
이관계자는“많은수의저축은행들이자금운영에어려움을겪는상황에서동일인여신한도및거액여신에대한규제가너무엄격하다”며“저축은행규모에따라감독규정을달리해감독당국이건전한성장을유도해가야한다”고덧붙인다.


자산건전성기준,우량업체30%도안돼

문제는추가부실의암초가곳곳에도사리고있다는점이다.
갈수록덩치가커지고있는데도재무건전성은뒷걸음질치고있기때문이다.
지난해11월현재113개저축은행수신규모는31조7300억원으로지난해3월보다12.2%나늘어나사상최고치를기록했다.
그러나자산건전성을기준으로한우량업체의비율은전체의30%에도미치지못하고있다.
113개상호저축은행가운데고정이하여신(부실여신)비율이8.0%를웃도는업체는9월말현재83곳으로전체의73.5%에달한다.
저축은행감독규정에따르면고정이하여신비율이8.0%이하인저축은행을자산이건전한‘우량’업체로분류,이들에대해서만영업점신규개설을허가하고있다.


업계전체여신의30%정도를차지하고있는자산규모상위10개사도자산건전성이뒤떨어지기는마찬가지다.
이들가운데지난6월말현재고정이하여신비율이8.0%를웃도는저축은행은모두6개에달한다.
지난해9월말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영업정지처분을받은한마음저축은행이33.70%로가장높았으며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18.71%,진흥저축은행이14.07%로그뒤를이었다.
이밖에신한저축은행14.19%,한솔저축은행10.75%,솔로몬저축은행10.49%순으로고정이하여신비율이높았다.


여기에소액신용대출의연체율도가파르게상승하고있다.
2001년말11.1%수준에그쳤던소액신용대출연체율은2002년말29%로급등한뒤2003년말에는50%까지치솟았다.
소액대출의절반이부실채권인셈이다.
지난해에도이같은급등세는지속돼연체율은4월말54.8%에이르렀고지난연말기준으로는60%까지치솟았을것으로업계는추정하고있다.
거대은행에맞서몸집불리기에나섰던것이되레부메랑이돼저축은행들을덮친셈이다.
최근영업정지처분을받은한중저축은행의경우에도550억원의소액신용대출가운데80%정도가부실채권인것으로나타났다.
이같은상황이라면업계에선앞으로4~5개저축은행이추가로부실화할가능성이높다고분석하고있다.
지난해10월현재예금보험공사의집중감시대상에오른저축은행이19개에달하는등잠재적영업정지대상이적지않은상황이다.


금융당국에서도추가부실사고를막기위해감독체제를강화하는등발빠른대처에나서고있다.
금감원은일부기업들이부실저축은행을인수한뒤대주주의‘사금고’로이용하고있다는지적이제기됨에따라상시감시를강화하고있다.
고영준금감원상시감시팀장은“지역별로저축은행전담감시인력을구성해전국113개저축은행으로부터유가증권투자금액규모와음식숙박업등업종별대출현황을일주일단위로보고받아상시감시체제를유지하고있다”고설명한다.


하지만감독당국의어려움도만만치않다.
부실저축은행의수법이워낙교묘해지고있어적발에애를먹고있다는것이다.
고팀장은“저축은행법에의해출자자대출등부실가능성을차단하고있지만제2,제3의명의를도용해자금을빼가는사례가많아,이를밝혀내는데어려움이많다”고말한다.
실제지난해12월영업정지처분을받은아림저축은행의경우대표이사인김정주씨는형식상으로만인수자로돼있을뿐실제인수자금은다른사람들이냈는데도사전에이를밝혀내지못했다.
이후관련혐의자들이몇차례불법대출을통해고객돈을빼간후추가증자과정에서야혐의가포착돼이를적발할수있었다.


감독당국오히려업계눈치만살펴

사정이이러함에도금융고객들이저축은행의재무실태를한눈에파악하기란쉽지않다.
감독당국에서는저축은행의건전성여부를파악할수있는고정이하여신비율이나BIS비율을업체별로공개하기를꺼리고있다.
업계에불필요한피해가갈수있기때문이라는것이금감원측의설명이다.
금감원관계자는“개별업체의재무상황을언론이나외부에공개할경우파장이커관련업계의승인을사전에받아야하는실정”이라고털어놓는다.
금융이용자의편에서작은정보하나라도고객들에게알릴의무가있는금융감독당국이오히려업계의눈치를살피고있는셈이다.
하지만자기의속살을훤히드러내놓기를바라는업체는없을터.결국내부정보를파악하기위해서는고객스스로금감원홈페이지의통계정보나저축은행중앙회경영공시를일일이뒤져야한다.
상대적으로재무건전성이우수한한저축은행관계자는“공신력있는감독당국에서저축은행의재무건전성을적극적으로공개해야업계스스로부실요인을떨어내려는노력에힘을기울일것”이라고꼬집는다.
저축은행 예금 땐 이것부터 체크하세요
* 5천만원 이상 땐 분산투자해야 저축은행의 예적금은 1인당 원리금을 합쳐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
5천만원 이상 돈을 넣어둘 경우 5천만원을 초과한 금액은 다른 가족 명의로 계좌를 만들거나 다른 저축은행에 예금을 따로 하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영업 정지를 당하게 되면 몇 달 동안 예금을 인출하지 못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 경영공시를 반드시 살펴라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 fsb.or.kr에서 저축은행이 공시하는 경영공시를 참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초보자 입장에선 낯선 용어가 많아 어느 저축은행이 좋은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홈페이지에는 개별 저축은행 정보가 매달 새로 올려진다.
우선 BIS(자기자본 대비 위험가중 자산) 항목에서 5% 미만인 곳은 될수록 거래를 피해야 한다.
또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살펴야 한다.
저축은행의 대출자산은 자산의 건전성 수준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나뉜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총 대출자산(여신) 가운데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되는 부실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즉 이 수치가 낮을수록 건전성이 높다는 뜻이다.
저축은행 수신금리 및 재무건전성 구분 수신금리 고정이하 여신비율 BIS비율 04.06/03.06 04.06/03.06 한솔 5.0 10.75/9/03 5.43/ 4.60 제일 5.3 7.00/8.60 6.19/6.02 한국 5.0 6.53 /6.92 8.47/ 11.05 솔로몬 5.2 10.49/9.20 12.15/18.50 부산 5.7 7.1/10.7 6.85/ 5.1 신한 5.6 14.19/13.54 5.22/5.71 부산2 5.7 1.73/3.22 8.25/6.34 한마음 - 33.70/25.03 -4.21/9.42 진흥 5.2 14.07/5.04 7.28/8.57 현대스위스 5.4 18.71/13.10 6.40/6.18 단위 : % 자료 : 저축은행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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