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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중국의 역습, 차 산업 지각변동 시나리오
[진단]중국의 역습, 차 산업 지각변동 시나리오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5.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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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자동차산업의비약적발전은중국정부의전폭적인지원에그바탕을둔다.
중국정부는지난1994년‘자동차산업정책’을발표해원대한꿈을향한첫걸음을내딛었다.
97년부터는외국자동차업체의직접투자를받아들였고,그다음엔자국업체의경쟁력강화를위해기술이전경쟁을유도했다.
2002년WTO가입이후에는경쟁심화로인해수익이악화된업체를퇴출시키는구조조정을본격적으로단행했다.
모든게94년부터2003년까지10년의세월동안중국에서일어난일이다.


그런2004년이후중국정부가내세운전략은무엇일까?2004년이후중국정부는완성차업체의대형화와국제화를적극적으로추진해글로벌기업을육성하는쪽으로팔을걷어붙였다.
일차적인목표는세계500대기업에속하는완성차업체를2~3개육성하고부품업체의전문화와모듈화를가속화하는것.채경섭신영증권연구원은“최근자동차부품회사인현대오토넷에눈독을들이는것도합자형태로는더이상의기술진보가어렵기때문에아예기업을인수해기술을확보하려는계산”라고설명했다.


중국정부의야심은2003년6월발표된‘신자동차산업정책’에잘드러나있다.
‘신자동차산업정책’속엔외국업체의현지영업을제한할수있는조항들이삭제되고,자국자동차산업의구조조정에외국업체들의역할이필요하다는내용이강조되어있다.
이같은신정책이등장한배경은중국시장이확대됨에따라해외업체의급속한중국진출과경쟁심화가가져온문제점을바로잡고,주요수요계층이기업과정부로부터일반소비자로이동함에따라발생한여러제약조건을개선하는데있다.
WTO가입이후‘민족자동차기업’을육성해야한다는문제의식이커진것도빼놓을수없다.


중국자동차업계가본격적으로대형화를추진함에따라중국자동차산업은어느덧주력기간산업으로성장했다.
이미중국은미국,일본,독일에이어세계4대자동차생산국에올랐고,판매량기준으로는미국과일본에이어3위로부상했다.
승용차생산은2003년에200만대를넘어섰고,긴축생산에돌입한지난해에도500만대를웃돌았다.
시장성장세도눈부시다.
중국자동차시장은98년이후5년간평균22%나성장했고특히승용차판매성장률은30.5%에이른다.
한가지특이한사실은10대승용차업체가전체생산량의80%를차지한다는점이다.
중국에는현재117개에달하는자동차업체가있지만,연간1만대이상의생산규모를갖춘곳은겨우8개사에불과하다.


2007년이후세계시장서한판경쟁

중국의수출전략은한마디로‘선동남아진출,후선진국진출’로표현될수있다.
지리적,문화적격차가크지않은동남아등의인접아시아시장에대한수출을강화해국제화의발판을마련한다음,선진국시장으로진출하겠다는얘기다.
더욱이기술력이떨어지는완성차를앞세우기보다는조기에경쟁우위를확보할수있는부품수출에주력해시장기반을확보한다음,완성차의수출확대를도모한다는게중국정부의전략이다.


그럼중국자동차산업의비약적발전이가져올파장은어떠할까?전문가들은이같은추세대로라면2007년이후에는세계시장에서한국자동차업체들과한판경쟁을벌일것이라고조심스럽게내다보고있다.
핵심부품의현지공급을위한선진대형부품업체들의중국진출이지속되면서중국산자동차부품의수출확대역시촉진될것으로보인다.
채경섭신영증권연구원은“당분간완성차부문에서중국메이커와경쟁을벌이지는않을것"이라면서도,"중국업체들이기술력해소를위해적극적인투자에나서는것을염두에둬야한다"고말했다.

한국과중국의자동차업체들사이의‘외나무다리싸움’은피할수없는운명이될것인가?한국은수출규모면에서중국을앞서고있지만,중국은수출증가속도면에서한국을앞서고있다.
두나라의수출규모격차도점점줄어들고있다.
일부품목에서는중국이오히려앞서기도한다.


가격경쟁력에있어서도중국은이미한국의턱밑에와있다.
비록아직까지는업체당생산규모가작고값비싼수입품목을사용함으로인해가격경쟁력이낮은수준이지만,큰폭의자동차수요증가에힘입어자동차생산이급속도로증가하고부품관세도인하되고있는추세인점을고려하면,중국자동차산업의경쟁력이얼마만큼높아질지는가늠하기힘들정도다.


물론 아직까지 품질 면에서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게 한국이 내세울 만한 무기다.
일본의 품질 수준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90% 수준이지만 중국은 아직 55%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이마저도 섣불리 안심할 상황은 못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품질 경쟁력 격차가 현재는 4년이지만 2010년에는 2년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내에서 시설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고 품질관리에 대한 인식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것을 고려한 수치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공급 능력 전망
구분2007년2010년2015년연평균 증가율
2004~20102010~2015
승용679868117616.46.3
상용37154263411.03.2
전체10501410181014.15.1
자료 산업연구원 단위 만대, % 가격 경쟁력 턱밑, 기술력도 안심 못해 기술력 면에서도 이미 한국이 안심할 단계는 지났다.
비록 중국 현지 업체들의 경우에는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지는 못했지만, 현지에 진출한 해외 업체가 선진기술을 직접 적용하는 사례가 날로 늘고 있는 탓이다.
생산조립기술의 경우 선진국 기술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천진기차는 60%, 일기VM이나 상하이GM은 80%, 상하이VW은 95%까지 이른 상태다.
한국 수준에 거의 도달한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중국 자동차산업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라면 설계능력을 꼽을 수 있다.
아직까지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모방설계 수준에 맴돌고 있는 탓에 독자설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진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이 독자설계능력을 갖추는 일은 2010년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어도 설계능력면에서는 다소간의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중국 자동차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 맞서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어떤 대응전략을 보여줄까? 완성차업체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가늠하는 열쇠는 시장을 선점한 이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달려 있다.
이는 최근 현대·기아차가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열을 올리는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를 위해서는 질 높은 제품의 생산뿐만 아니라 딜러망 확충 등을 통해 판매활동을 강화하고, AS부품 판매 및 정비사업망을 구축해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업종별, 지역별, 시기별로 투자진출 전략을 세분화하고 협력 업체들간 정보공유를 통해 보조를 맞추는 일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김주영 한국수출입은행 국별조사실 선임연구원은 “독자적인 승용차 모델을 출시할 경우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강조한다.
2010년 100만대, 2015년 200만대라는 중국 수출 물량이 말해주듯,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 성능, 디자인 면에 있어서도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어느덧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한국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비록 2010년까지는 한국의 경쟁 상대가 되지는 못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라 해도 이제 한국업체들은 중국 자동차업체의 행보에서 눈을 돌릴 수 없다.
“중국산 BMW나 벤츠가 한국에서 저렴하게 팔린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손을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는 채경섭 신영증권 연구원의 말처럼, 중국 업체들은 이미 한국업체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한국과 중국의 발전전략 비교
한 국중 국
발전전략제한적 외국 자본 및 기술 도입을 통한 자립형통제된 외국 자본 및 기술 도입형
(투자 기업의 기술 이전 촉진을 통한 기술 자립 달성)
외국 자본 및 기술활용도
성장방식단계별 성장동시 성장(기술 이전 및 개발, 수출 산업화, 해외 진출 등)
시장수출 중심내수 중심
기업 소유구조민간국영(중앙, 지방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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