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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꼴 미국 증시서 희망을 낚다
닮은 꼴 미국 증시서 희망을 낚다
  • 박효진굿모닝신한증권연구원
  • 승인 2005.03.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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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등락뚫고5전6기네자릿수진입…증시주변여건,간접투자확대도비슷

1961년부터82년까지지수600~1000대에서등락을보였던미국증시는82년8월지수776에서83년11월지수1287까지무려65.6%나급상승하면서네자릿수시대를맞이했다.
87년이래최근까지한국증시의KOSPI도지수500~1000대박스권에서등락을보였다.
그러다2004년8월지수719를바닥으로약40%상승해3월4일현재지수1012고지를넘어섰다.


당시미국증시의움직임을반추하는이유는간단하다.
미국증시가긴박스권등락을돌파하면서겪은흐름과상황이현재한국증시의움직임과너무나유사한모습을보이기때문이다.
그상황을KOSPI에단순적용한다면지수1192까지오르는것도가능하다는게필자의생각이다.



미국증시도네자릿수안착위해홍역치러

미국증시는1800년대이후장기상승세를꾸준히이어왔다.
1900년초지수55에서2000년초지수11722까지상승하면서장기적으로주식투자의성공을보여주는대표적시장이었다.
다만,기간별로분할해살펴보면상대적으로의미있는도약이일어나기전에는큰폭의조정국면들이계속나타났던것을알수있다.
1870년대철도붐이후급조정,1929년대공황,64~82년까지의장기박스권등이그런것들이다.


특히미국증시강세속에서도장기조정국면이었던82년은매우중요한변화를내포한다.
64년부터82년까지다우지수는네자릿수지수대안착을하기위해엄청난홍역을치러야했다.
하지만다우지수는마침내82년8월12일저점을확인한다음,10월11일지수1000대에도달했다.
그리고16개월동안가파른상승을거듭해지루하던20여년간의박스권을돌파했다.


그런데한국증시에서도2004년에이런의미있는변화들이나타나기시작했다.
87년이후한국증시는지수500~1000이라는장기박스권안에서움직여왔다.
성장과펀더멘털에대한고민들이반복되면서한국경제의도약은80년대후반이후멈춰진상태다.
하지만지난해미국금리인상,중국경제긴축,고유가라는3대악재의등장과외국인매도에도불구하고지수는지수719에서하락세를멈췄다.


이런한국증시의상황은여러모로미국증시와닮은꼴이다.
우선기술적으로네자릿수지수대부담을가졌던것이그렇다.
지수의구성방식은다르지만,시대상황을대표하는대표적인지수가20여년간지수500~1000대의박스권에서머물렀던점은매우흡사하다.
더구나5번이나네자릿수지수대안착에실패했고6번째에서야성공했다는점도흥미롭다.


또성장에대한비관론이폭넓게퍼져있었다는점도비슷하다.
당시미국경제는70년대말의인플레이션쇼크이후4차례마이너스성장이라는‘쿼드러플딥’을겪는최악의침체국면을맞았다.
한국도2002년소비버블붕괴후유증과성장모멘텀결여에따라GDP성장률에대한불신의골이깊어져있는상태다.


투자의부진과급반전을겪은것도유사하다.
당시미국에선총투자율(총투자/총저축)이80년이후급격하게하향하면서투자위축문제가심각한상태였다.
그런데82년상반기부터투자회복조짐이뚜렷하게나타났다.
한국의총투자율도2003년초를정점으로급격히하락해아직도바닥다지기중이다.
하지만상장기업을중심으로대기업들의투자확대가진행되고있어조만간투자회복은그성과가나타날것으로보인다.


신용붕괴를겪었다는사실도빼놓을수없다.
미국은80년대초반가계신용붕괴를한차례겪었다.
82년말까지몇차례신용위축이진행되다가이후빠른회복세로반전했다.
한국에서도2002년을정점으로급격한가계신용위축이진행됐다.
신용카드버블의붕괴가진행된다음2004년부터바닥다지기가진행됐고지금회복을하고있는상태다.


급격한통화팽창이시작된것도닮은꼴이다.
미국은당시낮은인플레이션,재정의적극적확대,82년8월멕시코사태로촉발된남미위기에따른FRB의금리인하등으로말미암아통화량은전년대비월증가율이82년4월4.6%에서83년7월엔13.7%에이를만큼빠르게늘어났다.
한국의경우도대외유동성의유입과불태화의난점,1월은행예금7조9천억원이이탈하는등국내금융권간빠른자금이동,낮은인플레이션과재정확대,정책금리의낮은수준유지등을감안한다면통화량팽창의가능성이갈수록높아지고있다.


막바지금리하락이후금리반등이왔다는점도비슷하다.
79년말의‘볼커쇼크’라불리던극단적인통화정책이후82년16.5%에달했던금리는83년1월8.62%까지급락했다.
이후금리는빠른속도의반등세를나타내면서84년6월12.1%까지치솟은다음에서야저금리를유지했다.
국내금리도2000년이후지속적인하향국면에접어들어2004년말국고채3년물금리가3.28%까지도달한이후빠른반등조짐을보이고있다.

가계의 엄청난 주식 홀대라는 현상도 유사하다.
미국 가계의 주식 직접 투자는 68년 32.7%까지 상승한 이후 82년까지 지속적으로 하향해 9.3%에 도달한 뒤 반전됐다.
이것은 이전 증시의 박스권 지속 때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했다.
한국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도 89년 증시 급등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 2004년 현재 전체 금융자산 내 비중이 5.6%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가계 투자 마인드가 변화하면서 증시 분위기를 바꾸었다.
미국에서는 뮤추얼 펀드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증대되면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등 펀드에 대한 가계의 투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간접 투자 열풍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다.
한국에서도 80년대 개인의 주식 직접 투자 붐이 인 뒤 보험과 연금, 펀드 등의 가계금융 자산 비중 늘어나면서 장기 투자 마인드를 자극하고 있다.
국내 가계에서도 생보와 연금 등의 비중이 98년 16.8%에서 최근 20.3%까지 급증했다.
기업연금 도입 직전 네자릿수 도달 즉 미국 증시가 네자릿수 지수대에 안착하게 된 기저의 원인은 간접 투자를 통한 주식 비중의 꾸준한 확대에 있다.
미국 가계의 자산구성 비중이 금융 자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었던 점은 국내 자산운용의 변화 흐름에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2002년 말 국내 가계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83%, 금융자산이 17%(안전금융자산 16%, 주식 1%)에 불과했던 상황이 재편되는 것은 근원적인 투자 마인드의 변화 가능성을 안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배당펀드와 적립식 펀드의 성공은 장기 투자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투자문화가 바뀌면서 2003년 말 20만개였던 펀드의 계좌수는 2004년 말 100만개까지 증가했다.
특히 기업연금 도입 직전에 네자릿수대에 도달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미국은 81년 기업연금제의 도입을 확정하고 84년부터 401K가 실시됐다.
401K 자금은 84년 시행 당시 920억달러에서 86년까지 3년 동안 1830억달러로 2배 증가하고 90년에는 3850억달러로 4배 수준까지 급팽창하면서 장기 투자문화의 관행을 성공시키는 주요 원천으로 작용했다.
국내에서도 2005년 말 퇴직연금제의 도입 뒤 20% 정도가 퇴직연금제로 전환한다는 가정을 하더라도 2005년 9조9천억원, 2010년 13조5천억원이 퇴직연금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강력한 재정 부양과 감세정책도 비슷한 점이다.
80년대 초반 미국의 레이건 정부는 강력한 감세정책을 실시했다.
81, 82, 83년에 걸쳐서 계속 소득세를 내렸고, 자본이득세도 28%에서 20%로 인하했다.
한국에서도 2004년 근로소득세, 법인세 등이 인하됐으며 기업형 도시, 행정도시, 한국형 뉴딜 등 내수 회복을 위한 건설경기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기업수익 모멘텀은 다소 약화되었지만, 저평가됐다는 것도 닮은 꼴이다.
미국 기업의 수익성은 80년대 초반 상대적으로 악화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9%대에서 계속 줄었다.
그런데 이와 함께 밸류에이션의 과도한 저평가 현상이 나타나 S&P500 기준으로 82년 주가수익률(PER)이 6.9배까지 하락하는 극심한 저평가 상태를 거쳤다.
이후 평균적 레벨로 주가가가 상승하면서 증시도 더불어 회복됐다.
국내 기업 실적 역시 높은 ROE 수준(2004년 17.8%, 2005년 15.0% 전망)에도 PER 기준으로는 2004년 실적 대비 8.1배, 2005년 실적 대비 8.4배에 불과해 미국 S&P 500 기업들에 비해 과도한 저평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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