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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교육, 똑소리 나는 만남
게임과 교육, 똑소리 나는 만남
  • 오나라콘텐츠경영연구소책임연구
  • 승인 2005.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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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린인터넷고,MMORPG<군주>로경제교육실험…59%“학습효과높다”응답

게임은우리에게유희의대상이다.
우리는게임을통해즐거움과스릴을느낀다.
그런데놀이문화인게임을교육에도활용할수있을까.이런‘생뚱맞은’상상을현실에접목한사례가있다.
콘텐츠경영연구소가시도한‘온라인게임교육활용프로젝트’가그것이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매우다양한종류가있다.
이가운데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은현실사회와가장닮아있다.
여기에는현실을빼닮은듯한특징들이몇가지있는데,그가운데하나가‘시간’개념이다.
돈을많이벌어거부가되거나높은레벨에올라위력을행사하기까지는수개월에서수년의시간이걸린다.
현실과마찬가지로목표한바를이루기위해서는꾸준하고장기적인노력이필요한것이다.


MMORPG가현실과유사한또하나의측면은,장기적이고지속적인인간관계가이루어지는사회라는것이다.
현실과마찬가지로여기서도사람사이의관계가깊은행복감의원천인동시에고통스러운스트레스원이다.
빈부격차가엄연히존재하며,자본이자본을낳는다.
때로는그격차가너무커,상위20%가80%의자산을보유한다는‘20/80법칙’이적용되기도한다.


또한자본이없는이용자는오랜시간사냥과채집이라는노동을감수해야하지만,자본을소유한자는아이템의대량거래를통해재산을빠르게불린다.
부자가되는것은곧강해진다는뜻이다.
무기와방어구를사면큰힘을얻으며,게임속다른사람도마음대로살리거나죽일수있는권력을갖는다.
돈이많으면정치적영향력도커진다.
아이템현금거래의이면에는이러한사회적배경이있다.


아이템현금거래실태를보면알수있듯이,MMORPG사회의경제활동이가상이냐현실이냐를묻는것은무의미하다.
이용자는사냥과채집을통해모은자재를시장에내다팔거나이를가공해부가가치를얻는다.
생산과소비,거래와자본의축적이자유롭게이루어진다.
청소년들에대한게임의폐해가많이지적되고있는요즈음이지만,이러한측면에서본다면청소년들은의식하지못하는사이에온라인게임을통해미래의주역으로서배워야할핵심덕목인‘시장자본주의’를체험하는셈이다.


가상세계서시장자본주의몸소체험

이는경제적인측면뿐아니라사회전반에대해미리가상적경험을한다는면에서도긍정적이다.
이러한경험이중요한이유는,비록가상적이라할지라도이용자가직접수행하기때문이다.
사회학습이론에따르면효능감은직접적수행에의해발달한다.
강의를듣거나비디오와같은시청각자료를보는식의학습은모두대리적수행이므로효능감을발달시키는효과가적다.


효능감은정해진목표를수행하는데필요한다양한방법을학습하고이를실천에옮기는능력이자신에게얼마나있는지에대한냉철한판단이다.
어떤영역에서나타나는개인의효능감이곧해당영역에서의성패를예견할수있다는경험적증거들이많이나오고있다.
예컨대중간시험수학과목에서똑같이70점을받은학생이라도각자가느끼는수학학습에대한효능감은다르다.
지금은다같은70점이지만,효능감이높은학생들은기말고사에서성적이올라갈확률이높다.


가상세계는현실보다쉽게구성돼있기때문에청소년들이성공을경험하는것도현실에서보다쉽다.
이것이하나의몰입요인이되는것은물론이다.
누구나등급을올릴수있으며,거래는성공확률이크다.
인간관계는신체적접촉이없고외모·학력·성별·연령·지위고하를초월하기때문에현실보다쉽게맺어진다.
현실의학교에서는이러한성공경험을하는학생들은소수일뿐이고,대다수의학생들은성취감보다는패배감을경험한다.


그렇다면,온라인커뮤니티를이용해학생들의의욕과효능감을고취시킬수있지않을까.이러한온라인커뮤니티의학습효과에대한실험이지난해겨울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서실시됐다.
실험에는정치경제MMORPG를표방하는엔도어즈의<군주>가이용됐다.


<군주>에는온라인게임의기본특성인물품생산과거래시스템이외에도주식거래시스템,부동산매매및임차시스템등이갖추어져있다.
이커뮤니티에는서버의통치자를뽑는선거제도가있으며,각마을은주식회사형태로이용자가돈을벌어주식을모으면마을의대주주가될수있다.
대주주가되면마을의대표자를선출할때발언권을갖는등의정치적영향력을행사한다.
서버의대표자는서버의세율을결정하고질서를어지럽히는이용자에게제재를가할수있는막강한권력을갖는다.
권력을남용하면이용자들이시위를하고심할경우탄핵도한다.
게임속지도는검정교과서를바탕으로한것으로,교과서내용이수정되면지도도바뀐다.


이학교2학년학생가운데75명이실험에참가했다.
이들은경제과목의이론들을게임에적용하는수업을받았다.
학생들은이론을공부하고나서3명이1조로온라인에접속했다.
각조는일종의회사역할을했다.
재료를채집하거나구매해가공하고이를시장에내다파는일을수행했다.
구매와판매시에는가격을결정하기위해시장가격을조사했고,적정한가격을결정하기위해토의도했다.
수업은2주에걸쳐진행됐고,자본을가장많이축적한조는상을받았다.


실험이시작되기전과끝난후에학생들은경제학습에대한효능감과흥미도를측정하는설문에응답했다.
효능감을묻는문항들은△나는거래를잘하는방법을배울수있다△나는수입과지출을계획적으로할수있다△나는투자와이윤의원리에대해학습할수있다△나는시장경제의원리에대해스스로학습할수있다△나는시장에서가격이어떻게결정되는가에대해연구할수있다등이었다.
흥미도를묻는질문들로는△학교의경제수업시간이재미있다△나는기업경영에대해공부하고싶다△나는시장에서가격이어떻게결정되는가에대해흥미를느낀다등을제시했다.




실험결과는긍정적이었다.
실험이전에실시한설문조사에서는‘경제학습에대한효능감’에서부정적응답을보인학생들(64%)이긍정적응답을보인학생들(36%)보다높은비율로나타났다(<그림1>참조).하지만실험이후의설문조사에서는경제학습에대한효능감에서부정적인응답을한학생들(41%)보다긍정적인응답을한학생들(59%)이더많았다.
‘경제학습에대한흥미도’에있어서도성과가있었다.
실험전에실시된설문에서는경제학습에대해흥미를보인학생들이38%였으나,실험이후는46%로증가하는양상을보였다(<그림2>참조).

일본과손잡고교육활용프로젝트도

실험결과로볼때,교육현장에서MMORPG커뮤니티가활용될가능성은충분히엿보인다.
물론양질의온라인게임을선택한다는전제하에서다.
현재자라나고있는세대들은기성세대와크게다른조건에서사회화되고있는데,그가운데하나가온라인커뮤니티에의한사회화라할수있다.
많은아이들이온라인에접속해같은또래나성인들과의사소통을하고있다.
과거에는상상할수없었던일이다.
이세대들의심리는과거의세대와는어떻게다를까.이러한현상에대한체계적인연구는교육적입장에서도매우중요한일이다.


온라인게임을교육에활용하려는움직임은이제일본으로확산되고있다.
콘텐츠경영연구소는지난2월24일일본도쿄에서동경대학교와함께온라인게임을활용한교육프로젝트를공동으로진행하기로결정했다.
이에따라일본측은우선2005년상반기부터10월까지파일럿테스트를실시하고,이를토대로역사분야의교육프로그램을운영할계획이다.
여기에참여할게임으로는일본전국시대를그린노부나기의<야망>으로결정됐다.
온라인게임이교육과결합하며새로운지평을열어가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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