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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경영은 선택 아닌 필수 “녹색기업으로 만들어드려요”
친환경경영은 선택 아닌 필수 “녹색기업으로 만들어드려요”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5.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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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엄격해지면서환경컨설팅급부상…기후변화등새로운영역도생겨나

삼성SDI는지난해9월국내기업중에서는처음으로2005년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기업으로선정돼주목받았다.
DJSI지수는지속가능성측면에서각산업별상위10%내에포함된기업들로구성된새로운주가지수다.
환경,경제,사회분야의지속가능한발전을위해노력한기업들에게부여된다.

이에대해김정근삼성SDI지속가능경영추진사무국차장은“대대적인컨설팅을받아경영프로세스전반을개선해나가는과정에서얻은결과”라며“특히취약했던환경경영부문에대한대응전략을수립하는데큰비중을뒀다”고말한다.
삼성SDI가환경컨설팅업체인에코프론티어의주관하에컨설팅을받기시작한것은지난2003년.조직진단은최고경영자인CEO에대한인터뷰에서부터시작됐다.
조직의전략을새롭게짜는데있어CEO의의지는그무엇보다중요한관문이기때문이다.


“대체로글로벌시장에서제품규제가어떤식으로다가오고있는지에대해기업들의정보수준이취약한편이죠.매출의30%이상을손해보기십상인데말이에요.현재상태로가다간조직이어떤리스크를안게되는지에대한진단과해결책을제시해주는게컨설팅의주요내용이었죠.”임대웅에코프론티어서스테이너빌러티사업부장의이야기다.
삼성SDI에대한컨설팅은CEO부터말단직원까지마인드와업무프로세스를뒤흔들어놓는큰작업이었다.
단순히분리수거나폐기물처리를담당하는부서의일이아니었던것이다.


가시적성과는곳곳에서드러나고있다.
삼성SDI는지난해아끼고(Reduce)재활용하고(Recycle)다시쓰는(Reuse)용수절감3R운동을펼쳐전체1055만톤의용수중448만톤을재활용해23억원의비용을아꼈다.
제품의포장재도소형화,경량화에초점을두고재설계해연간49억원을절감시킬수있는채비를갖췄다.
무엇보다지난해EU가규제하고있는유해물질이들어가지않은제품생산에착수한것은의미가크다.


환경컨설팅,2010년5270억원규모로성장

친환경경영을도입하려는기업들의수요가늘면서국내에서도환경경영을전문적으로컨설팅하는업체들이속속생겨나고있다.
지난1995년설립된에코프론티어를비롯해에코시안,에코아이,ERM코리아,리차드컨설팅등이환경경영쪽컨설팅업체로왕성한활동을벌이고있는중이다.


또한LG환경연구원의경우지난2003년LG그룹으로부터분사한이후고객층을점차확대해나가고있다.
그룹내계열사를대상으로정보공유및관리기능을주로하고있는삼성지구환경연구소와는차이를보인다.


환경부에따르면환경컨설팅업의세계시장규모는지난2000년기준으로283억달러수준이다.
이중약64%가북미지역에형성돼있다.
미국의경우2천여개가넘는환경컨설팅업체가활동하고있다.


물론이에비하면국내시장은아직미개척지에다름없다.
국내환경컨설팅시장규모는지난2003년기준으로1100억원수준이다.
그나마도환경엔지니어링,즉기술컨설팅이포함된규모여서환경경영쪽만보면더미미하다.
90년대중반까지만해도환경컨설팅은환경효율을높이기위한설비구축등기술적측면에국한돼이루어져왔기때문이다.
환경부환경경제과관계자는“국내에서스스로의활동을환경컨설팅으로보는업체가총68개기업인데,아직대부분은엔지니어링업체나환경영향평가대행업체”라고말한다.


다만전문가들은앞으로환경경영을주축으로하는환경컨설팅시장이꾸준히성장할것으로예측하고있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김태용박사는“선진국들의환경규제강화에따라환경산업의시장전망은매우밝다”며“무엇보다환경산업의지식기반이자출발점이되는환경컨설팅이활성화될것”이라고말한다.
또한환경컨설팅의성장률은매년10%이상이될것이며,2010년까지는5270억원규모로성장할것으로추정했다.


실제업체들의성장속도도빠른편이다.
정해봉에코프론티어사장은“매년50%이상의매출성장을이루고있다”고말한다.
은종환에코시안사장도“최근3~4년간시장이빠르게커가고있는데매출성장은물론이고컨설턴트들도많이늘고있다”고전한다.


정부가환경컨설팅업의활성화방안을발표하서나섬에따라관련시장의분위기는좀더무르익을전망이다.
지난3월초환경부는내년하반기부터기업체나공공기관에환경관련자문이나대행서비스를제공하는환경컨설팅업을지원하는법개정을추진한다고밝혔다.
여기에는대기업에비해대처능력이떨어지는중소기업들이보다손쉽게환경컨설팅업체의문을두드릴수있도록하자는취지도담겨있다.


“한출판사가재생용지를사용하지않아수출이무산된경우가있었어요.회사입장에선형형색색으로훌륭하게디자인해내보낸책이되돌아오니어이가없어하더라구요.환경규제에대한정확한정보를알지못하면더이상사업을하기힘든환경이온것이지요.”LG환경연구원이병욱원장의이야기다.


수출시장환경규제,공정에서제품규제로급변

수출시장의환경규제가공정규제에서제품규제로급격하게변화한것은기업들의컨설팅수요를촉진시킨가장큰요인으로꼽힌다.
환경관리의범위가자사의생산공정이나폐기물처리에국한되던시대는지나갔다는것이다.
S전자가몇해전대미수출제품에오존층파괴물질을사용해20만달러에달하는세금(오존파괴물질세)을낸것은주목할만한사례다.


특히EU의환경장벽은빠르게두터워지고있다.
산업자원부에따르면지난2002년대EU수출액207억달러의70%가환경규제적용대상이다.
예컨대전기전자제품의경우2006년7월부터시행되는특정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에따라납,수은,카드뮴등6대유해물질이들어가선안된다.
여기에다올하반기에는설계단계에서부터폐기에이르기까지환경적요소를고려해야하는에코디자인이되지않은에너지사용제품의시장진입을금지하는법령이만들어질전망이다.


이런규제들은더이상친환경경영을선택이아닌‘필수’코스로인식하게끔만들고있다.
대기업은물론이고부품을납품하는수많은중소기업들까지청정생산을하지않으면제품을팔수가없게되기때문이다.


“과거에는기업들이환경을비용의문제로생각해왔기때문에,경기가좋지않을수록소홀했던것이사실이에요.환경친화기업으로지정받은기업규모가97년122곳에서IMF직후인98년에102곳으로전년보다줄어들었던것도그런맥락이죠.돈이없다며‘지정’자체를반납하는경우도있었거든요.”환경친화기업지정제도를운영하고있는환경부관계자의말이다.
하지만앞으로는경기와상관없이기업의생존을위해선불가피해졌다는이야기다.


90년대후반부터2000년대초반까지만해도환경컨설팅의주요내용은국제환경경영시스템규격인ISO14000시리즈의인증을획득하는데집중됐다.
이과정에서환경라벨링이나환경성과평가,제품의전과정에서의환경영향을정량적으로평가해주는전과정평가(LCA)등이주요한환경기법으로등장했다.


이병욱LG환경연구원원장은“ISO14001인증기업수가2004년11월까지2437개에이르러양적성장을이뤘지만,질적측면에서의환경경영도입은아직미흡한것이현실”이라고지적한다.
앞으로는기법위주의환경경영도입에머물러선안된다는이야기다.
환경컨설팅업계가제품의기획단계에서부터구매,생산,마케팅등전과정에환경을고려한에코디자인시스템구축이나,아예기업의비전을새롭게짜들어가는전략컨설팅을적극적으로제안하고있는것도이런맥락에서다.


정승태LG환경연구원수석연구원은“아직초기단계지만경제성을고려한환경회계를도입하는기업들도늘고있다”고말한다.
예컨대환경회계를도입하면폐기물처리시들어가는비용까지따져서제품원가를새롭게매긴다.
이렇게되면자연스럽게원가비용을줄일수있도록공정개선이나비즈니스프로세스를바꾸게되는식이다.


지난2월교토의정서가발효됨에따라기후변화쪽은새로운컨설팅영역으로떠오르는중이다.
이미온실가스배출량이많은기업들은자체적으로테스크포스를꾸리는등대비책마련에들어간상태다.
2013년부터교토의정서에의한온실가스감축의무가부여될경우적잖은준비가필요하기때문이다.
뿐만아니라배출권거래나청정개발체제(CDM)사업등새로운시장이개척될여지도있어업계의관심이커지고있는분야다.


미국<포춘>“향후환경전문가수요급증”

미국의<포춘>최신호는향후10년간수요가급증할것으로보이는직업1위가환경엔지니어로조사됐다고밝혔다.
환경전문가에대한시장수요가그만큼늘어날것이라는이야기다.
속도가더딜뿐국내에서도상황은크게다르지않을것으로보인다.
이에따라업계에선미리미리환경전문인력양성에대한투자를아끼지않아야한다는목소리도적잖게흘러나오고있는중이다.






그린마케팅을 아시나요?


“일본 유통업체 다이에는 지난 1991년 4월부터 폴리에틸렌 포장용지의 사용을 줄이기로 하고, 장바구니를 가져오는 고객에게 스탬프를 찍어줬어요. 스탬프수가 20개가 되면 100엔 상당의 제품을 무료로 줘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죠.”

이병욱 LG환경연구원 원장은 “제품설계나 구매, 생산 등을 뛰어넘어 가격전략과 유통, 광고 및 소비자와의 의사소통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그린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다이에의 경우 소비자와의 그린 의사소통의 사례로 꼽을 수 있다는 것이다.


ampm의 E지향적 브랜드 전략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기서 E지향적이란 자연환경(Ecology), 지구친화(Earth), 지속적인 노력(Effort) 등을 중시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ampm의 냉동 도시락은 여러 측면에서 시사점이 많다.
우선 팔다가 남은 도시락을 퇴비화해서 야채로 재배, 다시 도시락 재료로 사용해 폐기물 발생을 억제시킨다.
또한 제조한 즉시 급속냉동을 시키기 때문에 합성 착색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한가한 시간에 배송해 대기오염 및 에너지를 절감시킨 것. ampm은 이 밖에도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문방구 ‘지구탐색’(Earth Quest)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그린마케팅의 사례는 한층 더 폭넓게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3월24일 환경재단에서 그린마케팅에 대한 강연을 한 윤은상 매사추세츠 주립대 교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스마트 그로스’ 프로그램은 그린마케팅이 향후 고도의 기업전략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환경오염이 갈수록 가속화될 것이라는 데 착안한 이 은행은 10년 뒤 사람들은 좀 더 밀집된 주거환경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모여 살면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BOA는 이런 방향의 주택건설에 적극적인 스폰서로 나서기 시작했죠. 예컨대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잘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이 한꺼번에 입주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주거공간을 조성을 하는 식이죠. 기업으로 치면 CEO부터 경비까지 같은 동네에 사는 거구요. 물론 집값은 달리하구요.” 윤 교수는 이미 매사추세츠엔 이런 주거공간이 들어서고 있고, BOA는 그 주거공간 내에 지점을 만들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국내 환경경영 전도사 1호 정해봉 에코프론티어 사장

“환경컨설팅, 브랜드 가치 향상에 기여”


“지난 2001년 소니사가 네덜란드에서 규제치 이상의 카드뮴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게임기의 수입을 금지당했어요. 이로 인해 당시 소니사는 매출손실액만 2천억원인 데다 유럽 지역에서의 브랜드 가치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죠.”

정해봉(48) 에코프론티어 사장은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하고 환경 규제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막대한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갈수록 복잡해지고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기업 및 제품의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환경경영 컨설턴트 1호로 꼽히는 정 사장은 지난 95년 이런 시장 변화를 일찌감치 감지하고 에코프론티어를 설립했다.
“환경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데 비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경영기법이 전혀 없더라구요. 이때만 해도 경영자들이 환경경영이라는 개념조차 알지 못하던 시절이니까요. 환경과 경영을 잘 접목시키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컨설팅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됐죠.” KAIST에서 경영과학을 전공한 정 사장을 비롯해 에코프론티어의 창립 멤버들이 모두 환경 관련 분야가 아닌 경영학 전공자들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 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환경경영 시스템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여전히 환경관리부서의 담당업무로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경영 프로세스 내에 환경적 요소가 도입된 만큼 이를 관장할 조직도 한 단계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대목이죠.”

정 사장은 또 “향후 환경컨설팅은 기업이나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동안 ISO 14000 시리즈와 같은 국제 환경경영 시스템의 규격을 획득하는 데 치중한 것에 비해, 점차 컨설팅의 내용이 기업의 전략쪽으로까지 옮아가고 있기 때문. 환경적 요소를 도입함으로 해서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고급 컨설팅 인력이 더 많이 확충돼야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울러 정 사장은 환경컨설팅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말한다.
교토의정서 발효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이 대표적이다.
CDM은 선진국이 개도국에 기술과 자금을 투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시켜 그 감축분을 배출권으로 얻는 것으로,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표1/선진국주요환경규제현황
발효시기/국가/규제명/내용
2003년1월,2004년1월/EU/냉장고에대한HCFCs(수소염화불화탄소)및CFCs(염화불화탄소)사용금지/파기불능(fixed)형으로100kw미만의냉각시스템은2003년1월부터,파기가능(reversible)형냉장고냉각시스템은2004년1월부터금지됨
2004년1월/EU/파라핀(SCCPs)사용금지/금속가공및가죽제품에SCCPs사용이금지되며,이를위반한제품은EU내판매불가
2004년/미국/미국자동차배기가스규제/질소산화물(NOx)배출량규제,증발가스기준치대폭강화
2004년7월/EU/아조염료사용금지/섬유가죽제품에아조염료사용금지
2004년12월,2005년1월/EU/유독성화학물질사용금지/부탄,이소부탄등41개물질(2004년12월),코발트디클로라이드,아조벤젠등25개(2005년1월)
2005년3월/EU/화장품화학물질사용규제/화장품에대한화학물질사용기준강화,기준미준수화장품EU내판매금지
2006년7월/EU/특정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납,수은,카드뮴등이함유된전기전자제품판매금지
2007년1월/EU/전기전자장비폐기물처리지침(일명WEEE지침)/2007년1월부터EU내판매되는거의모든가전제품은재생,재사용리사이클비율과무료수거의무를준수해야함
2007년/EU/페인트,자동차refinishing(표면재마감)제품VOC(유기화합물)기준제정/페인트,안료,자동차refinishing(표면재마감)제품의VOC배출량연간50%감축
2007년/EU/폐차처리지침/폐차수거와재생시스템구축의무화
(자료:KOTRA)

*표2/연도별ISO14001인증유지현황
1996년/1997년/1998년/1999년/2000년/2001년/2002년/2003년/2004년11월
54곳/120곳/173곳/296곳/517곳/811곳/1127곳/1607곳/2437곳
(자료:한국인정원,2004년11월30일현재)

*표3/환경친화기업지정업체현황
1995년/1996년/1997년/1998년/1999년/2000년/2001년/2002년/2003년/2004년/2005년3월현재
28곳/77곳/122곳/102곳/112곳/99곳/126곳/134곳/146곳/157곳/162곳
(자료: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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