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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마케팅 철학 스타벅스엔 없어요”
“어머니 마케팅 철학 스타벅스엔 없어요”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5.04.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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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룡민들레영토사장

토요일오후서울종로2가YMCA빌딩앞.쌀쌀한바람이부는속에서도10명이넘는사람들이줄을서있다.
이윽고어여쁜복장을한직원이따뜻한물을가지고나와기다리는사람들에게나눠준다.
줄의앞머리가향한곳은다름아닌민들레영토종로2가점이다.
조금만눈을돌려보면널려있는게찻집이지만,이렇게오랜시간을기다려서라도꼭민들레영토에가려는사람들이있다.
“아마우리나라외식업소가운데에서고객결집력이가장높은곳이저희민토(민들레영토)일겁니다.
고객만족도에서스타벅스를이긴것도그런맥락이지요.”‘사장’이라기보다는‘다방마담’으로불리고싶어하는지승룡(49)민들레영토사장은사람들의민들레영토사랑을자랑스럽게이야기한다.


지승룡사장의자랑이호기는아니다.
민들레영토는우리나라에서매우독특한위치를차지한외식업소체인이기때문이다.
민들레영토가세상에첫선을보인것은11년전인1994년4월.신촌역부근에10평남짓한작은찻집으로시작했던민들레영토는11년새점포를무려21개나늘리면서한국의대표카페로자리잡았다.
점포수만늘어난것이아니라하루에1만명이넘는사람들이민들레영토의독특한문화를나누고즐긴다.
경영학연구에서도‘스타벅스’와‘민들레영토’를비교하며새로운감성마케팅에대해연구할정도로민들레영토가끼친영향력은크다.



무한정퍼주는‘어머니마케팅’

무엇보다민들레영토의성공을뒷받침한것은특유의운영시스템이었다.
우선민들레영토에가면‘문화비’라는명목의기본이용료4천원을내야한다.
이렇게기본이용료를내면다양한기본차를3번까지리필받을수있다.
차를마시다배가고프면비치된컵라면을끓여먹거나제공되는빵을마음껏먹는다.
찻집안에는다양한책과잡지들이있어편안히읽으며시간을보낼수있다.
여기에‘세미나실’이마련돼있어함께모둠공부를하려는사람들은누구나이용할수있다.
단지차를마시고가는것에서벗어나함께공부하고편안히시간을보낼수있는독특한공간으로자리잡은것이다.


이렇게손님들에게‘편안함’을제공하는민들레영토의철학을,지사장은‘어머니마케팅’이라말한다.
“카페를차려야겠다고마음먹고저만담을수있는가치를생각하다떠올린게어머니였어요.자식에게무조건퍼주려하는어머니의마음이요.누구든저희카페로오시면그런어머니의마음을느끼고,거기서각박한도시에서느끼기어려운‘공동체’를맛보자는거지요.”어머니의마음은당시지사장이가장갈구하는것이기도했다.
목사출신인지사장이우여곡절끝에이혼을하자,그에게꽂히는사람들의시선은차갑기만했다.
지사장스스로삶의맨밑바닥을몸으로느끼며누구보다외로웠고,도시생활의비정함에치를떨어야했다.


그런속에서다시한번일어서보자며시작한게민들레영토였다.
“뭘시작해볼까생각하다떠올린게예전에가보았던춘천역의찻집이었어요.딱한번갔던곳이었는데,그작은찻집에서주인이저에게전해주었던따뜻한감정들이생생하게떠올랐죠.사람들에게그런느낌을줄수있는곳을만들어보고싶었어요.”그렇게탄생한민들레영토는그래서작고아담한규모가제격인,마치대량생산을뿜어내는공장제기계공업시대의수공예품과같은존재였다.


그런데이수공예품에대한반응이만만치않았다.
사람들이원하는감성이란비슷한점이많은지라,민들레영토가추구하는‘따뜻함’이젊은이들을매혹시켰다.
게다가이젊은이들은인터넷에능숙한90년대중반의세대였다.
“그때가인터넷이막보급되던때였잖아요.누가시킨것도아닌데손님들이나서서민들레영토에대한이야기를전파하고칭찬을한거예요.그전시대였다면있을수없는일이일어난거지요.”하는수없이이수공예품은몇개의지점을내놓기에이른다.
물론‘돈맛’때문만은아니었다.
“장사가잘된다고소문이나니까건물주가임대료를상상하기어려운수준으로올리더군요.확장은살아남기위해어쩔수없는선택이었어요.”


“최소비용,최대효과는사기다”

이제는21개의전국체인을가진민들레영토에대해,지사장이가장자랑스럽게여기는것은비즈니스에서양화가악화를구축할수있다는가능성을보여주었다는점이다.
“자본주의에서는최소비용,최대효과가가장기본원리라하지만,저는그게사기라고생각해요.고객이바보가아닌이상돈을벌기위한얕은수는다알아보거든요.결국최대효과를얻기위해선최대비용을들이는것밖에없고,고객들도그걸높이사지요.”지사장의이런믿음은이제껏민들레영토의유사품이거의없다는점에서드러나는지도모른다.
민들레영토가이렇게성공을거두었다면비슷하게따라하는카페들이나옴직한데,그런시도가아직없기때문이다.
이유는간단하다.
따라하기위해선돈이많이들기때문이다.
인기가높은세미나실의경우,들어가는비용이만만치않아웬만한철학으론유지하기어렵다.
이익만을바란다면결코따라가기힘든시스템이라는이야기다.


지사장은현재도시문화연구소소장이라는직책도가지고있다.
좀더건강한도시공동체문화를지펴나가고싶은꿈때문에만든연구소다.
이곳에서는차가운도시생활을좀더활기롭게만들수있는아이디어에대해고민한다.
예를들어늘만나는택시운전사가문화가이드까지할수있는것을고민한다거나,노래방이어떤모습으로바뀌면더좋을까,슈퍼마켓을어떤식으로바꿀수있을까등을연구하는것이다.
이미민들레영토를통해“사람들은양화를좋아한다”는명제를검증했기때문에헛된꿈이라보지않는다.
민들레영토라는강력한네트워크로묶인사람들을기반으로일상적인도시문화를바꿔보겠다는게지사장의생각인것이다.
여기서조금더나아가좋은기획사를세워연예인과영화를만들어건강한문화를전파하고싶단다.


어찌보면사회운동을비즈니스적으로성공시킨수완좋은사업가이기도하고,어찌보면아직도로맨티스트처럼보이는지사장.그런지사장의참모습은해외진출에서더극명히드러날지모르겠다.
“현재중국,미국,남미,동남아에직원들을보내서사업기회를타진하고있어요.어떤모습으로터질지는아직모르지요.하지만제기본적인아이디어는이런거예요.폭격으로재가된이라크에어린이들을위한카페를만들면어떨까하는거요.사람들에게희망을줄수있는공간을주는거지요.이건스타벅스는절대할수없는일이에요.”그의실험이성공할수있을까.그가말하는‘건강하고도덕적인자본주의’가제자리를잡을수있기를기대하는이들은너무도많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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