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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칼럼]기업의 착각 “인재는 우릴 좋아해”
[커리어칼럼]기업의 착각 “인재는 우릴 좋아해”
  • 진국영/커리어케어리서치센터장
  • 승인 2005.04.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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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지자체장에불과한일본도쿄도지사가노무현대통령의대일비판에대해‘정치가로서는3류수법’운운한다.
기가막히고분통이터질일이지만,세상은내가분노하는일에곧장감정선을맞춰줄만큼물렁하지않다.
“지각있는일본의지식인이저렇게얘기할때는뭔가이유가있지않겠는가”라는것이국제여론의한축인모양인데,민간사이버외교사절단반크(VANK:VoluntaryAgencyNetworkofKorea)의순수한민족주의적열의는그래서자못처연하다.


일본이오늘날이런국제적성가를얻게된이유를분석하는것가운데,1854년개항이후의대응에서부터그연원을찾아야한다는주장도있다.
서구의앞선문명앞에서일본은일순당황했지만곧유럽과미국에사람을보내세상이돌아가는꼴과그속에서일본이어떤위치를차지하고있는지를파악했고,망설이지않고그변화에신속하게대응했다.
우습게개항당했던일본은그민첩성으로인해서양열강의주목을받았고,오래지않아러시아의동점을막기위해서는일정하게힘을키워줄수밖에없는‘아시아의파트너’로격상됐다.
그리고그사정은지금도그리크게변하지않았다.


운명을결정하는요인중가장중요한것은정확한인식이고,가장경계해야할것은착각이다.
조선은당시무엇을인식하지못했고,무엇을착각했을까?
한국은기본적으로인력초과공급시장이다.
가뜩이나사람은많은데이런저런이유로일자리는줄어들고,구인공고마다사람들이구름떼처럼모여든다.
그러나다만그렇게만알고있다면시장의규칙을너무피상적으로인식하는것이고,더구나옆동네기업이그렇듯이우리에게도사람들이,인재들이구름떼처럼모여들것이라고생각하면대단한착각이다.
세계는넓고할일도많고사람들은많지만,정작이를해결할인재는찾기어렵다.


헤드헌터는기업의요구를받아인재를추천하는사람이다.
험하게얘기하면기업의채용업무를대행하는아웃소싱업무수행자인셈이고,갑과을의관계로따지면헤드헌터는기업의인사담당자에게는분명‘을’이다.
기본적으로세상은넓고서치펌은많으니사실내가돈을줄능력만있다면헤드헌터는언제라도고용할수있는것이다.
그러나헤드헌터를고용할수있다는것과실제로인재를찾을수있다는것은다른문제이며,더구나인재를고용할수있다는것은전혀별개의문제다.


헤드헌터가기업의인사팀보다인재찾기에소질을보이는이유는기업의인력수요와인재시장사이에존재하는정보관로중의하나로사회적으로인정받고또그렇게기능하기때문이다.
역할이란스스로자부한다고해서되는것은아니며,사회적인인증과정이필요하다.
인력수요와공급에대한정보는헤드헌터를중심으로모이게마련이고,사람들은헤드헌터라는전문가에게해설을요구한다.
마치주식시장전문가에게이번주의주가동향을물어보는것처럼말이다.


문제는손에쥔정보를알기쉽게설명하고,그매력을극대화시켜투자를유치할수는있지만,투자자와아예연을끊을생각이아니라면확신할수없는투자처에,더구나정크등급에가까워보이는곳에돈을넣으라고설득할수는없다는데있다.
헤드헌터는기업의이익을위해봉사하지만,동시에인재를관리하기때문이다.


유명한기업이고,연봉수준도높고,복지혜택도괜찮은편인데도유독인재들이못버티고계속떠나는기업들이있다.
처음한두번이런일이일어날때는헤드헌터도그렇지만,내부직원도,내부직원의친구들도,옆기업동료들도,다른산업의파트너들도그냥그런가보다하고떠난사람에게문제가있을것이라고유추한다.
떠난사람의개인적브랜드신뢰도보다기업이갖고있는공적신뢰도가높기때문이다.
그러나이런일이되풀이되면사람들은서서히한가지가능성을덧붙이기시작한다.
“저기업혹시이상한것아냐?”
의심이확신으로바뀌는데는그리오랜시간이걸리지않는다.
눈을뭉쳐봐서알겠지만부스러지지않는‘핵’을만드는것이어렵지,이것이한번형성되면살이야금방붙는것이기때문이다.
소문은금세전해지고,구하기어려운인재들은설혹헤드헌터로부터이직제안을받더라도주변지인들로부터기업평판을들어보고“그기업이라면안갑니다”라말한다.
더나아가서는“어떻게나한테그런기업을추천할수있느냐”고항의하기도한다.
그기업이헤드헌터로부터기피대상이되는것은시간문제이고,인재공급이끊긴기업에게미래는없다.


야속한것은‘누가너를짝사랑한다’든지,‘사실은너왕따’라고누구도알려주지않는다는것이다.
나의비즈니스가아니기도하지만,정보의불균형에바탕해승자와패자를만들어내는것은세상의오랜규칙이기도하기때문이다.

간혹착각을할수는있다.
그러나빠져나와야할때를놓치면,그결과는무척쓰다.
그것이후보자이든,기업이든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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