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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숙의 3분 코칭]정비공보다는 정원사가 돼라
[고현숙의 3분 코칭]정비공보다는 정원사가 돼라
  • 고현숙/한국리더쉽센터 부사장
  • 승인 2005.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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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와벚꽃이만개한길을걸었다.
겨울을밀어내고어느새싹을틔워꽃이피워나는봄나무들.봄꽃들은예쁘기만한것이아니라,생명의신비로움을느끼게하고감동을준다.


황지우의시<겨울나무에서봄나무에로>의한구절.겨울나무에서“자기온몸으로헐벗고영하13도,영하20도,지상에온몸을뿌리박고대가리쳐들고…(중략)…온몸이으스러지도록부르터지면서자기의뜨거운혀로싹을내밀고천천히,서서히,문득푸른잎이되”는봄나무.우리가알아채지못하는사이에내부에서전쟁과도같은치열한과정을거쳐싹을틔운것이다.
그것이나무의본성이다.


작은씨앗하나에큰나무가되고꽃을피우고열매를맺을모든인자가다들어있듯이,헐벗은겨울가지안에도봄이오면새순을돋게할그미세한것이숨어있듯이,사람의잠재력도그럴것이다.
지금당장겉보기에는부족하고모자란듯보여도열정을가지고시도하고,또한계에도전해나가면서깜짝놀랄정도로성장하지않는가.코칭을하면서가장감동을느끼는순간도바로그때다.


‘나는다른건다할수있어도남들앞에나가서발표하는것만은절대로못한다’는사람이있었다.
청중이100명이건10명이건앞에서서마이크만잡으면머릿속이하얗게되고진땀이나며자기가무슨말을하고있는지모르겠다는것이다.
다른일은무엇이든할수있으나다만프레젠테이션만은다른직원이해야한다는것이그의요지였다.
그런데,문제는이사람이컨설턴트로서성장해나가려면프레젠테이션은필수적인역량이고,피할수없는일이라는사실이다.


또한가지,나는프레젠테이션이란하면할수록느는기술이며,어렵다고안하면더욱문제가심각해질뿐이라는것을알고있다.
코치로서나는어떻게대응해야하겠는가?나는그에게내가아는진실을말해주었다.
그리고그에게한계에도전하도록요청했다.
그한계란객관적으로실재하는것이아니라다만자신의머릿속에그려놓은것일뿐이다.
다만강요하기보다는어떻게하면그가준비되었다고느낄수있겠는지를질문했다.


그는우선팀원들앞에서내부PT를해보겠다는것,항상회의진행을깔끔하게잘하는동료모팀장의노하우를잘관찰하여적용점을찾아보겠다는것,2개월동안PT능력향상에초점을맞춘후내부에서좋은피드백을받으면자기가준비되었다고느낄것이라고했다.


사실기본능력이있는사람이초점을분명하게맞추고끈기있게노력을기울인다면그기술이발전하는것은너무나자명한자연법칙이다.
그로부터2년반이지난지금그는프레젠테이션을못한다는소리는하지않는다.
오히려누구보다다른직원들의프레젠테이션을격려하고자세하게피드백해주는사람이되었다.
그가싹을틔웠고곧그만의찬란한꽃을피울것이라는걸예감하면서그의코치인나는행복하다.


상사들에게는기본적인‘상사관’,혹은‘직장생활관’같은것이있음을느낄때가있다.
그것은자신의직업경력을통해형성되어온것이고,상사로부터전수받은것이며,거쳐온조직의문화를크게반영한다.
물론여기저기서들은이야기들,미디어의영향에서도자유롭지않다.
하나의패러다임이자,매우강력한준거틀이다.
사건들을그패러다임으로해석하고,자신의역할을그틀에맞게정의한다.
상사의역할을아주대조적으로나타내는2가지단어가바로‘정비공’과‘정원사’다.


상사의역할을‘정비공’으로생각하면상대방의문제를찾아지적하고,그것을고치고,억지로라도그틀에맞춰내는일에초점을맞추게된다.
후배나부하직원이뭘하나잘못했을때,아니잘못할조짐만보여도‘정비공’상사는손에스패너를들고,어깨에잔뜩힘이들어간채상대에게돌진한다.


반면‘정원사’상사는부하의내면에꽃을피울씨앗이있음을알고인정해준다.
싹을빨리틔우라고재촉하거나빨리자라라고줄기를잡아당기지않고기다려줄줄안다.
정원사가하는일의핵심은제때에물을주고가지를치며스스로나무가올라오도록북돋아주는것이다.
이새봄에직원들을믿고북돋아주는정원사상사들을많이만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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