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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신자유주의는 지속가능한가
[특별기고/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신자유주의는 지속가능한가
  •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05.05.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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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만의리그’새질서모색해야


최근독일의사민당당수프란츠뮌테페링은한당직자회의에서국제금융자본을일러독일의기업들을갉아먹는‘메뚜기떼’로비유하며거칠게비난했다.
그리고금융자본의무자비한이윤추구행위가독일민주주의에대해큰위협이되고있다고강하게공격했다.


뮌테페링당수의이같은주장에대해독일의우파정치인이나기업인은물론,영국과미국의주요언론들이격렬하게반박하고나섰다.
독일내우파정치인이나기업인들은독일의국제신인도저하와해외자본의유출을걱정하면서반대목소리를높였고,영국과미국의언론들은국제금융자본을사민당의정치적위기와독일경기침체의희생양으로삼으려한다고반박했다.


독일서‘메뚜기논쟁’불붙어

과연국제헤지펀드와사모펀드로대표되는국제금융자본의행태를어떻게평가해야할까?이는보다근본적으로이들의행태를찬양하는신자유주의의영미식자본주의를어떻게평가해야할까하는문제와직결되어있다.
독일의언론들이이논쟁을‘메뚜기논쟁’으로칭하는반면,영미의언론들은이를‘자본주의논쟁’으로이름붙이고있는것은바로이러한문제의연관성때문이다.


신자유주의경제는1980년대에전개된영국과미국에서의경제정책변화와그에따른경제질서의재편으로부터발생했다.
영국에서는79년부터대처정부에의해,그리고미국에서는81년이후레이건정부에의해각종정부규제의완화,민영화,긴축정책,복지프로그램의축소,노동시장유연화등과같은정책들이취해졌다.


이러한정책변화들은한편으로는정부개입대신시장에의한경제질서의구축을,다른한편으로는노동과자본의타협대신시장질서를통한수익성원리의구축을목표로추진되었다.
이들질서와원리의구축이경제를보다더빠르게성장시키고,또그결과보다더많은일자리를가져다주기때문이라는것이다.
그러한목표는이제순수시장원리를강조하는신자유주의적사조의부흥과함께시장경제질서와수익성원리를근간으로하는신자유주의경제체제라는새로운경제질서를만들어냈다.


신자유주의경제에서는경제의장기성장과고용안정,그리고복지정책과같은경제주체들사이의타협을통한경제운용보다는,수익성증대와주주가치중시,노동시장유연화등과같은시장규율의강제를통한경제운용이더강조된다.
그리고이런경제에서는경영자나노동자보다는주주와주주를대리하는기관투자가가전체경제운영을지휘한다.
물론,경영자나노동자도때로는주주로서이들과함께하기도한다.


미국과영국에서발달한신자유주의는다시전세계에자신들의경제질서를전파하기위해시장개방과민영화,자본시장육성을권유하고,시장운영에있어서글로벌스탠더드의구축과준수를요구했다.
이것은세계화라는이름으로때로는미국에서보다더열광적으로환영을받으며전파되기도했고,때로는채권자의대출증서와함께강제적으로전파되기도했다.


이렇게전세계적으로형성된신자유주의의성과는과연어떠한가?결론부터말한다면성장이나고용과같은경제전체의성과는개선된것이거의없는반면,주주나채권자들인부자들의이익과자산은크게증대했다.


실제로OECD에서발간하는통계에따르면,OECD국가전체의실질GDP는80년대보다90년대에,그리고2000년대초에더느리게성장했으며,90년대초반약간상승하는듯보이던고용증가율은90년대중반이후제자리걸음을보이다가2000년대에들어와서는급속하게감소했다.
이러한현상은미국과영국에서도예외가아니었으나,외환위기로어려움을겪었던나라들은말할것도없고,유럽이나일본에서훨씬더크게나타났다.


이와는달리,80년대이후각나라에서이자율과배당성향은크게상승해채권자나주주의소득은급속하게증가했다.
한조사에따르면,미국의경우최고부유층1%가소유한전체부의비중은70년대중반에는22%를보였으나,90년대이후크게증가해거의40%대에이르게되었다.


신자유주의성과가이처럼부진한상태에서부의불평등만심화시키는것은주주와기관투자가로대표되는금융자본의경제운용행태와관련이있다.
금융자본은시장경제질서와수익성원리를기초로주주가치를가장중요한경제의목표로삼는다.
따라서경제의장기성장이나고용확대보다는단기수익극대화와그를통한배당및자본이득을더중시한다.


경제성과없이부자들이익과자산증대

실제로영국이나미국에서기관투자가들은기업경영자에게단기수익을목표로장기연구개발투자를억제하도록요구했으며,또이윤의재투자보다는배당금의증대를요구했다.
그리고노동고용을감축시켜비용을절약하고단기수익을증대시킬것을요구했다.
여기에더해금융자본은또정부로하여금긴축정책을통해인플레이션을억제하고,노동시장유연화를법제화하여해고를자유롭게할수있도록요구하기도했다.
이러한금융자본의행태가결국경제성장과고용확대를부진하게만들고소득과부의불평등을심화시킨것이다.


더욱이세계화와함께전세계를누비고다니는기관투자가들-이들은대부분미국과영국국적의회사들이다-은각나라의경제적이해와는관계없이자신의수익만을좇아단기수익목표의경영전략,긴축정책,노동유연화를요구하기때문에각나라의자율적인정책수행마저도어렵게만든다.


최근독일에서전개되고있는자본주의논쟁도이러한금융자본의행태와이를지지하는영미식의자본주의에대한비판으로부터출발한것이다.
뮌테페링은특히국제금융자본의행태를공격했는데,이것이설령금융자본이라는희생양을만들어선거에서득표하려는사민당의전략이었다할지라도,많은독일국민들은이에대해크게호응하고있다고한다.
지난해24개의독일대기업들이임금절감을통해큰이윤을냈음에도불구하고,투자는20%나감소시킨채배당금만40%를증대시키는것을본독일노동자들이,영미식주주중시의경영행태를달가워할리가없는것이다.


독일의사민당은해외금융자본의폐해를막기위해외환거래와금융투기에대한과세는물론,주식최저보유기간도입,경영자보수최고한도설정등과같은제도의도입을검토하고있다고한다.
물론,오늘날과같은세계화속에서사민당의이러한시도가과연성공할수있을지는의문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그럼에도경제성장과고용안정의희생속에서부자들만의부를증대시키는현재의영미식자본주의가장기간지속되기는어려울것이다.
그이유는단지영미식자본주의가타협과형평대신수익과불평등만을초래하는비이성적인경제운용방식을갖고있기때문만이아니라,경제성장이나고용증대를통한지속적인부가가치의창출없이기존의부를재배분만하는데는한계가있기때문이다.


그렇다면독일에서와같은논의는전세계적으로더활발하게지속되어야하며,또각나라별로든전세계적으로든금융자본의폐해를막고경제성장과고용증대,그리고소득형평을가져다줄새로운제도가계속해서모색되어야만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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