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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검색엔진] @의 애칭은 나라마다 제각각
[IT검색엔진] @의 애칭은 나라마다 제각각
  • 김윤지
  • 승인 2001.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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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이 널리 사용되면서 자신의 메일 주소를 남들에게 알려주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yzkim@dot21.co.kr’이라는 메일 주소를 알려주려면 알파벳을 하나하나 읽다가 @ 기호에 이르게 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앳’이라고 발음하지만, ‘골뱅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한때 @ 기호를 ‘돼지꼬리’라고 부르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골뱅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된 듯하다.
골뱅이든 돼지꼬리든 @ 기호를 왜 그렇게 부르게 되었는 지가 밝혀진 적은 없다.
아마도 @ 기호가 생긴 모양을 보고 누군가 그렇게 부르던 게 친숙해져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할 뿐이다.
외국에서 @기호를 부르는 호칭을 보아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면, 이런 추측이 무리는 아닌 것 같다.
스웨덴 사람들은 @ 기호를 ‘코끼리 코(스너벨)’라고 부른다.
네덜란드인들은 ‘원숭이 꼬리(아페스타르트예)’, 중국인들은 ‘생쥐(샤오라오스)’로 읽는다고 한다.
이탈리아인과 프랑스인은 우리와 비슷하게 각각 ‘달팽이(치오시올라)’와 ‘작은 달팽이(프티 에스카르고)’로 읽는다.
국제 공용어인 에스페란토어로도 달팽이라는 뜻의 ‘헬리코’인 것을 보면, 우리의 상상력이 그래도 세계적인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게 드러나는 것 같다.
일본인들은 영어 ‘앳 사인’을 그대로 이어받아 ‘애토 마쿠’라고 읽는다니 조금 재미없다.
@ 기호의 기원은 서양 중세시대인 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종이가 귀해 한 글자라도 생략하기 위해 여러가지 약자를 쓰곤 했다.
‘&’ 기호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한 약자들 가운데 하나다.
@ 기호는 영어의 ‘to’나 ‘at’에 해당하는 라틴어 ‘ad’를 줄인 것이라고 한다.
1971년 e메일을 개발한 미국의 레이 톰린슨은 수신자의 이름을 위치와 구분하기 위해 @ 기호를 되살려 사용하기 시작했다.
톰린슨은 왜 @ 기호를 택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단지 “사람 이름에 사용되지 않아 혼동을 일으킬 여지가 없는 기호를 키보드에서 찾은 결과”라고 답했다고 한다.
약자의 원래 뜻과 크게 어긋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대중적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기호를 넣어 처음 e메일을 개발한 톰린슨이 최초의 e메일에 실어보낸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특별한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마도 프로그래머들이 자기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테스트할 때 습관적으로 쓰는 문구인 ‘test’나 ‘Hello World’였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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