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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칼럼] 경제체질 강화해야
[리드칼럼] 경제체질 강화해야
  •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
  • 승인 2001.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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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체질 강화해야 해외변수 극복
우리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 급등, 미국 경기 급락 등 해외요인과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 공공요금 인상 및 원화 환율 상승 등 대내요인의 악화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어 1분기 중 경제성장률이 3.7%로 낮아지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5월 중 5%를 상회했다.
한편 경상수지는 해외경기의 둔화와 반도체 가격의 하락 등에 따른 수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외 수요의 위축으로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비교적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중 경제성장률은 그동안 국내외 여건이 급속히 악화된 점에 비추어볼 때 우려했던 만큼 나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상황을 보면 우리 경제에 대한 기업 및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상당 폭 호전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원화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 측면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설비투자가 계속 부진한 상태에 있는 등 부정적 측면이 혼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앞으로 우리 경제는 국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의 하반기 이후 회복 가능성 여부 및 최근 호전되고 있는 투자 및 소비 심리가 실제 수요 진작으로 나타날지 여부 등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에 관해서는 최근 재고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동안의 금리인하와 최근 의회를 통과한 감세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리라는 전망이 있다.
반면 IT산업의 과잉투자, 주가하락에 따른 역(逆)의 부(富)효과 등으로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불확실성도 내재하고 있다.
앞으로 물가는 그동안의 경기둔화에 따른 시차 효과, 최근의 원화환율 하향 안정 등으로 하반기에는 오름세가 점차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 전체로는 상반기 중의 높은 오름세 때문에 물가안정 목표의 상한인 4%를 상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수출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수입이 계속 저조할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는 지난해 수준의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취약한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정책을 운용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제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면서 우리 경제는 해외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체질이 튼튼하다면 불리한 해외요인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경제의 체질이 튼튼하다는 것은 경제의 대외경쟁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물가안정의 바탕 위에서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해지고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연구·개발투자 확대는 물론 정부와 중앙은행, 금융기관, 가계 등 각 경제주체들의 지속적 노력이 긴요하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한국은행은 금리정책을 운용하면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되 경기와 금융시장 상황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신축적으로 운용해나갈 것이다.
또한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이 은행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지원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를 위해 총액대출한도를 증액하고 이 한도의 배정방식도 기업에 대한 여신을 늘리는 은행이 유리하도록 변경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여 일시적 요인으로 자금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에는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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