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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모니터] 국민의 자산을 투기적 금융시장에 베팅하는 정부
[독자모니터] 국민의 자산을 투기적 금융시장에 베팅하는 정부
  • 정종남
  • 승인 2005.07.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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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출범한한국투자공사(KIC)는오래전부터구상되어온것으로,정부의‘동북아금융허브’계획과밀접한관련이있다.
정부는금융중심지육성을위해해외자산운용사들을유치해야하는데,그유인책으로한국은행의외환보유액20조원을외국자산운용사들에게나눠줘서투자하도록하겠다는것이다.
계획에따르면,국민연금과각종기금의위탁금액을점차늘려서,KIC가100조원이상으로금액을투자하게된다.


그러나‘동북아금융허브’는“좋은말로헛고생이고,허망한꿈”(장하준)이다.
런던이나뉴욕등세계금융의중심지역할을하는곳은그나라제조업의발달과기술력그리고정치적영향력을배경으로했다.
이들국가와한국의사정이질적으로다르다는점말고도,홍콩이나싱가포르에오랫동안뿌리를박고영업해온국제금융센터들이한국으로올요인은거의없어보인다.
떠오르는중국시장진입을위해홍콩보다한국이나을것이란근거는어디에도없다.
이때문에‘동북아금융허브’는십중팔구국내여유자금이외자유치의외피를쓰고움직이는가운데,일부외국계투기자본들이자금을받아서M&A시장에투자하는속빈강정이될공산이크다.
정부는무모한실험을하고있다.


성공가능성여부보다더본질적인문제는KIC가국가의외환보유액과국민의자산인연기금을국내외투기자본에맡겨서수익성을높이겠다는취지그자체다.
세계적으로정부가나서서투자기관에돈을맡기는경우는극히드물다.
자산운용사가수익을창출하는원리는기존에저평가된자산에투자해구조조정을통해시세차익을얻는수법이다.
투기자본의전형적인횡포에정부가가세하는꼴이다.


두번째로자산의안정성이심각히위협받을것이다.
국민들이모두국제금융시장의변동성에노출된다는이야기다.
달러화가치와유가변동이대단히가변적이고위험한상황에서언제닥칠지모를세계적금융위기에한층긴박하게속박시키는결과를낳을것이다.
그리되면또다시‘약한고리’부터문제가될것이다.


이런점에서256호의커버스토리KIC관련기사는깊이있는취재가돋보이는시의적절한기사다.
이강원사장의경력과주변인맥을파헤쳐KIC의앞날을예측한부분도인상적이다.
내가보기에KIC는한국경제의밝아보이지않은앞날에또하나의화근이될가능성이높다.
이강원행장에게KIC를맡기는건고양이에게생선가게를맡기는것만큼이나위험천만해보인다.
1년국가예산과맞먹는국민의돈을투기적방식으로운용되는자산운용업체에내맡긴다는발상이야말로우리삶을위협하는가장큰위험이다.


게다가2007년부터국민연금자산까지위탁받게되면KIC의위탁자산은100조원을넘어설전망이라고한다.
1997년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파산이미국을비롯한세계경제를심각한위기로끌어들였던게불과몇년전일이다.
이앞으로도지속적으로이문제를조명해문제의심각성이널리알려지기를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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