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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PDA, 무선통신으로 휴대전화와 승부
[IT] PDA, 무선통신으로 휴대전화와 승부
  • 한정희
  • 승인 2000.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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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무선접속 가능한 제품 잇단 출시…대기업들도 시장 넘봐
개인휴대단말기(PDA)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제이텔에서 국산 PDA ‘셀빅’을 내놓은 지 2년이 채 못됐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에 지금까지 출시된 PDA보다 더 많은 제품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바야흐로 PDA 업체들은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싸여 있다.


올해 PDA 시장규모는 대략 366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리 큰 시장은 아니다.
게다가 아직까지 PDA는 일반인들에게 전자수첩 기능을 강화한 정도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hp, 컴팩코리아 등 외국 업체들은 무선통신 기능을 강화한 PDA를 속속 출시해 도전장을 내민다.
이미 국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제이텔, 세스컴, 엠플러스텍, 싸이버뱅크, 아이디닷컴, 지메이트 등도 내년 상반기를 겨냥해 비장의 무기를 다듬고 있다.

삼성, PDA 개발에 군침 PDA 시장이 심상치 않다는 점은 국내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삼성은 윈도우CE 기반의 ‘이지팜’이라는 제품으로 일찌감치 PDA 시장에 뛰어들었고 LG-IBM은 팜Vx를 OEM(주문자생산방식)으로 들여와 ‘워크패드’라는 자체 브랜드로 선보였다.
중견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인 세원텔레콤도 시장 진입을 앞두고 PDA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겉으로는 움직임이 없지만 물밑으로는 삼성이 제일 많이 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국내 PDA 시장이 요동치는 이유는 망사업자들에게도 있다.
초고속 멀티미디어 통신이 상용화되기 전 단계인 지금 시점에서 PDA ‘붐’이 일어나게 된 이유를 업체 관계자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망사업자들이 2.5세대 통신 서비스인 IS-95C를 개발하면서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적절한 기기로써 PDA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PDA와 무선통신이 결합하는 흐름도 이런 시장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만약 미국 같은 사회라면 시장이 이렇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휴대전화가 금방 상용화됐던 것을 보면 PDA 역시 고전적인 전자수첩 기능에만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스컴 장용대 부장은 “PDA가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PDA에 모뎀을 연동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각종 애플리케이션, 멀티미디어 서비스, 이메일 서비스, 팩스 송수신 등 손안에 든 PC와 같은 기능을 구현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PDA가 무선데이터 통신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현실화될 때 ‘개인화된 정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은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찾아가야 했고, 그 속에 뿌려지는 수많은 광고는 그냥 쓰레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무선데이터 통신은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요청해서 받을 수 있으며 그와 관련된 광고는 일종의 정보가 된다.
DB 마케팅의 최고 테크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이른바 PDA라는 것이다.
PDA는 최고의 개인화 정보 서비스 도구 싸이버뱅크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지난 9월 CDMA 모듈을 내장해 휴대전화 없이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팜’을 선보였다.
11월에는 휴대전화 기능을 장착한 ‘싸이버드’라는 새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싸이버뱅크는 무선인터넷과 관련해 이미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상태다.
엠플러스텍도 이미 판매중인 제스플러스에 덧붙여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는 CDMA 모듈 ‘제스폰’을 개발해 조만간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체 건전지를 내장한 제스폰은 현재 019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제이텔은 셀빅 시리즈 최신판인 ‘셀빅아이’를 10월 말 출시한다.
셀빅아이는 휴대전화로 쓸 수는 없지만 조만간 임베디드 리눅스를 탑재해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새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제이텔은 CDMA 모듈이 들어가는 데이터 단말기를 에트리, 모토로라와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팜 시리즈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세스컴 역시 팜 무선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PMC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관련해 016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달아오르는 PDA 시장에도 복병은 있다.
개발 및 유통업체들이 공들여 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무선데이터 단말기로서 PDA 시장은 망사업자들이 주도할 공산이 크다.
실제 망사업자들은 절대적인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개발 단계부터 망사업자와 확실한 제휴를 맺어야만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 설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단말기 가격과 배터리 충전 문제다.
현재 CDMA를 기본적으로 탑재한 단말기 가격은 60만∼80만원대다.
소비자들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컬러 LCD(액정표시장치)나 배터리에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쪽으로는 운영체제 수입에 따른 라이선스 및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MS는 윈도우CE 가격을 10달러 수준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소비자 선택이 관건 최종 결정자는 역시 소비자다.
PDA를 단순히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기기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대신해 몸에 지니고 다니는 PC로 받아들인 것인지는 순전히 소비자들 몫이다.
PDA 운명은 작은 몸체처럼 소비자들의 손안에 있다.
애프터서비스를 해결하라
PD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속도에 비해 간과되고 있는 것이 애프터서비스(AS) 문제다.
국내 업체들은 서비스망이 넓지 않고 외국업체들은 본사에서 AS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 불편이 크다.
PDA의 애프터서비스가 취약한 이유는 대부분의 PDA 개발, 유통업체들이 중소기업이라는 사실에 있다.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하는데 대기업에서나 가능한 일을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상용화를 앞둔 상황에서 애프터서비스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제이텔은 최근 용산에 있던 셀빅 서비스 센터를 전국 40여군데로 확대해 애프터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싸이버뱅크도 자사 제품과 OEM 관계에 있는 텔슨전자의 서비스망을 통해 애프터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다.
세스컴이 총판을 맡고 있는 팜컴퓨팅도 내년에는 싱가포르에 있는 드롭존을 서울에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서비스망을 구성하기보다는 제휴관계에 있는 이동통신 단말기 업체의 힘을 빌어 애프터서비스를 지원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애프터서비스에서도 대기업은 여전히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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