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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무선인터넷망 개방? ‘동상이몽’!
[커버]무선인터넷망 개방? ‘동상이몽’!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5.1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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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시장이 성숙하기도 전에, 정책당국이 너무 성급하게 무선망을 개방한 면이 없지 않아. 기업도 명분 못지않게 수익성이 보여야 사업에 뛰어들 텐데, 망개방은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먹을 게 없는 시장이란 느낌이야. 유선포털사업자들이 왜 그렇게 기를 쓰고 뛰어들려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인터넷기업협회 “근본적인 문제는 이통사가 통신망도 갖고 있고, 포털 서비스도 하는 산업구조야. 그러니 한 식구인 이통사 내부 무선포털이나 CP들에게 혜택을 주는 게 당연하잖아. 외부 포털도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하려면, 통신망사업과 서비스사업을 분리하는 게 마땅해.”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무선망 개방으로 새로 시장에 뛰어드는 네이버나 다음, 온세통신 등은 우리에겐 또 다른 위협이 될 수도 있어. 유선포털로 인지도를 높인 이들이 무선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유선시장처럼 공짜이거나 아주 싼값에 콘텐츠를 유통하면, 힘들게 만들어놓은 무선인터넷 유료화 모델이 무너질 공산이 커.” 이통사-유선포털-CP의 이해득실 따져보니…미래 황금시장 노림수 제각각, 당장의 이득은 ‘글쎄’ 지난 10월24일,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위원회는 마침내 이동통신 3사에 경고장을 날리고야 말았다.
이통 3사가 애당초 약속했던 무선인터넷망 개방과 관련해 불공정 행위를 저질렀다는 판단에서였다.
KTF와 LG텔레콤은 ‘시정명령’이란 비교적 가벼운 처벌에 그쳤지만, SK텔레콤에는 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만큼 SK텔레콤의 ‘죄질’이 나쁘다는 게 통신위의 결론이었다.
통신위가 무선망 개방과 관련해 이통 3사에 직접적 제재조치를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격탄을 맞은 SK텔레콤은 “할 만큼 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기존 포털사이트들은 “이번 기회에 실질적인 망개방을 이뤄내야 한다”며 신발끈을 더욱 죄는 분위기다.
기존 이통 3사에 벨소리나 온라인게임 등 각종 콘텐츠를 제공해 온 CP들로선 여러 사업자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출혈경쟁으로 인해 그동안 구축한 유료화 모델이 일순간에 무너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망개방의 이해당사자인 SK텔레콤과 유선포털사업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그리고 CP들의 모임인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의 입장을 가상의 대화 형식으로 정리해 봤다.
SK텔레콤우리더러 무선망 개방에 소극적이었다고들 비난하는데, 사실 우리는 할 만큼 했다구! 지난 2002년도에 우리가 신세기통신이랑 합병하려 할 때, 정통부 형님이 합병조건으로 망개방을 내걸면서 우리에게 준 8가지 의무사항이 있었거든. 초기화면을 개방하라느니, 숫자와 키워드검색을 도입하라느니, 뭐 그런 거였어. 그런데 지금 보라구. 정통부에서 요구한 거, 이미 다 추진했잖아. 그런데 왜 우리더러 망개방을 안 하냐고 아우성들인지, 원. 인터넷기업협회 웃기셔, 정말! 네 말대로 무선망을 개방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왜 자꾸 일정이 늘어지는 거지? 망개방 얘기가 나온 게 벌써 4년 전인데, 지금도 지지부진하잖아. 올해만 해도 그래. 우리가 너희 망을 사용하기 위한 규약인 표준약관을 마무리해서 6월 말까지 제출하라고 정통부에서 얘기했는데, 그것도 계속 미뤄지다가 9월에야 겨우 만들어졌잖아. 뭐, 사실 표준약관이 일부 개정되면서, 우리한테도 어느 정도 무선으로 사업할 바탕이 마련된 것도 사실이긴 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구. 골치 아픈 문제가 얼마나 많은데. 결국 너희가 좀 더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는 것이지.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우리 CP들 입장은 너희들과 또 달라. 우리에겐 망개방이 반갑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쌍수 들고 환영할 기분도 아니거든. 물론 우리 콘텐츠의 유통경로가 넓어진 건 사실이고 반가운 일이야. 그렇지만 망개방으로 새로 시장에 뛰어들 유선포털이나 유선통신사업자들이 우리에겐 또 다른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보거든. 지금껏 우리는 힘들게 무선인터넷에서 유료화 모델을 만들어왔어. 그런데 유선포털로 인지도를 높인 너희들이 무선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유선시장처럼 공짜이거나 아주 싼값에 콘텐츠를 유통해, 힘들게 만들어놓은 유료화 모델을 무너뜨리지 않을까, 그게 제일 걱정이야. SK텔레콤우린들 뭐 할 말이 없는 줄 알아? 무선인터넷이 뭔지도 모를 때를 생각해 봐. 우리는 비싼 돈을 들여 힘들게 망을 깔고 다운로드 서버나 게이트웨이 같은 장비를 갖췄어. 기껏 황무지를 개척해 이제 시장이 좀 만들어진다 싶으니 너희들이 뛰어들어 맨입으로 열매만 따먹겠다고 덤비는 꼴이잖아. 툭 까놓고 얘기해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너희 포털사이트를 띄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투자가 들어가는지 알아? 접속하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단말기를 쓰는지, 끊기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지 등등. 그게 다 투자라구. 우리가 피땀 흘려 만든 거지. 인터넷기업협회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너희들이 무선망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면서 다른 사업자들의 참여를 막고 있는 게 사실이잖아. 그래서 정부에서도 공정한 경쟁체제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고. 통신망은 공공재 성격이 짙어. 너희들이 소유하는 게 아냐. 물론 우리도 공짜로 쓰겠다는 건 아니잖아. 다만 그 비용이 아직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거지. 막상 망을 빌려 사업을 하려 해도 이런저런 제약이 많다는 것도 문제야. 우리가 고객에게 날리는 홍보 문자메시지를 스팸메시지라 하면서 사전에 수신동의를 받으라고 하는 식이면, 우린 어떻게 장사를 하란 얘기야. SK텔레콤 우리 사정도 이해해 줘야지. 너희들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고객들은 우리한테 항의를 해. 왜 자꾸 스팸메시지 날리느냐고 말야. 그러니 우리도 사전동의 같은 절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잖아. 어쨌든 너희 말대로 사전 수신동의 절차는 지난 9월에 없앴어. 그 대신 앞으로는 스팸 문자메시지에 대한 항의 같은 건 너희들이 책임지고 처리하라구. 난 이제 모르는 일이야.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자꾸 공정경쟁, 공정경쟁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도 할 말이 있지. 우리는 망개방으로 새로 진입하는 유선포털과 또 다른 공정경쟁의 룰을 만들어야 하거든. 너희 유선포털은 자금력도 있고 충성도 높은 고객도 갖고 있잖아. 그런데 이제 무선망에 들어와서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우리 기존 CP들의 진입을 막는다면, 우리에겐 또 다른 불공정경쟁의 적이 생기는 거나 마찬가지야. 대기업이 할 몫이 있고, 중소기업의 역할이 따로 있잖아. 중소 CP들의 역할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룰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사실 당장 무선망이 개방된다 해서 뭐가 크게 바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유선포털이나 단말기사업자가 들어온다 해서 이통 3사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이 갑자기 무너질 것 같지도 않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사이트를 만들어 서비스를 하기도 쉽지 않을 거 같거든. 지금까지 우리 고객은 이통사 브랜드를 보고 들어온 고객이지, 우리 서비스를 보고 찾아온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야. 새 사업자들이 기존 이통사처럼 우리 수익을 보장해 줄지도 의문이고…. SK텔레콤 그것 봐. 망개방하면 당장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 열리는 것처럼 말하더니, 막상 망개방하겠다고 하니까 별 게 없잖아, 쯧쯧.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멀리 내다보면, 우리 CP들에게는 이번이 자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아직은 너희 이통사 없이 사업하기가 녹록지 않을 따름이야. 지금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는 일부 유선포털이나 통신사업자들의 초기 성과가 대략 12월께면 나올 것 같은데, 그 결과를 보면서 앞으로의 트렌드를 가늠해 볼까 해. 인터넷기업협회 결국 시장이 확대돼야 우리 모두가 먹고살 거 아냐. 그러니 이 참에 너희 이통사가 우리 같은 새 사업자에게도 게임 월정액제 같은 제도를 적용해 주는 게 어때? 너희 내부 CP한테만 정액제를 허락하고 우린 안 된다고 하면, 누가 비싼 무선인터넷요금 지불하면서 우리 서비스 이용하려 하겠어? 정액제를 확대하면 시장도 커지고, 결국 우리가 나눠먹을 몫도 커지는 거잖아. 어때? SK텔레콤 우리로서도 고민이긴 해. 무선망으로 나를 수 있는 콘텐츠 용량은 한정돼 있는데 무작정 정액제를 허용할 수는 없잖아. 아직은 무선인터넷 이용자가 적은 형편인데 정액제부터 풀어버리면, 우리 수익성도 악화되고 서버 비용 등도 늘어나게 되는 게 뻔한데. 다만, 정액제 문제는 너희들이 원한다면 협의를 거쳐 적용할 수도 있어. 지금은 뭐라 확실히 말할 순 없지만, 검토는 가능하단 뜻이야.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지금 이통사가 실시하는 데이터요금 정액제라면 우리도 찬성이야. 데이터요금은 애당초 이통사가 가져가던 몫이니, 우리로서도 정액제가 되면 수익엔 변화 없으면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거든. 다만 우리와 수익을 나누는 정보이용료를 정액제로 바꾸자는 건, 말하자면 무선인터넷 패킷요금제를 정액제로 바꾸자는 얘긴데, 그건 절대 반대야! 그렇게 되면 유료화 모델이 한순간에 무너지니까. 인터넷기업협회 근본적인 문제가 뭔지 알아? 너희 이통사가 통신망도 갖고 있고, 포털 서비스도 하기 때문이야. 그러니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 식구인 너희 포털사이트나 내부 CP들에게 혜택을 주는 게 당연하잖아. 우리 같은 외부 포털도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하려면, 너희들도 앞으로는 통신망사업과 서비스사업을 분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 어때? SK텔레콤 지난번 정기국회에서도 의원 몇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 내부 포털의 회계를 분리해야 한다, 뭐 이런 얘기였는데. 현재로선 말이 안 되는 얘기야. 정통부 형님도 말씀하셨지만, 이게 워낙 민감한 사안이고 역무까지 분리하려면 보통 일이 아니야. 그래서 전문가분들도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들 얘기하더군. 그리고, 회계분리랍시고 회사를 쪼개봐. 당장 서비스에 필요한 망 투자는 어떻게 할 거냐구. 그 얘긴 좀 더 두고 볼 문제야, 성급하게 말할 성질이 아니란 얘기지.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우리 협회 소속 CP들은 콘텐츠 심의기관을 단일화해 주면 좋겠다는 얘길 자주 해. 이통사는 자체 심의하고, 또 유선포털은 우리 협회가 심의하니까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하소연이거든. 너희 둘이 협의해서 콘텐츠 심의 기준을 공유하거나 믿을 만한 제3의 기관에 맡기는 게 어떨까 하는데. 인터넷기업협회 이통사들의 불공정한 수수료 거래도 고쳐야 해. 너희들은 정보이용료를 대신 거둬주는 대가로 우리한테 10%의 기본수수료를 챙기잖아. 거기에 단말기 정보를 우리에게 주는 대가로 돈을 걷고, 다운로드 서버 임대료로 또 거둬가고…. 이렇게 정보이용료의 절반 정도를 떼이고 나면, 실제로 우리가 CP들에게 줄 수 있는 수수료는 30%에 불과해. 우리 수익도 마찬가지고. 80% 이상 보장해 주는 너희들한테 줄을 서는 게 불 보듯 뻔하잖아. 이 상태로는 우리가 CP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걸 알아야지. SK텔레콤 그건 무선인터넷 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생각해 봐. 시장도 안 만들어졌는데 어느 CP가 콘텐츠를 만들려 하겠냐구? 어쩔 수 없이 우리 이통사가 손해를 보면서 수익의 90%를 CP에게 보장한 거야. 오히려 우리는 30%의 마진이면 충분히 사업할 만하다고 봐. 우리 네이트는 CP에 떼어주고 나면 마진이 10~20%밖에 안 되잖아. 그건 그렇고, 왜 우리만 자꾸 걸고 넘어지는 거야? 다른 이통사들도 있는데. 인터넷기업협회 그건 너희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지. 사실 KTF나 LG텔레콤 친구들은 어느 정도 무선망을 개방해 왔어. 우리가 그쪽하고 손잡고 사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도 마련하고 있고. 게다가 수수료도 30% 수준이라, 망개방 여부에 상관없이 그쪽에서 우리가 사업을 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어. 너희도 우리한테 그 정도 수수료 수준으로 우리에게 70~80%의 수익을 보장해 준다면, 우리가 왜 굳이 망개방 어쩌고 하면서 핏대를 올리겠어? 그리고 이용자도 너희가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으니, 너의 입장에 따라 우리의 수익성도 크게 달라진다는 걸 알아야지.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그렇다고 너네 유선포털이 지금처럼 수익을 우리 CP와 5대 5로 나누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봐. 영세한 우리로선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돼야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투자를 할 수 있는 형편이거든. 이 기회에 이통사와 우리 CP들의 관계처럼 정보이용료의 80~90%를 수익으로 보장해 주는 문제도 고려하는 게 어떨까. SK텔레콤 난 말야. 이런 논란이 근본적으로 용어를 잘못 쓴 데서 오는 거라고 봐. 왜 유선인터넷과 무선인터넷이란 말을 쓰느냔 말이야. 똑같이 ‘인터넷’을 붙이지만, 무선과 유선은 근본적으로 성격이 달라. 무선은 표준화랑 투자를 우리 이통사가 제각각 했거든. 당시엔 기준도 뭐도 아무것도 없었으니 어쩔 수 없었어. 투자도 우리가 하고 서비스도 우리가 하는데, 사람들은 인터넷이라 하니까 누구나 다 똑같은 조건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아냐. 사업 배경이 다르단 걸 알아야지. CP도 마찬가지야. 서비스 초창기에 수익성을 보장해 주려면 수익의 90%를 주는 수밖에 없었어. 우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 너희 유선포털들은 왜 그걸 문제 삼는 건지 정말…. 인터넷기업협회 우리야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뛰어들 수밖에 없잖아. 나중에 시장이 만들어지고 나서 뛰어들면, 그땐 이미 너희들이 시장을 점령하고 저만치 멀어져 있을 테니. 그러니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공정한 경쟁의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하는 거야.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우리의 불만은, 누구도 우리 얘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거야. 이번 통신위의 결정도 콘텐츠 유통을 맡은 너희 이통사와 망개방에 따른 새 사업자들 위주로 결정한 것이잖아. 하지만 너희 틈바구니에 낀 우리 영세한 CP들은 자칫 기존 수익모델마저 붕괴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야. 이번 참에 이통사와 새 사업자, CP들이 머리를 맞대고 과열경쟁을 막고 콘텐츠를 합리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 어떨까. 조만간 공식 경로를 통해 건의를 할까 생각 중이야. SK텔레콤 우리로선 사실 정통부 형님한테 섭섭한 점도 있어. 애당초 우리한테 무선망을 개방하라고 한 시점이 너무 빠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거든. 시장이 좀 커지고 나눠 먹을 게 많아야 경쟁도 되는 건데, 이건 시장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경쟁부터 하라는 식이잖아. 사전에 좀 더 세밀한 산업분석이 되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기업도 명분 못지않게 수익성이 보여야 사업을 할 거 아냐. 그런 면에서 망개방은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먹을 게 없는 시장이란 느낌이야. 너희들이 왜 그렇게 기를 쓰고 뛰어들려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쨌거나 우리로선 가능한 범위 안에서 망개방에 최대한 협조할 테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지켜봐달라구, 친구들. 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무선망 개방, ‘왜’ 그리고 ‘어떻게'
무선인터넷망 개방(이하 ‘무선망 개방’)이란 말은 달리 말하면, 이전까지 무선망이 개방되지 않고 폐쇄된 채로 운영됐다는 걸 뜻한다.
무선망이 왜 폐쇄적인지는 반대편인 ‘유선망’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우리가 흔히 ‘인터넷’이라 부르는 유선인터넷은 일찌감치 망이 개방됐다.
누구든지 KT나 하나로통신 등에 돈을 내고 통신망을 빌려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통신망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업체도 나뉘어져 있다.
KT는 인터넷사업을 하려는 기업에 초고속망을 제공하고, 다음이나 NHN 같은 곳은 이 유선망을 빌려 포털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물론 KT처럼 통신망사업자가 직접 포털사이트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포털업체가 사이트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통신망을 막거나 제한을 걸지는 않는다.
콘텐츠 제공업체도 포털업체와 자유롭게 계약을 맺고 정보를 제공하거나, 원한다면 직접 서버를 구축하고 사이트를 만들어 사업을 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다.
무선인터넷에선 사정이 다르다.
SK텔레콤·KTF·LG텔레콤은 통신망과 포털 서비스, 즉 네트워크사업과 서비스사업을 모두 거머쥐고 있다.
네이트(SKT), 매직엔(KTF), 이지아이(LGT) 등 이통사가 직접 포털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기술표준도 제각각인 데다, PC의 운영체제에 해당하는 플랫폼도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 네이버나 야후 등 유선포털사업자는 무선포털을 운영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유선인터넷이라면 네티즌 모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내놓겠지만, 무선망에선 이동통신 가입자가 고객의 전부다.
그러므로 무선인터넷을 통해 사업을 하려면 이통사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애당초 똑같은 조건에서의 경쟁은 불가능하다.
휴대폰으로 네이버 사이트로 들어가려 해도 네이트나 매직엔, 이지아이 가운데 한 곳으로 먼저 접속해야 한다.
휴대폰에는 아예 이들 무선포털로 접속하는 ‘핫키’가 붙어 있다.
그러니 벨소리나 모바일게임 등을 서비스하는 콘텐츠 제공업체(CP)도 이통 3사에 줄을 서야 한다.
자연히 이통사의 눈치를 보는 ‘종속적 관계’가 이뤄진다.
이용자도 포털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한다.
무선인터넷시장의 발전도 거북이 걸음일 수밖에 없다.
무선망 개방이 필요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이통사 중심의 폐쇄적인 무선망을 개방하면 △외부 CP들이 이통 3사를 통해 서비스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고 △유선포털사업자도 무선인터넷에서 별도의 포털사이트를 만들어 서비스할 수 있으며 △이용자도 지금의 (유선)인터넷처럼 여러 포털서비스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할 기회가 넓어지고 △여러 사업자들이 경쟁하고 무선인터넷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표> 참조).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단계적인 무선망 개방을 추진해 왔다.
2002년에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인가 조건으로 무선망 개방을 내걸었다.
무선망이 개방되면 유선인터넷처럼 휴대폰에서 다양한 포털사이트를 골라 곧바로 접속할 수 있게 된다.
KT나 하나로통신 등 유선인터넷 서비스업체(ISP)들도 이통 3사처럼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
CP들도 이통 3사에 더해 각종 무선포털까지 콘텐츠 제공의 폭이 넓어진다.
그렇지만 유선포털업체들은 이통사들이 망개방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끊이지 않았다.
이통사들이 기존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고 망개방을 의도적으로 미룬다는 주장이었다.
유선포털의 불만은 특히 무선인터넷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정통부 산하 통신위원회는 지난 9월, 이통 3사를 대상으로 망개방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비슷한 시기에 이통 3사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통신위는 이통 3사가 무선망 개방에 관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난 10월24일 결론내렸다.
휴대폰의 ‘핫키’를 이용해 자사 무선포털에 우선 접속하도록 한 것은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 것이라는 게 통신위의 결론이었다.
이에 따라 KTF와 LG텔레콤에 대해선 시정명령이 내려졌지만, 위반 사실이 중대한 SK텔레콤에는 15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정책당국이 무선망 개방에 이처럼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면서, 4년을 끌어온 망개방이 이번에는 정말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줄기차게 ‘실질적인 망개방’을 외쳐온 유선포털사업자도 부족하나마 무선포털사업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싫지 않은 내색이다.
그렇지만 정작 중요한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는 여전히 멀게 느껴진다.
완전한 무선망 개방을 위해 넘어야 할 고개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이통사 내부 포털과 외부 포털의 요금구조가 다르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CP의 경우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게 되면 정보이용료의 80~90%를 수익으로 거둬가지만, 외부 포털과 계약을 맺을 경우 수익 비중이 30~40%로 뚝 떨어진다.
외부 포털이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SK텔레콤에 정보이용료의 40% 정도를 지불하기 때문에 CP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유선포털사업자들이 주축이 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김성호 사무국장은 “똑같이 100원을 팔아도 네이트는 수익이 50원이고 유선포털은 50원밖에 안 남는 요금구조로는 공정경쟁이 불가능하다”며 서비스 수수료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선인터넷 접근방법도 개선돼야 한다.
지금처럼 ‘핫키’를 이용해 이통사 내부 포털로 접속하는 것 자체가 공정한 게임의 룰에 위배된다.
윙크(WINC)나 유시드(USID) 같은 바로가기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만만찮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별도의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
방효창 두원공대 정보통신과 교수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앞장서 공공 무선포털 같은 걸 만들어 여기로 우선 접속하도록 하는 방법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선망이 개방되어도 마땅한 홍보수단이 없다는 것은 외부 포털과 CP들에게 여전히 숙제다.
지금으로선 외부 포털이나 CP가 자신을 알리는 수단이 콜백URL SMS 정도에 불과하다.
자기네 모바일 사이트로 접속할 것을 권하는 문자메시지를 이용자에게 날리는 방식이다.
무선인터넷의 경우 유선인터넷과 달리, 어디에 어떤 정보가 숨어 있는지 찾아내기가 더욱 어렵다.
특히 개인 사업자나 중소 CP의 경우, 이미 유선에서 인지도를 넓힌 다음·네이버·야후 같은 외부 포털에 비해 자신의 사업을 알리기 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이 밖에 이통사 내부 CP와 외부 CP간 콘텐츠 심사기관을 단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로선 이통사 내부 CP는 이통사가 각자 하지만, 외부 CP의 경우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가 자율적으로 맡고 있다.
심사 과정에서 기준 차이나 불공정 심사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04년을 기준으로 SK텔레콤의 전체 매출에서 정보이용료와 데이터 통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4%, 7.3%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매출액 성장률 면에선 각각 49.9%, 43.6%로 전체 매출액 성장률(1.9%)를 훨씬 웃돈다.
그만큼 이통사의 부가서비스는 급속히 커 나가는 시장이다.
외부 포털 사업자와 CP들은 이 ‘빙산의 몸통’에서 한 조각이라도 더 차지하려면 지금부터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무선망 개방 요구가 드세지는 이유다.
윙크 익스프레스, 원하는 사이트로 ‘순간이동'
이동통신 3사의 무선포털(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을 거치지 않고 원하는 무선 사이트에 곧바로 접속하는 방법은 정말로 없는 것일까. 엄밀히 말하면 그렇지는 않다.
지금도 원하는 무선 사이트로 곧바로 이동하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2002년 내놓은 윙크(WINC)다.
휴대폰의 핫키를 눌러 이통사 무선포털에 접속하는 대신, 업체별 영문도메인에 해당하는 휴대폰 키패드와 고유번호를 이용해 곧바로 해당 사이트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다음(DAUM)을 예로 들면 이렇다.
먼저 휴대폰 키패드에서 D, A, U, M에 해당하는 3, 2, 8, 6 키를 누른다.
그런 다음 구분기호인 #을 누르고, 미리 등록한 다음의 고유번호(예컨대 3355)를 차례로 누르고 휴대폰의 핫키를 누르면 해당 사이트로 곧바로 접속한다.
정리하자면, 휴대폰을 열고 ‘3286→#→3355→핫키’를 차례로 누르면, 다음의 모바일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아직까지 어렵고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숫자와 ‘#’을 번갈아 누르는 방식 자체가 이용자에겐 번거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들어 새로 등장한 것이 접속체계를 좀 더 단순화한 ‘윙크 익스프레스’다.
윙크 익스프레스는 기존 윙크의 영문 도메인 숫자와 ‘#’을 빼고 업체 고유번호만으로 접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즉, 다음의 경우 고유번호인 ‘3355’와 핫키를 차례로 누르면 곧바로 다음 모바일 사이트로 이동하는 식이다.
기존 윙크보다 단계를 줄이고 이용하기도 훨씬 쉽다.
윙크 익스프레스는 지난 7월 중순 국가기관부터 예약등록을 받은 뒤 8월 중순부터 기존 윙크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예약 신청을 받았다.
KTH(8080), 야후(9090), 다음(3355), 온세통신(501), 네오위즈(3232) 등 5개 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윙크 익스프레스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진흥원측은 기존 윙크 사용자 우선등록이 끝나는 11월10일부터 개인 사용자와 일반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 신청을 받는다.
윙크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모바일 사이트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어, 무선망 개방에 따른 ‘초기화면 개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연간 수수료가 33만원으로, 유선인터넷의 도메인 등록비용(2만~3만원)이나 윙크 이용요금(3만3천~9만9천원) 등과 비교할 때 수수료가 다소 비싼 편이다.
하지만 이통사가 개별적으로 실시하는 ‘#○○○○’나 스타스타(**) 서비스, 직접 URL을 입력하는 방식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편리하다.
인터넷진흥원측은 “윙크 익스프레스는 원가를 따지자면 1년에 1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서비스”라며 “당분간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무선인터넷망 개방 일지
2001년 8월/ 정통부 ‘무선인터넷망 개방 추진계획’ 수립 2001년 9월/ SK텔레콤, 신세기통신 합병 신청 2002년 1월/ 정통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법인합병 조건부 인가(무선망 개방 등 13개 조건 부과) 2002년 7월/ 정통부, 무선인터넷망 개방 추진 기본계획 발표(망연동장치 및 게이트웨이 개방, 무선인터넷 콘텐츠 접근번호(WINC) 개방) 2002년 12월/ 정통부,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개정 고시 2003년 7월/ 정통부, 망개방 세부 시행정책 발표(SK텔레콤의 ‘WAP 게이트웨이 이용약관’ 및 ‘비즈 SMS 이용약관’ 승인) 2003년 9월/ SK텔레콤·KTF·LG텔레콤·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게이트웨이 접속 이용 관련 콘텐츠 및 과금 검증에 관한 협정서’ 체결 2004년 4월/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 SK텔레콤 합병인가 조건 이행사항 보고 만료기간 2년 연장키로 결정 2004년 6월/한국인터넷기업협회 소속 유선포털 중심으로 무선인터넷포럼(MIF) 발족 2004년 8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통부에 SK텔레콤의 불공정 시정 정책 건의문 제출 2004년 9월/ 정통부·이통 3사·인터넷기업 간담회 개최(망개방 관련 주요 로드맵 수립, SK텔레콤, mASP 임대 서비스 제공 결정) 2005년 4월/ 정통부, 망개방 관련 공청회 개최(SK텔레콤에 표준약관 신고 권고) 2005년 6월/ 윙크 익스프레스 시범사업 실시(다음·NHN·네오위즈·야후·KTH·온세통신 등 6개사 신청) 2005년 9월/ SK텔레콤, 콜백URL SMS e스테이션 사전동의 폐지 2005년 10월/ 통신위, 이통 3사에 무선인터넷 망개방 소홀 시정 명령(SK텔레콤에 15억원 과징금 부과)
※표/무선인터넷망 개방에 따른 사업자별 파급 효과 (자료 : 정보통신위원회, KISDI. 재구성) 구분/기대효과/위협요인 이동통신업체(SKT·KTF·LGT)/콘텐츠 및 이용자 증대로 데이터 통신요금 및 회수대행 수수료 증대. 데이터통신부문 성장세 가속화 기대/자사 무선포털의 영향력 감소. 자사 콘텐츠 수익 감소 기간통신사업자(KT, 온세통신, 데이콤 등)/3개 이통사 망에 연동시킬 경우, 일부가 아닌 3800만 이동전화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선인터넷 독자 서비스 제공 가능/무선망 임대에 따른 비용 증가 외부 포털사업자(다음, NHN, 야후 등)/무선에서도 독자적인 광고, 정보제공, 검색 서비스 등으로 수익성 확보/유선과 무선의 상이한 콘텐츠 성격과 환경에 따른 시행착오 및 비용 부담. 무선망 임대에 따른 비용 증가 콘텐츠 제공업체(CP)/3개 이통사 포털(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을 통하지 않고도 독자 서비스 제공 가능해, 자율적 서비스 개발 및 수익구조 개선이 가능/출혈경쟁으로 인한 콘텐츠 수익성 악화. 신규 포털 이용에 따른 서비스 수수료 증가 솔루션 제공업체(게이트웨어, 서버, 플랫폼 등)/신규 사업자들의 설비구축 수요 증대로 이통 3사 외의 추가시장 확보 가능/- 개인 이용자/싸이월드와 같은 개인 무선인터넷 홈페이지 자체 제작 및 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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