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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열린검색은 아이디어의 승리이자 인터넷 생태계 활성화하는 윈-윈 모델”
[초대석]“열린검색은 아이디어의 승리이자 인터넷 생태계 활성화하는 윈-윈 모델”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5.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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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iN’에 올린 질문과 답변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그야 의심할 바 없이 해당 질문과 답변을 올린 각각의 네티즌일 게다.
그렇다면 수천만 네티즌에 의해 모인 ‘지식iN’ 데이터베이스(DB)의 소유권은 서비스 주체인 네이버의 자산일까? 지금까지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았던 이런 물음이 사이버 공간의 각종 토론장을 후끈 달구며 올 하반기 포털업계 최대 논쟁으로 번졌다.
이 들불 같은 논쟁의 불씨는 바로 엠파스가 지난 6월에 내놓은 ‘열린지식’ 검색. 자신이 보유한 DB 외에 경쟁업체의 서버까지 몽땅 검색해 보여준다는 컨셉트라니, 어찌 업계가 놀라지 않겠는가! 내 재산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내 서버 속 데이터베이스를 상대방이 감히 들어와 검색한다고? 발칙하거나 혹은 참신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게다.
그 중심에는 박석봉 엠파스 사장이 서 있다.
지난 1999년 검색업계 최초로 ‘자연어 검색’을 내놓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엔지니어이자, 검색업계의 상식을 뒤집은 이단아이다.
‘대한민국 국가는?’이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다들 ‘대한민국’과 ‘국가’란 단어를 찾아내는 데 혈안이 되었지만, 박 사장은 ‘애국가’라고 곧바로 정답을 보여주겠다는 발상을 했고,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그 뒤 엠파스는 줄곧 ‘넘버3’의 발밑에서 맴돌았을 뿐이었다.
정상 정복은 녹록지 않았다.
크게 눈길을 끌지는 않았지만, 성장과 시련과 좌절과 발전이 파동치듯 이어졌다.
그리고 2005년, 엠파스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서비스로 또다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린 컨셉트의 검색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했다.
6월에 처음으로 열린지식 검색을 내놓으며 그렇게 말했다.
7월에 열린블로그를, 8월에 동영상검색을 내놓았는데, 9월과 10월에 조금 쉬었다.
이번에 다시 열린커뮤니티 검색을 내놓았으니, 꼭 한 달에 하나씩은 아니라도 대략 그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걸로 보시면 될 것 같다.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번에 내놓은 열린커뮤니티 검색은 어떤 서비스인가. 앞의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다.
열린검색의 기본 컨셉트가, 우리가 DB 소유권에 연연하지 않고 이용자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열린커뮤니티 검색은 사이버 공간의 커뮤니티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다음에선 다음카페, 싸이월드에선 미니홈피 이런 식으로 자기네 커뮤니티 찾아주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대한민국 커뮤니티를 한곳에 모아서 검색해 주는 서비스는 없었다.
열린커뮤니티 검색은 다음카페부터 프리챌, 드림위즈, 싸이월드와 네이버 카페까지 이용자가 원하는 곳은 다 찾아 검색해 준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왜 이런 서비스가 나오지 못했나 싶을 정도다.
다만 비공개이거나 검색을 허용하지 않는 커뮤니티, 개점휴업 상태인 휴면 커뮤니티 등은 검색하지 않는다.
열린지식 검색처럼 이번에도 논란이 일 것 같은데. 저작권 문제는 대충 해결된 것 같다.
확실하게 결판나지 않았다는 건, 법정에 안 가서 그런 거고.(웃음) 열린지식 검색 때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8대 2 정도로 이용자에게 좋은 서비스라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또 열린검색 방식 자체가 검색 결과를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것이지, 해당 페이지 자체를 긁어서 보내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열린검색의 수집 대상 사이트는 대부분 트래픽이 늘어났다.
서로 윈-윈하는 모델이지 저작권 위반하면서 우리가 다 선점하는 그런 서비스가 아니다.
그렇지만 지식iN의 경우 DB는 네이버에 있는 거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지식검색의 원조격인 디비딕의 경우, 이용자들이 올린 데이터를 뽑아내 책을 만든 적이 있는데, 그때도 해당 글을 올린 사람들에게 수익금을 나눠주겠다고 공지하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DB 활용권도 운영자에게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인터넷 검색 저작권 관련해서 미국 판례도 있는데, 자기가 올린 글이 검색사이트에서 검색된다고 해서 한 이용자가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그때 미국 법원 판례가, 그건 인터넷 서비스가 처음 있을 때부터 있어 온 관행이라 해서 문제 삼을 수 없다는 판결이었다.
또 지식iN에 답변을 올린 이용자도 기본적으로 자기가 올린 지식을 여러 사람이 보고 도움이 되길 바라는 것이지, 단지 네이버에 충성하기 위해 올린 것은 아니다.
네이버가 약관 운운하는데, 약관이 잘못됐다면 나중에라도 고칠 일이다.
▲ 이주노 기자
그렇다면 왜 이런 저작권 문제가 발생했는가. 우선 이런 식의 서비스가 세계에서 처음 있는 것이라 그런 것 같다.
예전에는 서비스 운영자와 글 올리는 사람이 동일인이었다.
내가 내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글을 올리는 식이다.
그런데 블로그나 지식검색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네티즌이 만든 콘텐츠(UCC)란 개념이 생겨났다.
운영자와 콘텐츠 생산자가 분리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작권은 당연히 글쓴이에게 있는 것이다.
문제는 운영자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인데, 열린검색은 공개된 웹페이지를 검색하는 것이니 문제가 없고, 검색방식 자체가 트래픽을 몰아주는 것이니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네이버가 펄쩍 뛰는 이유는 자신들의 UCC 모델인 지식iN을 자기네 검색 서비스와 결합한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생각은, 검색은 검색이고 지식iN은 지식iN일 뿐이지, 둘이 하나는 아니라는 거다.
열린검색이란 기술 자체는 어려운 것인가. 만든 사람한테 그렇게 물으면 참 난감한데…. 처음 열린지식 검색이 나왔을 때, 그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게 아니다, 2개월이면 누구나 만든다, 이렇게들 말했다.
그런데 지금 5개월이 지났는데 아무도 비슷한 서비스를 안 내놓고 있다.
그렇게 보면 어려운 기술이지 싶다.
(웃음)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건 기술적으로 쉬울지 몰라도, 대량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적절히 혼합해 최적의 결과를 보여주는 건 쉬운 게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직접 해보시면 될 거다.
박석봉 사장은 엠파스의 열린검색 시리즈가 “검색 서비스의 4세대를 연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쟁 업체에 손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는 ‘윈-윈 모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열린검색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질문에는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단호하게 부정했다.
이쯤에서 열린검색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궁금증을 접고, 엠파스의 미래에 대한 질문으로 화제를 돌렸다.
데스크톱검색과 동영상검색 등 차세대 검색 경쟁이 뜨겁다.
엠파스의 색깔은 무엇인가.
동영상검색은 국내 업체 가운데 우리가 제일 먼저 했는데, 그 역시 열린검색 방식으로 접근했다.
대개는 DB를 사거나 확보해 서비스하지만, 우리는 동영상 DB를 소유하고 있는 판도라TV와 제휴하는 방식을 취했다.
DB를 소유하는 데 연연하는 대신 이용자가 원하는 걸 찾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동영상을 소유한 업체는 그걸 이용해 돈을 버는 시스템이다.
이런 방식이 인터넷 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데스크톱검색도 결국은 원하는 정보를 얼마나 잘 찾아주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다.
늦어도 올해 안에 내놓을 생각인데, 이용자들이 기존 서비스와의 기술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 3분기도 적자다.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 전환하겠다고 했는데, 복안이 있나.
별로 즐거운 얘기는 아니지만, 2년 연속 적자다.
그렇지만 지난 1분기부터 이번 3분기까지 지표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
적자 폭도 줄어들었다.
3분기 적자 내용을 보면, 우리가 열린검색 이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비용이 꽤 나갔기 때문이다.
지금은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고 영업에서도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 기조대로라면 내년 1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고,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수합병(M&A) 얘기만 나오면 엠파스가 단골메뉴다.
지난 10월에도 MS 피인수설이 나돌았는데.
최근 일인 듯 보이지만, 사실 2000년 이후 매년 그랬다.
(웃음) 우선, 이 업계 특성상 그런 게 있다.
누가 만나자 해서 만나면, 회사 안 파실래요, 그렇게 가볍게 물어본다.
또 그런 질문을 받는 사람도 딱히 기분 나빠하지는 않는다.
이 바닥 분위기가 원래 그렇다는 얘기다.
둘째, 우리 회사가 말하자면 좀 깨끗한 편이다.
지분관계도 단순하고 자회사가 주렁주렁 있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엠파스가 전체 검색순위에서 5위니까, 어디에다 붙여도 그림이 대충 그려진다.
MS 피인수설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때 주가가 3천원, 5천원 할 때는 시가총액 해봐야 500억원이니 싸잖나. 누가 사려 해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지금 주가가 1만원 가까이 오르니 이제는 사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M&A도 검토 가능한가. M&A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목적이 중요하다.
M&A를 함으로써 회사에 어떤 이득이 되는지,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는지, 뭐 이런 게 중요하지 않겠나. 결국 비즈니스를 더 키우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방식이라면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지금 현재로선 진행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검색에 관한 대표로서의 철학이 있다면. 엠파스에는 ‘우리의 미션’이란 게 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 관점에서 보기 쉽고 편리하게, 그리고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것이다.
그게 우리가 추구하는 바이고 존재 이유다.
그걸 어떻게 구현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네이버는 검색, 다음은 카페, 이런 식으로 대표 브랜드나 이미지가 있다.
엠파스는 그런 면에서 색깔이 좀 약한 느낌이다.
그 얘긴 우리가 마케팅을 잘못 하고 있지 않냐고 질타하는 것 같은데.(웃음) 1999년만 해도 자연어검색 서비스 하나밖에 없었으니, 색깔이 분명했다.
2000년, 2001년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이후 2003년까지는 라인업을 확장하는 쪽으로 사업 초점을 맞추면서 상대적으로 검색에 소홀했던 면도 없지 않고, 새로 붙인 여러 서비스 중에 딱히 잘나가는 게 없잖냐는 지적도 일부 맞다.
당시엔 상장 문제도 있고 해서 라인업을 확장해야 할 상황이었다.
지난해부터 가장 자신 있는 검색부터 확실히 끌어올리고, 나머지 서비스들도 똘똘하게 가져가자고 해서 추진하는 중이다.
내년께면 색깔이 좀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포털들이 한동안 조용하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금 검색을 내세우는 분위기다.
왜 그런가.
우선, 검색이 돈이 된다는 점 때문일 게다.
확실히 돈이 된다고 검증된 아이템이 2개인데, 게임과 검색이다.
지금 검색광고시장이 3천억원인데, 2010년께면 1조원까지 커진다고 한다.
다른 면으로는, 우리가 열린검색을 시작한 영향도 있는 듯하다.
이전까지는 지식iN 같은 모델의 검색에 대해 경쟁 업체들이 별다른 대응책이 없었는데, 우리가 어떤 면에서 시장구도를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로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DMB나 휴대인터넷, 망개방 등 방송·통신, 유·무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엠파스의 대응 전략은.
모바일쪽을 보자면, 사실 인터넷이라 말하긴 어렵다.
결국은 작은 크기의 휴대폰을 통해 정보를 서비스하는 건데, 아직 망개방도 완전히 안 됐고 표준도 따르지 않는다.
요금은 비싼 데다, 속도도 느리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기업이 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적다고 본다.
지금 당장 돈이 되거나 뛰어들 만한 시장은 아니라는 뜻이다.
휴대인터넷이나 HSDPA가 본격화되더라도 휴대폰이 단말기의 중심에 오지는 않을 거라는 게 우리 생각이다.
거기에 맞는 단말기가 새로 등장할 것이다.
그게 전용 단말기이든 PSP 같은 게임기든 상관없다.
휴대인터넷이 보급되고 큰 화면에 윈도우나 리눅스 같은 운영체제가 들어간 단말기가 나오면 결국 속도나 호환성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
우리 같은 인터넷기업도 끼어들 여지가 생긴다.
휴대인터넷 단말기가 광범위하게 보급됐을 때 거기에 맞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있을 텐데, 그것을 빨리 찾아서 움직이는 게 핵심이 아닐까 싶다.
이희욱 기자 asadal@economy21.co.kr ※박석봉 엠파스 사장 약력 1983년 대구 영신고등학교 졸업 1990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 졸업 1990~1995년 나눔기술 개발이사 1996년~현재 엠파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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