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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대담]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연재대담]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5.1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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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의 심층대담/10년 후 한국의 1등 기업 CEO를 만나다 ⑦ 지난 대담 ① 구학서 신세계 사장 ② 신헌철 SK 사장 ③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④ 차중근 유한양행 사장 ⑤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 ⑥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김광수 지난해 삼성전자는 ‘순이익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래서 세계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았고, 국내적으로도 국민적인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에는 정보통신, 반도체, LCD 등 삼성전자의 주력 부문이 고루 호조를 보였는데, 올해는 그에 비해 반도체와 LCD 가격이 하락하면서 일시적인 조정 국면을 맞고 있는 것 같다.
올해 영업 실적과 내년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이기태 지난 3분기까지 매출은 42조, 영업이익은 6조가량 된다.
올해는 대체적으로 지난해 수준에 조금 못 미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나 원화 강세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잘 버텨낸 한 해 아니었나 싶다.
김광수 반도체 D램과 LCD의 가격 하락에도 삼성전자가 올해 좋은 실적을 낸 데는 휴대폰과 플래시 메모리가 큰 기여를 했다.
휴대폰은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 수준을 유지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의 기반이 되었고, 플래시 메모리는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이러한 가격 변동에서 핵심은 결국 수요라고 할 수있다.
특히 사장님이 담당하는 휴대폰 등 정보통신 분야와 관련해 내년에는 시장 수요가 어떻게 변할 걸로 보나. 이기태 올 연말까지 세계적으로 8억대의 휴대폰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시장은 2.5세대에서 3세대로 이행해 가고 있고, 또 그걸 넘어 3.5세대까지도 약간 발을 걸치는 그런 시점에 있다.
이에 따라 휴대폰 수요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3세대가 되면 휴대폰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도 더 필요하게 되고, 특히 디지털 ‘컨버전스’(융합)가 이루어져 방송까지 융합이 되니까 소형 LCD 등 주변 산업들도 동반 성장을 할 것이다.
경기 흐름의 문제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내년에도 올해 이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김광수 과거 90년대에는 PC를 중심으로 세계 IT시장이 움직였다.
하지만 이제는 정보통신이 주도한다.
삼성전자의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도 과거의 반도체 중심에서 정보통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이기태 삼성전자 전체가 정보통신으로 이행해 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기업의 전략적인 판단과도 관련된 문제다.
하지만 산업 전반의 흐름으로 볼 때, 정보통신 부문의 발전에 따라 관련 부품 분야의 성장이 이루어질 것이다.
몇 년 전부터 휴대폰이 모든 기기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디지털 컨버전스가 되면서 MP3, 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 그리고 TV까지 휴대폰으로 들어왔고, 앞으로는 BT(생명공학기술)도 접목될 것이다.
김광수 정보통신 분야에서 10년만에 놀라운 성공을 이루어 냈다.
그 비결이 뭔가. 이기태 95년 처음 시작할 때는 한 해 100만대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올해 1억대를 팔았으니 100배 성장한 것이다.
96년을 기준으로 통신환경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좋은 기회가 왔다.
디지털과 관련해 준비했던 기술, 특히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이 빛을 본 것이다.
디지털은 한두 사람의 아이디어만 갖고도 얼마든지 제품을 고급화하고, 성능을 100배, 200배 개선하고, 제품의 카테고리 자체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CDMA 기술만이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는 엔터테인먼트 등 미래에 올 변화를 예측해 타이밍에 맞게 잘 대응해 왔다.
휴대폰에 MP3, 카메라, TV를 넣은 것도 세계 최초였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코스트(비용)에 맞게 제때에 갖다 넣은 우리 종업원들이 참 대단하다.
품질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고, 스피드 경영을 내세웠다.
그런 것들이 잘 어우러져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다.
김광수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비교하면, 아날로그 기술은 밑에서부터 쭉 쌓아 올리는 특성이 있다.
반면 디지털 기술은 한두 사람의 뛰어난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개발이 가능하다.
그런 차이가 하나의 기회로 작용한 것 같다.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삼성전자는 아주 짧은 기간에 디지털 분야의 거대한 강자로 올라섰다.
이동통신 쪽에서 미국, 일본, 유럽 그리고 우리나라를 4대 강국으로 보는데, 각각의 장단점은 뭔가. 이기태 앞서 말한 것처럼 96년 CDMA 시장이 열리면서 급격한 이노베이션(기술혁신)이 이루어졌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은 한 회선으로 두사람만 통화할 수 있는데 반해, CDMA는 회선을 여럿이 나누어 쓸 수 있다.
그런 CDMA라는 새로운 기술이 한국에서부터 시작돼 97~98년에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면서 아날로그 시대에 모토롤라가 세계를 지배했던 것처럼, 디지털 시대에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국민의 정부 때는 섬에까지 초고속통신망을 깔 수 있는 전자정부 사업도 시작되었다.
무선에서의 CDMA, 유선에서의 초고속통신망, 이 둘은 우리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정말 우리 역사 이래 굉장히 의미있는 개가였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첨단기술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시작해 그걸 들고 미국 시장으로 바로 뛰어갔다.
유럽방식인 GSM을 개발해 유럽 시장에도 뛰어갔다.
유럽은 미국에 견줘 통신 시장이 상당히 빨리 발전했고, 우리에게는 상당한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전세계 70%가 유럽 방식이다.
그 다음에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그리고 CDMA를 채택한 남미 일부지역까지, 고르게 지역 포트폴리오가 갖추어졌다.
다만, 일본 시장은 워낙 단단한 일본 기업들이 지키고 있어 갈 수도 있지만 가지 않았다.
각 지역은 저마다 특성이 있다.
유럽은 새로운 서비스가 빠르고, 미국은 지역이 넓은데다 통산사업자들 간의 서비스 경합이 치열하다.
중국은 모든 휴대폰 생산업체들이 다 뛰어든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동남아시아는 시장의 흐름이 마지막에 와 닿는 지역이다.
이런 지역별 특수성에 맞게 전략도 짜고, 제품도 내놓았다.
김광수 일본 말씀을 해주셨는데, 일본 시장은 생각보다 상당히 폐쇄적인 면을 갖고 있다.
최근 조사를 보면 일본에서 올해 3세대 휴대폰이 2백만대 가까이 팔렸다고 한다.
전체 휴대폰 판매량의 80% 가까이 된다.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이기태 일본 기업들과는 좋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통신분야에서 독불장군은 있을 수 없다.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서 어울려야 한다.
NTT 도코모의 경우 자신들의 ‘i모드’가 유럽에 확산되길 원하는데, 우리가 여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그리스 올림픽 때 도코모의 i모드를 탑재한 폰을 그리스 통신회사에 공급했고, 네덜란드에도 해주었다.
그러니 도코모에서 상당히 고마워한다.
일본 회사들도 잘 해주지 않는 걸 우리가 많이 해줬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개발비를 지원할 테니 신제품 개발까지 해달라고 하는데, 지금 일본 말고도 나갈 데가 엄청나게 많다.
도저히 여력이 안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KDDI와는 단말기보다는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을 한다.
KDDI를 통해 동경이북 지역에는 삼성전자의 CDMA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가장 큰 고민은 보다폰 재팬이다.
NTT 도코모처럼 큰 업체는 우리가 여력이 안 되면 부담없이 거절할 수 있지만, 보다폰 재팬은 그게 어렵다.
우리가 유럽에서 파는 보다폰 물량이 아주 많다.
보다폰 재팬 제품을 안 만들어 주면 이것까지 아예 사지 않겠다고 한다.
일본 핸드폰들도 많아 웬만하면 일본 시장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엄청난 압력이 들어온다.
한두 모델을 런칭해야 할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김광수 일본 시장과 관련해서는 대일 무역적자 문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이를 해소하는데 뭔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도 있는 것 같다.
다음으로, 세계 단말기 시장을 노키아, 모토롤라, 삼성전자 등 빅3가 주도하고 있다.
모토롤라가 한동안 밀렸다가 최근 많이 올라왔는데, 빅3의 역학 구도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이주노 기자
이기태 당분간은 3강 체제가 유지될 것이다.
노키아는 내년 6월 CEO 교체가 예정돼 있다.
새로운 CEO가 오면 회사의 체제가 많이 바뀔 걸로 본다.
그동안 노키아의 주종이던 바 타입에서 삼성전자가 강점을 갖고 있는 슬라이드나 홀더 타입 쪽으로 들어 오고, 심비안(Symbian) 기반의 PDA 사업 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많이 바뀔 것이다.
게다가 노키아는 볼륨 경영을 하기 때문에 극치의 저가제품까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모토롤라는 3분기까지 1억대를 팔아 우리보다 2500만대가 많았다.
그런데 금액으로 보면 모토롤라가 149억 달러고, 우리가 140억 달러로 9억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평균판매가격(ASP)이 우리가 상당히 높다는 걸 말한다.
두께나 기능 측면에서도 우리가 모토롤라를 앞선다.
빅3는 서로 공격하면서 엎치락 뒤치락 싸우는 대신, 자존심을 지키면서 각자 특색에 맞는 전략을 갖고 잘 어울려 나갈 것이다.
김광수 우리나라는 CDMA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세계 전체로 보면 유럽 방식인 GSM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비중이 더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CDMA와 GSM의 사업 비중을 어떻게 두고 있나. 이기태 현재 대략 7 대 3 정도로 사업 비중을 두고 있다.
GSM을 기반으로 한 W-CDMA가 70%, CDMA가 30%를 차지한다.
CDMA를 사용하는 곳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중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중국과 인도, 일본이 있다.
그동안 우리가 강점을 가졌던 분야가 CDMA이기 때문에 이쪽 사업은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W-CDMA 서비스가 본격화된다.
그에 따라 CDMA와 W-CDMA를 합친 단말기가 국내 시장에 많이 나올 것이다.
김광수 와이브로(WiBro) 등 차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어떤 투자전략을 갖고 있나. 이기태 3세대 이동통신(3G)인 비동기 W-CDMA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 HSDPA(초고속하향패킷접속)다.
올해 말까지는 1.8M bps의 속도가 나오는데, 2006년 9~10월 경이면 이보다 두 배 빠른 3.6M bps까지 갈 것이다.
내년에는 이런 비동기 3G가 활성화돼 데이터 전송속도가 몰라보게 빨라지기 때문에 콘텐츠 업체들이 붐을 이룰 것이다.
이것 외에 통신기술의 하나의 새로운 장이 있는데 바로 OFDMA(직교주파수분할다중접속)로, 와이브로의 근간 기술이다.
이를 활용해 지난 11월 APEC 때 HSDPA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구현해 냈다.
차를 타고 가면서 현재 ADSL에서 나오는 속도의 무려 10배 이상의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3~4년 전부터 투자해 성공한 것이다.
와이브로는 브로드밴드에 하이스피드다.
10~20차선의 고속도로가 뚫린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어떤 것이든 실을 수 있다.
와이브로를 쓰면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인프라 비용도 많이 떨어진다.
콘텐츠 산업이 발전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일거리도 엄청나게 창출될 것이다.
한 마디로 세상이 바뀐다.
▲이주노 기자
김광수 2001년 무렵만 해도 방금 말씀하신 정도의 속도를 무선으로 구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그런 벽이 무너졌다.
와이브로를 설명하면서 인프라 비용의 줄일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 보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광통신에 대한 투자를 무선 쪽으로 돌려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이기태 FTTH(광가입자망)은 100M bps의 속도가 나오지만 어차피 유선이기 때문에 이동성이 없다.
또 기존 아파트는 설치 비용이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속도의 경우도 전화국에서 가정으로 오는 사이에 감쇄가 되기 때문에 100M가 다 안 나온다.
2006년 말경에야 20M 속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많이 쓰는 ADSL도 마찬가지다.
8M라고 하지만 실제 가정에서는 속도가 1M도 나오지 않는다.
며칠 전에 해보니까 와이브로는 벌써 4M 속도가 나온다.
내년 6월 정도면 10M까지 가고, 업링크 속도도 3M가 된다.
3M 정도로 업링크 속도가 나오는 장비는 아직 세상에 없다.
만약 이게 되면 TV를 보면서 배우가 입고 있는 옷을 찍어서 가격이나 만든 곳을 바로바로 볼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업링크 속도가 느려서 클릭하고 나면 이미 지나가 버린다.
FTTH는 중간단계로 충분히 의미는 있다고 본다.
4세대(3G)가 열리기 전까지는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다.
김광수 중간단계로 활용하기 위해 그처럼 막대한 투자를 한다는 건 낭비 아닌가. 이기태 4세대가 올 때까지, 말하자면 대략 2010~12년까지는 FTTH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통신기술은 무한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과거를 돌아보면 어떤 면에서는 IMF가 우리나라 통신산업이 이만큼 크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IMF 때문에 납작 엎드려 있을 때 대부분의 나라에서 엄청난 통신 버블이 만들어졌다.
광통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터무니없이 뛰고, 엉터리 회사들을 사고파는 M&A가 줄을 이었다.
그때 NTT 도코모가 미국과 유럽 통신회사들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가 거의 다 날려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때 도코모가 그런 무모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세계 최고기업이 되어 웬만한 통신기업들은 다 샀을 것이다.
다행히 IMF 당시 국내기업들은 돈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할 수 없었다.
김광수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와이브로와 DMB(디지털미디어방송)는 같은가 다른가. 이기태 와이브로는 통신시스템이고 DMB는 방송이다.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지상파 DMB는 용문산이나 관악산, 삼성산에서 별도의 안테나로 신호를 쏘아준다.
주파수의 회절성이 부족하다 보니 중계소도 설치한다.
다른 방법은 위성을 통해 신호를 쏘아주는 것이다.
바로 위성 DMB다.
삼성전자가 가장 빨리 DMB 수신칩의 소비전력을 줄여 휴대폰 속에 집어 넣었다.
또 지상파든 위성이든 DMB 수신기가 없더라도 와이브로만 있으면 얼마든지 방송을 볼 수 있다.
와이브로는 IP 기반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보면 된다.
현재는 인터넷으로 방송을 보면 화면이 끊기고 멈추는 일이 잦지만, 와이브로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전혀 없다.
▲이주노 기자
김광수 와이브로는 통신이고 DMB는 방송 콘텐츠라는 설명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제품화되었을 때 제품시장이 중복되거나 경합할 가능성은 있지 않을지 의문이 든다.
차량용 DMB 같은 경우 우리나라의 차량 보유대수가 1500만대니까, 단가를 50만원으로만 잡아도 금방 2조5천억원의 시장이 된다.
승객들을 위한 대형운송 차량용 DMB는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더 크다.
반면 휴대폰으로 와이브로를 통해 방송을 보는 것은 획기적인 기술이기는 하지만, 제품 시장적인 측면에서는 화면이 너무 작다는 문제가 있다.
이기태 차를 타고 가면서 대형 LCD 화면으로 방송을 보고 싶다면, 휴대폰의 데이터를 넘겨주면 그만이다.
따로 DMB 수신 모듈을 단 LCD를 굳이 살 필요가 없다.
그러다 차에서 내리면 다시 휴대폰으로 보면 되고. LCD 화면과 스피커만 이용하는 것이다.
김광수 DMB와 와이브로 관련 제품들의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이기태 DMB 시장은 앞으로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내 손안에 TV’가 실현되는 것이다.
MP3나 카메라가 휴대폰에 융합되었듯이 TV 역시 디지털 컨버전스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휴대폰에서 다른 화면으로 데이터를 넘겨주는 기술이 UWB(초광대역무선통신)다.
대량의 디지털 신호를 짧은 거리에서 하이스피드로 넘겨주는 기술이다.
진행·정리 = 장승규 기자 skjang@economy21.co.kr 사진 = 이주노 기자 jooroad@economy21.co.kr 약력/ 이기태(57) 사장 1948년 대전 출생 1971년 인하대 전기공학과 졸업 1973년 삼성전자 라디오과 입사 1980년 삼성전자 음향1과장 1985년 삼성전자 비디오생산부장 1991년 삼성전자 화상무선기기사업부 이사보 1994년 삼성전자 무선부문 이사 1996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상무 1999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부사장 2000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부사장 2001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장 김광수 소장은 2000년 김광수경제연구소를 설립해 기업 컨설팅과 정부 정책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발한 컨설팅 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김광수경제연구소는 정기적으로 경제 보고서를 제공하는 유료회원제 사업도 하고 있으며,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등 주요 정부부처와 대기업, 금융기관 CEO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디지털 융합시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디지털 컨버전스(융합)는 생활의 편리함을 약속해 준다.
휴대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듣고, 영화도 보고, 녹화도 하고, TV도 볼 수 있게 된다.
기기를 제각각 갖고 다닐 때보다 에너지와 자원 절약 측면에서도 플러스다.
하지만 디지털 컨버전스는 또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나만의 공간’이 늘어나면서 일탈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이기태 사장은 “TV는 이불 속에 들고 들어가 혼자 보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에 부모들의 통제가 가능하지만, 휴대폰은 다르다”며 “콘텐츠 생산자들이 윤리적·도덕적 자질을 결여하면 자칫 타락한 사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사장은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들이 보여줄 것과 안 보여줄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문제 채널은 수신을 금지하는 등 정부에서 제대로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악용 가능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깝게는 휴대폰을 이용해 수능시험에서 부정을 저지른 사례가 있다.
이 사장은 “우리사회의 도덕적 인프라가 가장 중요하지만 약간은 회의적”이라며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제일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사장은 디지털 컨버전스가 BT(생명공학기술), NT(나노기술) 분야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측했다.
휴대폰만 지니고 다니면 심장박동과 호흡 패턴은 자동적으로 체크해 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심장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사장은 “당뇨 측정기를 휴대폰에 부착하는 등 당뇨 환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당뇨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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