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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메모]2006년엔 이런 일을…
[에디터스메모]2006년엔 이런 일을…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5.12.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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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개인적으로는 ‘금융 세계화’라는 주제에 자꾸만 관심이 쏠린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관련 서적들을 손에 쥐는 일이 잦아졌고 틈나는 대로 이런저런 자료들을 들춰 보기도 한다.
일종의 개인 학습목표인 셈이니 당분간 꽤나 애써 볼 참이다.
금융 세계화. 딱히 간결하게 정의를 내리기는 힘든 주제다.
다만 국민국가 단위의 통화제도 및 금융시장들이 아주 밀접한 상호관련성을 맺는 현상을 일컫는 말임에는 틀림없을 게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이 현상은 우선 대략 1979년에서 82년 사이에 미국과 영국 정부가,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 사이에 주요 선진국 정부들이 앞다퉈 채택했던 일련의 탈규제 조치들의 산물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서로 격리되어 있던 국민국가 단위의 제도들이 한데 얽힘으로써 단일한 ‘금융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과정은 국민국가 단위의 금융제도들을 ‘없애 버린 것’이 아니라 이들을 일정한 시스템 속에, 그것도 매우 위계적인 구조를 지닌 시스템 속에 ‘부분적으로’ 통합시켜 버린 것이었다.
80년대 중반 이후 메이저 금융기관들 사이의 재정거래가 날로 늘어나고, 특히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신흥시장’이 이 세계적 차원의 금융 공간에 하나둘씩 포섭되면서 금융 세계화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이 단계에 이르러 금융 충격과 교란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시작했고, 이러한 ‘휘발성’은 곧 금융 세계화의 작동 방식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데 있다.
87년의 월스트리트 주가 폭락을 시작으로 90~91년의 미국 민간 저축기관들의 대규모 파산, 92년 가을의 유럽통화제도의 대혼란, 94~95년의 멕시코 위기로 이어진 일련의 드라마는 이런 사실을 극명하게 드러낸 본보기였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우리 사회가 외환 위기라는 유례없는 대혼란에 휩싸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어렵사리 빌려온 차관을 빠른 시일 내에 되갚았고, 아픈 상처를 이겨내고 경쟁력을 키운 국내 기업들이 해외 무대를 자랑스레 누비는 사실을 들어 그 ‘위기’가 이미 말끔히 치유되었다는 목소리가 한편에서 힘을 얻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 더욱 뚜렷하게 자리 잡게 된 금융 주도의 경제시스템은 앞서 말한 금융 세계화라는 ‘메가트렌드’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분명하게 일깨워 주고 있다.
금융 세계화라는 주제에 뒤늦게 천착하게 된 사연도, 따지고 보면 금융 주도의 경제시스템이 갖는 의미를 차분히 되짚어 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어느덧 외환 위기 이후 10년의 세월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밝아오는 2006년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다.
외환 위기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한국 사회 곳곳에선 뒤늦게나마 마음을 가다듬고 ‘현실’을 인정하되 ‘대안’을 모색하려는 발걸음이 분주한 편이다.
아마도 2006년엔 그 목소리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되풀이되는 일과 속에서도 다양한 스토리를 쉰 권의 책에 담아내다 보니 도 어느새 송년호를 손에 쥐게 됐다.
새해엔 사회 곳곳에서 눈에 띄는 분주한 발걸음과 보폭을 함께 하며, 좀더 선 굵은 행보를 보이도록 애써 보련다.
올 한 해 에 애정을 쏟아 주신 모든 독자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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