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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메모]환희, 오래전 기억을 되살리며
[에디터스메모]환희, 오래전 기억을 되살리며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5.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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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매주 되풀이되는 과정이지만, 창밖엔 밤이 깊어 어느덧 새벽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데 주위에선 막바지에 이른 마감작업에 분주하다.
이번 주 마감작업 중엔 유독 견디기 힘든 심한 졸음이 마구 몰려온 탓에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볼륨을 잔뜩 높였다.
가느다란 선을 타고 귓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음악은 “히트곡 많은 싸이의 또 하나의 히트곡” <환희>. 바윗돌마냥 무거워진 머리에 잠시 충격도 줄 겸해서, 경쾌한 리듬을 즐기며 아예 작심하고 수도 없이 되풀이해서 듣고 말았다.
언젠가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새해엔 환희를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실없이 내뱉곤 하던 기억이 떠올라 그만 피식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하루아침에 국민적 영웅에서 파렴치한 과학자 신세로 전락한 황우석 교수의 모습을 TV 화면으로 본 게 몇 시간 전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분노를 넘어 착잡함과 우울증을 느끼노라는 말들을 뱉어냈다.
주변에선 IMF 당시보다 더 심한 정신적 공황에 빠졌다는 소리도 들렸다.
언젠가 이 지면에 황 교수의 ‘업적’을 두고 불던‘천재 신드롬’을 비판하는 얘기를 꺼낸 적이 있긴 하지만, 나 역시 드라마틱하게 펼쳐진 이번 사태의 전개과정을 지켜보며 아무리 ‘쿨한’ 척 행동하려 해도 허탈함을 지울 수는 없었다.
소박한 바람이던 ‘환희’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감정들이다.
2006년을 여는 첫 번째 얘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 끝에, 은 2006년 한국경제에 5가지 질문을 던져 보기로 마음먹었다.
새해 경기를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맞서는 건, 매년 이맘때쯤이면 으레 되풀이되는 일이다.
경기의 잣대를 주식시장으로 삼을 경우, 조금 냉정하게 들여다본다면 올해 분위기는 강한 강세론과 소극적 약세론의 싸움 정도로 형성된 게 아닐까 싶다.
해가 바뀌는 무렵의 덕담인지 혹은 마음 속 바람의 표현인지, 아니면 진짜 경기가 서서히 풀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올해엔 희망적인 목소리들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 듯 보인다.
이 와중에 이 던진 질문은 모두 새해 한국경제의 판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만한 변수들에 관한 것이다.
적립식 펀드의 환매 사태 가능성, 부동산 투기의 재연 여부, 차세대 이동통신의 패권을 둘러싼 혈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외환은행의 새 주인 찾기, 그리고 전 국민의 눈과 귀, 심지어 심장을 빼앗아갈 월드컵 열풍…이 질문에 어떤 답이 내려지는가에 따라, 2006년 한국경제의 모습은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섣부른 기대나 낙관을 잠시 접어두고, 차분한 마음으로 질문지의 빈 칸을 채워 나가야 하는 건 이 때문이다.
2006년 한국경제를 꾸려 나갈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환희의 물결이 넘쳐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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