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2002년 월드컵 특수 다시 한번?
2002년 월드컵 특수 다시 한번?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5.12.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마케팅 아이디어 경쟁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많은 사람들에게 짜릿한 흥분을 안겨줬다.
하지만 흥분은 단순히 정서적인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2002년 월드컵은 무려 26조원어치의 경제적 효과도 가져다 주었다.
독일 월드컵이 열리는 2006년의 해가 떠오르면서 벌써부터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커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월드컵 개최국이었던 2002년과 올해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들의 월드컵 마케팅은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독일 월드컵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은 2002년에 이어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현대자동차다.
박채훈 현대자동차 스포트마케팅팀 차장은 “2002년 공식후원사로 참여해 모두 6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며 “올해는 이보다 50% 증가한 90억 달러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가 거둔 경제적 효과의 대부분은 광고 효과가 차지한다.
2002년 월드컵은 세계 213국에 중계됐으며, 현대자동차 광고가 게임당 평균 12분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채훈 차장은 “독일 월드컵은 2002년 월드컵 때보다 시청률이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2002년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현지 시간으로 새벽에 경기가 진행됐다.
이번에는 아프리카, 중동 지역은 동일 시간대이고, 축구팬이 가장 많은 남미와 북미는 5시간 이내이다.
이에 따라 광고 단가 역시 2002년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박 차장은 “2002년 월드컵 이후 6개월 동안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10% 증가했다”며 “2005년에 현대차가 세계 100대 브랜드에 처음 진입한 만큼 독일 월드컵을 계기도 브랜드 인지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자동차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최고의 팬’(Fan of the Match) 선정 행사이다.
월드컵 매경기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 가운데 최고의 팬을 찾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발표하고, 또한 이들을 모아 대회 공식사이트에서 온라인 인기투표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월드컵 특수에 주목하는 곳은 비단 대기업들만이 아니다.
디지털 셋톱박스를 수출하는 휴맥스 역시 독일 월드컵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휴맥스는 이미 독일의 위성방송사업자에 셋톱박스를 납품하고 있다.
휴맥스 IR팀 관계자는 “월드컵을 계기로 위성방송 가입자가 급증해 셋톱박스의 수요도 1.5~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지역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방송 환경에서 큰 차이가 있다.
위성 방송사들이 월드컵 중계권을 사기 때문에 특정 위성방송에 가입하지 않으면 월드컵을 아예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휴맥스는 녹화기능을 갖춘 PVR(디지털녹화기기) 제품의 판매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월드컵 경기의 녹화에 필수적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휴맥스 등 디지털 셋톱박스 수출업체뿐만 아니라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형 디지털 TV 업체들도 큰 폭의 내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인 최진우 메세나코리아 사장은 “독일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경제적 파급 효과면에서 2000년과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기업들이 2002년 월드컵의 대성공을 한 차례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2002년 이후 스포츠 마케팅은 다시 침체기를 맞기도 했다.
몇 번의 스포츠 이벤트가 있었지만 일부 가전업체 중심의 반짝 경기로 그치고 말았다.
최 사장은 “하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은 다르다”며 “모든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월드컵이라는 큰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나 한국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12업체 외에는 월드컵을 이용한 직접적인 마케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축구선수 개인이나 붉은 악마의 활용 등 마케팅 아이디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장승규 기자 skjang@economy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