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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칼럼]안정인가, 도전인가
[커리어칼럼]안정인가, 도전인가
  • 신현만 /커리어케어 대표이사
  • 승인 2006.0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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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이 지면을 통해 커리어 컨설팅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한 여성의 고민을 설명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나타냈다.
물론 의견은 엇갈렸다.
‘벤처기업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는 게 좋다’는 쪽과 ‘엔터테인먼트기업에서 공연전문가의 길을 걸어보라’는 쪽으로 나뉘었다.
나 역시 어떤 선택을 어떻게 권유해야 할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내가 해준 답은 매우 원론적이었다.
본인이 충분한 판단능력을 갖고 있어서 합리적 판단근거만 있다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경영 컨설턴트인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초지일관 구현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선택하고 집중한 사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준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1등할 수 있는 분야이다.
세계적 기업들은 모두 자신이 가장 경쟁우위에 있는 분야를 선택해 전력투구했다.
둘째는 열정을 끌어낼 수 있는 사업이다.
이들이 주력한 사업은 임직원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분야였다.
셋째는 수익이 컸다는 것. 경제적 동기를 자극할 만큼 충분히 사업성을 갖추고 있었다.
나는 이 여성에게도 똑같은 코멘트를 했다.
어떤 분야의 어떤 직업 그리고 어떤 직장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짐 콜린스가 추출해낸 세 가지 원칙을 적용시켜보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둘 중 어느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또 어떤 사업에서 에너지가 샘솟고 열정이 생겨날까, 그리고 어느 쪽에서 일할 때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서도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까를 판단해볼 필요가 있었다.
분명한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나는 은연 중에 이 여성이 엔터테인먼트기업을 선택하길 원했다.
그는 IT기업에서 일하면 수많은 마케팅 담당자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공연이나 영화 등을 접할 때마다 이런 분야의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자신에게 ‘같이 일하자’고 제의한 엔터테인먼트기업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어서 IT기업보다 연봉 수준이 높았다.
물론 위험은 컸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그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문외한이었다.
만약 이 기업에 재직하는 동안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음 직장을 구할 때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고용 시장(job market)이 활성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고 위주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네트워크가 없는 그가 능력마저 인정받지 못하면 직장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또한 다른 분야로 옮길 경우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직이 쉽지 않다.
설령 직장을 찾았다 해도 연봉 등에서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런 위험 속에서도 나는 이 여성이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커리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자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두고 중국으로 연수를 떠날 만큼 커리어 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또 그는 모험을 감행하는 결단력도 갖고 있었다.
30대 초반이고 미혼이어서 그에게는 아직 안정성보다는 도전을 선택할 ‘여유’도 있었다.
예상대로 그는 엔터테인먼트기업 쪽을 선택했다.
그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선택한 이상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집중하는 것, 자신의 전부를 투여하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얘기대로 ‘비행기가 이륙한 이상 전력을 다해 일정한 고도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추락할 위험에 처하는’게 그의 현 상황이다.
나는 그가 중국행을 결정해서 자신의 커리어를 재정립한 것처럼 이번에도 커리어 관리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그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신현만 / 커리어케어 대표이사 mannn@careerc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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