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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한풀 꺾인 주식시장, 중장기 흐름 좌우할 변수는?
[전망]한풀 꺾인 주식시장, 중장기 흐름 좌우할 변수는?
  •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 승인 2006.0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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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한국과 일본 증시에 고유한 문제(주식양도차익과세 논란, 라이브도어 주가조작 파문 등)를 제외할 경우, 최근 아시아 증시를 관통했던 악재는 역시 인텔의 실적 쇼크였다.
그러나 인텔의 4분기 실적 부진은 인텔에만 국한된 문제라는 점에서 글로벌 IT경기와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
인텔 실적 부진의 원인은 △ AMD와의 경쟁에서 인텔의 시장 점유율 하락 △ 노트북용 칩셋 수율 문제에 따른 매출 차질 △ 모바일폰, PDA용 프로세서 시장에서의 고전 △ 인텔 주력 제품인 NOR Flash 메모리가 NAND Flash에 시장을 잠식당했다는 점 등으로 요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 실적 쇼크 파장은 제한적 인텔의 문제를 제외하고 글로벌 IT경기를 바라보면, 여전히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이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발표된 미국 정보기술협회의 IT산업지수는 지난 3분기에 121.6을 기록하며, 직전 최고치였던 2004년 4분기의 122.3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미국 IT산업이 ‘닷컴 버블’의 붕괴나 2002년을 전후한 침체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뿐이 아니다.
미국 IT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실리콘 밸리의 인재 채용 규모가 4년 만에 처음으로 순증가세를 보였다는 ‘조인트 벤처 실리콘 밸리(Joint Venture Silicon Valley)’보고서(<월스트리트저널> 1월16일자)나, 미국 CIO(최고정보책임자)들의 IT예산 증액 계획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글로벌 IT경기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0~20% 내외의 이익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 이후에는 이익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인텔 쇼크의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최근의 주가 급락에 따라 지난해 11월 이후 이어졌던 주식시장의 상승 분위기는 일단 단절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일련의 기간 조정을 거친 뒤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시장의 중기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은 변수들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 변수는 단기적인 시황 판단의 핵심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수급이다.
먼저 외국인의 경우, 최근 환율의 움직임이 달러강세 쪽으로 서서히 반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과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매도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기본적으로 올해 달러의 움직임은 지난해처럼 일방적인 강세에서 벗어나 박스권의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최근 다시 나타나고 있는 달러 강세 회복 현상도 추세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1월말 FOMC회의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확실시된다는 점에서, 바닥권에서 탈피하고 있는 달러 움직임은 비달러화 선호 현상의 일시적 위축과 더불어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환율 움직임이 외국인의 매도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라면 국내 유동성은 기관의 매수를 유지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중에는 대형 주식형 펀드의 결산과 재투자가 집중되어 있어 정확한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다만, 재투자 효과를 제외한 추정치를 살펴볼 경우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12월과 1월 중 주식형 펀드의 재투자분을 제외한 일평균잔고 증가액은 지난해 12월 1271억원, 1월 첫째주 1917억원, 둘째주 1601억원, 셋째주 1523억원으로 1천억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05년 1월부터 11월까지 일평균 증가액 6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두 번째 변수로 들 수 있는 건 바로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국제유가의 동향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유수요 전망치를 지난해에 비해서 2.1% 증가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 같은 수요 증가와 함께 중동지역의 정치적 불안이 최근 유가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반등 혹은 기간 조정 거칠 다행스러운 것은 유가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 수준은 안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고, FED(연방준비은행)금리 선물 가격도 다소 하락하면서 금리인상 사이클이 연장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유가의 급등세가 지속된다면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물가 상승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는 또 다른 부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유가가 과연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마지막 변수로는 일본경기를 들 수 있다.
물론 일본의 경기 회복에 대한 공감대는 아직까지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지표들을 살펴보면 일본 경기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경기선행지수를 포함해 소비자신뢰지수와 산업생산, 기계수주 등 주요 지표들이 블룸버그에서 제공하는 예상치를 일제히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을 대체할 글로벌 경기회복 동력의 중요한 축인 일본 경기 회복세가 이처럼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눈높이도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 제조업 경기는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고용과 소비동향이 다소 기대에 미흡하다는 점에서 일본경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이런 몇 가지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보다는 반발 매수세 유입에 따른 반등, 혹은 기간 조정의 형태를 거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보유 종목의 펀더멘털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반등시 매도 종목과 보유종목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중기적으로는 위에 제시한 3가지 변수들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시장의 형태를 그려나가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위원 ksj0510@beste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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