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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그린스펀 시대 마지막 금리 인상
[전망]그린스펀 시대 마지막 금리 인상
  • 최운선/ 서울증권 연구원
  • 승인 2006.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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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 도달, 국내 증시엔 긍정적 신호 가져올 듯 우선 이날 금리인상 결정 직후 발표된 FRB의 성명서 내용부터 살펴보자. FRB 성명서의 정확한 문구는 이랬다.
“최근 경제 데이터가 고르지 못하지만 경제활동에서의 확장은 견조한 듯하다.
핵심 물가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장기적인 물가 전망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 “그럼에도 에너지 가격상승과 더불어 자원 사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 “위원회는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물가 안정의 균형 달성을 위해 위험을 억제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 위의 내용을 종합해볼 때, 연방기금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앞으로 물가 불안 변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으며,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개연성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에너지 가격의 안정이 진행될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FOMC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개연성을 일단 열어둔 것은 후임 의장을 위한 배려로 읽힌다.
즉 이번 FOMC 회의를 끝으로 지난 18년 반 동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이끌었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물러나고 벤 버냉키 신임 의장이 취임하는 탓에 후임 의장에게 정책결정의 여지를 남기는 메시지를 성명서에 담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측면에서 볼 때, 중립적인 재료라 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을 내리는 배경엔 무엇보다 그 동안 금리 인상이 예상되었던 데다, 현 수준에 대한 시장의 이해가 ‘중립금리’(경기 확장과 둔화를 유발하지 않는 수준) 도달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왔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 기조는 이어질 듯 어쨌든 이번 금리 인상은 국내외 경제에 일정한 파장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우선 미국 경제 성장 축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즉 그 동안 성장 축을 이루었던 ‘정부지출(전쟁수요) 수요 견인 성장’과 ‘민간 건설투자(부동산 경기 확장) 수요 견인 성장’에서 ‘민간 기업의 투자와 고용 증가에 따른 수요 견인 성장’이 새롭게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그 동안의 경제 성장 국면에서 수익유보분을 축적한 기업들이 투자를 행하면서 현 경기 수준을 유지시키는 경기순환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개선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소비 수요 견인 경제를 보완하며 과도한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시키기 위한 국제 무역 협정 강화 및 약한 달러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국제 증시에 대한 유동성 강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약한 달러 정책과 더불어 비달러 권역의 구매력 강화와 민간기업의 투자확대에 따른 수혜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립금리의 수준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 자체가 경기 둔화를 가져올 수 있는 수준임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경제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 가운데 부동산 경기 위축이 시장에 최대 불확실성 변수로 부각될 수 있는 탓이다.
이는 그 동안 FRB가 물가 변수로 고심했던 ‘부동산 가격의 하락 전환’을 이끌 수 있고, 그 결과는 ‘자산효과’(Wealth Effect)에 기대어 소비에 주력해온 미국 가계 자산의 부실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즉 부동산 경기 위축이 가시화될 개연성이 부각된다는 것은 결국 미국 경기의 둔화 신호로 이해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경기확장 지속에 대한 후행적 지지 신호라기보다는 앞으로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신호로 받아들일 개연성이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오늘 3월28일까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크게 부각될 경우, 87년 10월과 같은 주식시장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증시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결정이 국내 증시에 미칠 파장 또한 여러 각도에서 살펴봐야 한다.
크게 보아 미국의 중립금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첫째, 달러 기반 해외 투자 자금의 유입 가능성이 증대된다는 점, 둘째, 미국 소비 시장 연관 기업의 매출이 둔화될 우려가 확대된다는 점, 셋째, 원화 절상 수혜 기업과 더불어 국내 내수 소비 및 서비스 산업 관심이 증대한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나타났던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기대와 달리, 미국 경제가 중립금리에 준하지 않고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가 부진하고 고용 개선 또한 기대보다 낮을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가 위험 자산에 대한 비중 축소를 자극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중립금리’ 진입 초입임을 고려할 때 달러 기반 투자 자금의 이탈 우려는 낮아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오히려 금리 인상 부담이 경기 둔화를 초래하는 수준까지 진입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즉 최근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 참여 확대는 이러한 심리가 반영된 투자자금일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국내 증시는 일본의 금리 인상 개연성과 더불어 2005년 3분기 이후 나타난 엔캐리 트레이딩 자금과 함께 달러 기반 투자자금의 확대 유입이 병행되는 수급호전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은 낮아져 다만, 최근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달러기반 자금의 경우, ‘중립금리’ 진입과 새로운 경제 성장 변화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반영하는 자금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미국의 부동산 경기 연착륙과 고용확대 등에 대한 검증 과정을 통해 그 지속성이 담보될 것으로 보인다.
즉 상황에 따라 중립금리 이후의 유동성 보강 국면은 제한적일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투자 전략 수립에 고려해야 한다.
둘째, 미국 민간 기업의 투자확대 강화에 대한 기대감은 국내 대표 IT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국을 비롯한 민간 기업들이 이번 경기 확장기에서 획득한 수익을 투자 자금으로 소비할 것이란 기대는 IT부문의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독일 월드컵’, ‘중국 춘절’ 그리고 ‘신학기 수요’ 증대의 기대감과 더불어 원화 절상 속에서도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게 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 의지는 비달러 권역의 내수 소비 성장 정책 강화 및 달러 약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구매력 증대 효과에 의한 소비 증가가 예상됨으로 인해 내수 소비 및 서비스 산업의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상과 더불어 기대되는 내수성장에 대한 기대는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브랜드 가치가 인정되는 국내 수출기업 및 현지화에 성공한 국내 다국적 기업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국내에 한정된 내수 소비 관련 기업 이외에 국내 대표 수출 기업의 가치 재고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최운선/ 서울증권 연구원 wschoi@seos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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