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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콜금리 25bp 인상 여파
[전망]콜금리 25bp 인상 여파
  • 홍춘욱/ 조흥투자신탁운용
  • 승인 2006.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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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인상 가능성 낮은 편, 시중자금 보수화는 이어질 듯 금융시장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과연 앞으로도 채권·주식의 동반 강세는 이어질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은 우선 이번 콜 금리 인상의 원인에 대해 살펴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이후 콜금리를 세 번째로 인상한 이유는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월 기준으로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4% 상승했으며,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률이 2.7%로 나타나 부동산시장의 과열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책 당국이 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를 언급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추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고려 뿐만 아니라, 내수경기 회복 역시 금리인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과거 도소매 판매 증가율과 정책금리의 추이를 비교해보면 하나의 특이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도소매 판매액지수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한 이후에 정책금리의 인상이 ‘후행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보다 지난 2000년 이후 경제의 회복 탄력이 지지부진하면서, 경기회복이 확연해진 후에야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정부와의 협의와 금융시장의 반응 등 다양한 변수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정책금리의 ‘후행성’을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 장단기 금리차 역전, 한은 추가 인상 부담 마지막으로 해외변수에 대한 검토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월31일에 열린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이하 FOMC)에서 정책금리가 또 다시 인상된 것도 한·미간 금리차를 고려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입지를 제약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면 콜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부동산시장의 과열 가능성, 국내 내수경기지표의 개선, 미 정책금리의 인상 영향으로 한국의 콜금리가 인상되었지만, 이런 인상 추세가 계속될지는 사실 의문이다.
앞으로 1~2차례 추가 인상이 따를 것이라는 시장의 컨센서스와 달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시급한 금리인상의 요인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먼저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중기적 시각에서 본 수준과 단기적 경제지표에 의한 단기적 조정문제를 나눠 생각해본다면, 금리정책은 전자에서 후자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승 총재가 “올해는 디플레이션 갭이 있기 때문에 중립적 수준보다 낮게 가겠다는 게 현 입장”이라며 “이번 인상으로 중립적 수준과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고 평가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의 금리인상은 정책금리가 중립 이하에 있었기에 단행되었지만, 이제 중립수준에 근접했기에 경기상황을 보면서 정책금리를 조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제 경제 여건이 금리인상을 필요로 하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최근 원/달러환율의 하락은 금리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로 판단된다.
지난해 연말 1007.3원이던 원/달러환율은 지난 2월9일 971.3원까지 하락했으며, 특히 2월1일에는 961.0원까지 하락하며 일종의 패닉 현상을 불러온 바 있다.
이상과 같은 강력한 원화 강세는 △ 대규모 무역흑자 지속 △ 미 정책금리 동결 가능성 고조 △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기대감 등에 의해 빚어진 것이기 때문에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1차적으로는 수입물가의 상승 압력을 억눌러 물가불안을 해소하는 한편, 기업들의 원화 환산 매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상과 같은 요인들은 금리인상의 압력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되며, 만에 하나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해외채권과의 금리차 축소(혹은 역전)로 이어져 원화 매수세에 탄력을 더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환율 요인뿐만 아니라, 해외 경기여건 역시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최근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상태)된 것은 향후 경기전망에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Estrella와 Mishkin (‘Predicting US Recessions : Financial Variables As Leading Indicators’, NBER Working Paper, 1995.12)이 1960년부터 1995년까지의 장단기 금리차(10년 만기 및 3개월 만기 재무성 증권 수익률)를 이용해 경제의 순환을 비교한 결과, 장단기 금리차가 대단히 강력한 불황 예고 지표라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특히 장단기 금리차가 -0.17%p 이하를 기록한 이후 약 2∼6분기 뒤에 경기후퇴기가 도래할 확률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향후 경기전망에 부정적인 그늘을 드리울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 강세 돌아설 가능성 높아 일례로 미 장단기 금리차와 OECD 경기선행지수를 비교해보면, 미 장단기 금리차가 약 15개월 정도 OECD 경기선행지수에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한국 수출의 중요한 선행변수라는 것을 감안할 때, 하반기 한국의 수출은 지난 3년과 같은 강력한 증가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런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 속에 미국의 12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전월에 비해 8% 이상 줄어든 것도 미 정책당국의 정책금리 인상 여력을 떨어뜨릴 것이다.
따라서 미국 정책금리와 경기지표의 동향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한국은행으로서는 정책금리 인상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이번 콜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우선 채권시장은 점차 강세국면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가 및 경기지표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낮은 데다, 8·31 부동산 안정대책의 후속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상반기 중 내수 관련 지표의 개선 추세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큰 폭의 금리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지난해 하반기의 금리급등으로 빚어진 투자심리 위축이 점차 진정됨에 따라 하반기로 가면서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주식시장의 전망은 점차 어두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달러 약세에 따른 ‘비달러 자산’ 선호 및 내수관련지표의 개선에 힘입어 주식시장은 상반기 중 강세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불투명한 글로벌 경기전망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탓이다.
특히 콜금리의 인상 추세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호재이지만, 1월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빚어진 시중자금의 보수화 현상을 완전히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홍춘욱/ 조흥투자신탁운용 투자전략팀장 cwhong@chb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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