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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시장읽기]시장을 달구는 M&A 열풍
[오감/시장읽기]시장을 달구는 M&A 열풍
  • 이코노미21
  • 승인 2006.0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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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등락이 거듭되는 주식시장에 M&A테마가 부각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각종 테마 종목군이 등장하게 마련이고, M&A테마는 그 중 가장 익숙한 테마 가운데 하나이다.
최근에도 코스닥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우회등록 등의 수단으로 M&A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 시장에서 M&A는 대체로 중소형주를 대상으로 하고 적대적인 형태보다는 상호 이해에 부합되는 수준에서 단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대형주인 KT&G를 대상으로 한 적대적인 M&A가 시도되면서 시장에 초미의 관심거리로 부각하고 있다.
미국의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이 KT&G의 지분을 6.59%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 2월 초부터 아이칸 측과 KT&G는 경영권을 둘러싼 공격과 방어로 증권 뉴스란을 매일 장식하고 있다.
2월24일에는 마침내 아이칸 측에서 KT&G의 지분을 공개 매수하겠다는 의사까지 표명하고 나서 국내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적대적 M&A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KT&G가 인수 대상으로 선정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낮은 지분율로 경영권 확보가 손쉬운데 반해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자산주라는 측면의 매력이 크게 부각되었을 것이다.
KT&G의 2005년 말 기준 주가자산배율(PBR)은 2.5배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1조원을 상회하는 보유부지와 막대한 규모로 추정되는 담배사업에 대한 독점적인 영업권가치가 평가되지 못해 실제 자산가치는 공식적인 가치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금력만 뒷받침된다면 국내 투자가나 외국인 투자가 누구나 M&A 시도에 뛰어들 만한 위치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은 M&A가치와 기회를 크게 높여 놓았다.
우리 상장 기업들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이미 15%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이익을 창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 내에 유보된 이익을 적절한 대상에 투자하지 못할 경우 낮은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이익률은 점차 하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ROE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기업들은 설비투자 혹은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한 M&A 등에 나설 입장에 처해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주주의 지분이 낮거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에 미치지 못해 인수가치가 높은 기업들도 다수 존재한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이사 해임결의안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지분율인 33.3% 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주주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PBR이 1배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67.5%에 달한다.
두 가지 여건을 공통적으로 충족하는 기업의 수도 174개로 전체의 11.2%에 달한다.
물론 적대적인 M&A는 아직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가 아니다.
하지만 향상된 기업가치는 적대적인 방식의 기업인수를 촉발시킬 수밖에 없다.
M&A시도와 방어가 반복되면서 기업의 가치에 부합하는 시장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가들에게 돌아오는 또 하나의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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