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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시장읽기]중동 증시 급락 이머징마켓의 또다른 리스크?
[오감/시장읽기]중동 증시 급락 이머징마켓의 또다른 리스크?
  • 이코노미21
  • 승인 200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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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머징마켓이 선진국 대비 상대적 약세를 기록 중이다.
이런 속에서 중동지역의 증시가 급락하며 이머징마켓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카타르 증시는 최근 고점 대비 30% 내외로 급락했다.
얼마 전까지 한껏 달아올랐던 이 지역 증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이머징마켓에서의 리스크는 1990년 초부터 크게 세 번 발생했고, 그때마다 여타 이머징마켓으로의 전염 효과는 매우 컸다.
94년 멕시코 금융위기와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움 등이 그 예인데, 기본적으로는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단기 위주의 대외채무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증시 급락 현상은 또 한차례 위기가 찾아올 것임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 답은 ‘그렇지는 않다’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 이유는 외국인의 주식 투자가 제한적인 중동 증시는 대부분 중동 투자자들에 국한되어 있으며, 기본적으로 유가 급등으로 인해 넘쳐나는 페트로 달러가 역내 주식시장을 과열시키면서 도를 넘은 측면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점차 높아진 상황 속에서 지난 1월10일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의 봉인 제거와 2월24일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압카이크(Abqaiq) 단지에 대한 테러 공격은 역내 투자 심리를 급속히 위축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압카이크는 사우디 하루 생산량의 3분의2 정도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단지로, 역내 석유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역내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높아지면서 증시가 급락세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과거 이머징마켓에서 위기가 발생했던 때와는 달리, 현재 중동 국가들은 유가 급등세로 인해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증가된 페트로 달러를 이용해 대외채무를 지속적으로 축소시키고 있는 중이다.
국제 유가 역시 급락보다는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어 중동지역의 경제 리스크는 전체적으로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라 말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급격한 주가 하락이 진행 중이지만, 새로운 위기의 출현보다는 오히려 그동안 발생한 증시 거품이 해소되는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판단을 가능케 하는 근거는 충분하다.
중동 증시가 고점 대비 30% 내외의 급락세를 기록 중이지만, 2003년초부터 2005년말까지 사우디 증시가 563%, 쿠웨이트 증시가 380% 급등했다는 사실을 차분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한요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선임연구원 joseph_han_kr@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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