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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시장읽기]혼돈 속의 외환시장
[오감/시장읽기]혼돈 속의 외환시장
  •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 승인 2006.04.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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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950원 초반으로 하락한 것이다.
지난 주 마지막날 장 중 한때는 950원도 붕괴되는 등, 급격한 모양이 이어지고 있다.
외환당국에서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못한 상태이다.
이번 환율 하락은 외국인의 주식매수, 중국 위안화의 절상 추세 등을 이유로 시작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05년 하반기 이후 뜸했던 주식 매수를 재개했고, 3월10일 이후 누적된 매수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또 한 가지의 이유가 되었던 중국 위안화 추이는 1달러당 8위안이 붕괴되기 직전까지 하락한 상태이다.
지난 해 7월 위안화 절상을 통해 위안화 환율이 2% 하락한 이후, 추가적으로 1.25%가 더 하락한 것이다.
중국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요구가 집요한 상황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여전히 높으므로 우리 원화 환율에도 지속적인 하락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환율이 반대로 움직일 수도 있다.
정책당국의 개입의지가 좀 더 강력해서 가시적인 결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지나친 쏠림 이후의 반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의 모든 재료가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부채질하는 것도 아니다.
원화 강세의 가장 근본적인 배경이 되는 경상수지의 경우도 지난 3월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적자 기조가 이어질 확률은 크지 않지만, 지나친 흑자가 환율 하락의 한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상수지 동향은 환율을 추가적으로 하락시킬 요인은 아니다.
중앙은행의 금리정책도 마찬가지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콜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4.0%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반면, 미국은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75%로 25bp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며, 다가오는 5월10일 회의에서도 추가 인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현 75bp에서 100bp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달러화의 강세, 원화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환율의 하락쪽으로 지나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수준도 그렇지만, 일본 엔화와의 환율이 100엔당 800원이 붕괴되기 직전까지 진행된 점은 수출기업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지난 2005년 초 100엔당 1000원 수준이 유지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나 원화가 절상된 것이다.
물론 외환시장에는 이러한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점진적인 환율수준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과도한 움직임은 이에 적응해야 하는 경제주체의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준에서 조절되어야 할 필요가 커보인다.
외환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해보인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youngwon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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