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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시장읽기]환율 하락 주가 상승, 양지도 있다
[이영원시장읽기]환율 하락 주가 상승, 양지도 있다
  •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 승인 2006.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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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국이 환율의 무차별적인 하락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달 940원까지 하락하며 충격을 한 차례 가했던 환율이 5월에 접어들면서는 930원대를 지나 920원대까지 진입할 만큼 급격한 하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환율 하락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가파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어, 각 기관의 환율 전망치가 일제히 수정되어야 하는 지경에 이를 정도다.
물론 현재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의 문제라기 보다는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약해지는 과정에서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 동시에 절상되는 현상의 하나이며, 방향성에 대해서는 연초부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이에 대한 대응이 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지나 수출이 불가능해지는 환율 수준이 928원이라고 한다.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을 포함해서 통화당국의 여러 조치가 검토되고 또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지도 못한 상태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가 수준에서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된 대다수의 종목이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매출구조를 가지고 있는데도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환율의 변화가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자본이동에 미치는 영향이 함께 고려될 경우 이해될 수 있다.
환율의 하락, 즉 원화 가치의 상승은 원화로 표시된 자산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는 환율의 변화에 따른 이득을 목표로 단행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연초 이후 아이슬랜드, 뉴질랜드 등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컸던 지역의 통화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며, 거시경제 지표상의 문제가 있는 지역의 통화가 약해지고, 그렇지 않은 지역의 통화가 강해지는 이분법이 뚜렷하게 적용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할 중요한 이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산의 보수화가 진행되고 있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위시한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해오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위험한 시장에 대한 회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에 대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강한 원화가치와 주가의 상승은 한국경제, 한국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물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관심을 촉발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논리에서는 여전히 한국 주식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전략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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