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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월드컵 마케팅 대전(大戰)
[특집]월드컵 마케팅 대전(大戰)
  • 이윤찬 기자
  • 승인 2006.05.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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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월드컵이다! 붉은 감동을 잡아라" SKT 서울시청광장 응원 주도 KTF ‘후원과 응원’ 양날의 칼로 승부수 SK텔레콤의 월드컵 마케팅 키워드는 ‘감동’이다.
2002년 잊지 못할 짜릿한 감동을 재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하나의 거대한 용광로였던 그날의 한반도를 다시 되살리겠다는 것. SK텔레콤의 월드컵 슬로건이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인 까닭이다.
이는 SK텔레콤이 내놓은 올 첫 번째 CF의 문구(월드컵 캠페인 ‘개인’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그 뜨거웠던 순간들을 추억이라 부르지 말자. 기억이라 부르지 말자.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불꽃. 2006년 다시 타오를 불꽃이라고 부르자!!” 박지성 이영표 내세운 SK텔레콤 ‘역시’ SK텔레콤은 2002년에 이어 2006년에도 초특급 스타를 모델로 내세웠다.
SK텔레콤의 2002년 모델은 당대 최고의 배우 한석규. SK텔레콤은 당시 한석규를 내세워 거리응원이라는 세계적인 응원문화를 선도했다.
2006년엔 한국을 대표하는 두 프리미어리거 박지성, 이영표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2002년 ‘오~필승 코리아!’로 단번에 민족가수라는 영예로운 월계관을 쓴 윤도현도 기용했다.
이름값만으로도 ‘대박’ 조짐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만족하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선 더욱 짜릿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 ‘파격’. SK텔레콤은 윤도현의 시원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록(Rock) 버전 애국가’를 응원가로 선택하는 회심의 카드를 던졌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전 국민이 따라 부를 수 있는 애국가의 보편성과 월드컵 이미지가 강한 윤도현의 대표성을 고려, 애국가를 2002년 월드컵 응원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월드컵 특수를 잡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서울광장 거리응원. SK텔레콤은 서울시가 공모한 ‘서울광장 독일 월드컵 길거리 응원행사 민간주최자 공모’에서 KTF-현대차-붉은악마 컨소시엄을 제치고 사용권을 따냈다.
SK텔레콤은 서울광장 거리응원을 통해 거리응원 및 사전행사를 주도할 방침이다.
우선 5월 말~6월 예정된 대표팀 평가전 때 서울광장에서 경기 사전행사 및 경기 중 거리응원을 계획하고 있다.
6월13일(토고전), 19일(프랑스전), 24일(스위스전) 조별예선 때도 서울광장, 청계천 거리응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SK텔레콤은 조별예선이 심야시간 때 열리는 점을 감안,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올 나이트(ALL-Night)’ 형태의 사전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대목은 SK텔레콤의 서울광장 프로그램이 ‘노 브랜딩’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 SK텔레콤은 서울시 거리응원은 시민들의 공간이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개별기업의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을 계획이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월드컵 거리응원 시 서울광장을 모든 국민에게 개방하고 비(非) 상업적인 차원에서 개별기업의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는 ‘노 브랜딩 행사’를 전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또한 독일 현지에서의 거리응원도 준비 중이다.
조별 예선 3경기 때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특정장소를 정해 독일 교민 및 유학생을 중심으로 거리응원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지난 3월10일 독일 현지교민 거리응원 선포식을 마친 상태다.
SK텔레콤은 현재 ‘붉은 응원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 메시지를 ‘85cm x 5cm’ 크기의 붉은 응원리본에 옮겨, 서울 시내 응원현장에서 전시하겠다는 게 ‘붉은 응원리본 캠페인’의 골자다.
SK텔레콤은 접수된 응원리본 갯수에 따라 1개당 100원씩, 최대 5억 원의 기금을 출연해 축구 꿈나무를 지원할 방침이다.
붉은악마와 손잡은 KTF "날개 달았네” KTF도 ‘붉은 감동’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국가대표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와 손을 맞잡았다.
KTF의 붉은악마 후원금액은 3억8천만 원. 기간은 올 12월31일까지다.
이에 따라 KTF는 붉은악마와 유명가수들이 총 3개월에 걸쳐 제작한 공식응원가를 지원했다.
총 13곡이 수록된 이 응원 앨범엔 기존 응원가를 새롭게 편곡한 응원곡과 순수 창작 응원곡이 포함돼 있다.
KTF 한 관계자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가 보여준 젊음, 도전 등의 이미지가 우리의 브랜드와 접목되면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F와 붉은악마는 ‘단발성 월드컵 마케팅’을 지양한다.
축구응원 문화 정착에 공동으로 협력하고 축구 관련 공익사업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멀리 보겠다’는 의미다.
KTF의 월드컵 컨셉이 ‘후원과 응원’인 까닭이다.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태극전사를 후원하고 응원하는 게 KTF 월드컵 마케팅의 기조다.
실제 KTF는 지난 2001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국가대표팀을 후원해오고 있다.
지난해 초 중고 우수지도자 대상 유러 선진축구 연수를 후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때문에 KTF는 타사의 단발성 월드컵 마케팅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KTF가 요금 일부를 축구발전 후원금으로 쓰는 ‘축구사랑 요금제’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축구사랑 요금제’는 월 기본료 1만4천 원에 매월 기본료의 1.6%를 적립, 한국 축구발전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장기적인 축구후원활동에도 주력하겠다’는 KFT의 복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KTF의 월드컵 마케팅 중 가장 눈길이 쏠리는 대목은 다양한 ‘휴대폰’을 출시했다는 점. ‘축구사랑 휴대폰’‘축구사랑팩’ 과 ‘월드폰’ 등이 그것이다.
축구사랑 휴대폰은 월드컵 경기 시청이 가능한 지상파 DMB폰인 SPH-B3100과 세계 최초 7.9㎜ 초박형 슬림폰인 EV-K100, 초콜릿폰 LG-KV5900, 3D 입체음향 블루투스폰 PT-K1700 등 인기 높은 모델로 구성됐다.
붉은악마의 공식 응원복 한 벌이 포함된 ‘축구사랑팩’도 선보였다.
월드컵 경기 시청이 가능한 지상파 DMB폰 축구사랑팩에는 붉은악마 대표 응원곡인 ‘레즈, 고 투게더(REDS, GO TOGETHER)’가 MP3 파일과 벨 소리로 저장돼 있다.
휴대폰을 끄고 켤 때의 화면과 배경화면에 ‘레즈, 고 투게더’ 슬로건 이미지와 응원 함성소리가 함께 구현돼 축구 응원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KTF는 또 축구협회와 국가대표팀에 국내 최초로 전 세계 90여개 국가에서 KTF 로밍이 가능한 ‘월드폰’ 50대도 무상 지원한다.
월드폰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휴대폰(LG-KW9200)과 전화번호 그대로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말한다.
LG텔레콤 “실리 챙긴다” LG텔레콤은 SK텔레콤, KTF와 달리 비교적 조용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얼핏 보면 월드컵 마케팅에 무관심한 듯 하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LG텔레콤이 묵묵한 마케팅을 펼치는 데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다.
LG텔레콤은 ‘실리’를 택했다.
SK텔레콤, KTF가 갖고 있는 ‘월드컵 이미지’를 LG텔레콤이 단숨에 뛰어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때문에 LG텔레콤은 화려한 마케팅 대신 최소한의 월드컵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택했다.
LG텔레콤이 2006년 독일월드컵 공식 파트너사인 ‘야후’와 손을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텔레콤은 야후에서 제공하는 월드컵 관련 콘텐츠(야후! 월드컵 특급정보)를 무선인터넷을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야후! 월드컵 특급정보’는 월 3천 원으로 오는 7월31일까지 월드컵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야후가 독점적으로 보유한 3만5천 장 이상의 월드컵 관련 사진과 월드컵 역대 하이라이트 동영상, 이용수의 ‘축구포커스’, 황선홍의 ‘풋볼에세이’ 등 전문가 칼럼 등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빅3 이통사들이 월드컵 개막을 기점으로 ‘월드컵 특수’를 겨냥하고 있다.
각사의 마케팅 전략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올 한해 실적을 최대한 끌어 올리겠다는 게 이들의 야심 찬 포부다.
월드컵 경기만큼이나 빅3 이통사들의 ‘월드컵 마케팅’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윤찬 기자 / chan48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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