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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연말에 WTO 가입으로 2차 '도이모이'
[글로벌]연말에 WTO 가입으로 2차 '도이모이'
  • 박번순삼성경제연구소수석연구원
  • 승인 200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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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32% 증가로 호조... 인텔, 호치민에 6억달러 투자 베트남 경제가 동남아에서 가장 역동성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은 9년 내 최고인 8.4%에 이르렀다.
산업생산도 17% 이상 증가했고 2년 동안 정체를 보였던 외국인 직접투자도 회복되어 24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
도시부분의 실업률도 최근 수년간 가장 낮은 5.3%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상수지 적자도 4.7억 달러로 2004년의 적자 17억 달러에 비해 대폭 개선되었고 그 결과 경상수지 적자의 GDP 대비 비율은 2004년 -3.8%에서 -0.9%로 낮아졌다.
8.4%나 오른 물가가 다소 문제가 되고 있으나 이 또한 2004년의 9.5%에 비해서는 떨어진 것이다.
수년간의 경제 안정을 토대로 4월 말 개최된 10차 전당대회도 순조롭게 끝났고 5월에는 남부 출신의 개혁주의자이자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50대의 전부수상 Nguyen Tan Dung이 새로 수상으로 취임했다.
경제전문가로서 그는 베트남의 반부패운동과 경제개혁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경기 호조는 급속히 증가한 수출 때문이다.
2001년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이후 베트남의 수출은 급속히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대비 32%가 증가한 322억 달러에 이르렀는데 이는 2001년의 150억 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의 수출 호조는 최대 수출상품으로 74억 달러의 실적을 거둔 원유 수출에도 힘입은바 크지만 전체적으로 섬유의류(48억 달러), 신발(30억 달러), 수산가공물(27억 달러), 그리고 목재 및 가구(15억 달러) 등 노동집약적 제조상품의 수출이 과거 수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베트남을 안정적인 공업국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섬유의류, 신발, 수산물 가공제품 등은 최근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신발 수출은 11.6%, 섬유의류는 9.6%, 그리고 수산물은 14.2% 증가해 전체 수출 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1/4분기 동안 섬유의류 및 신발의 수출은 다소 회복되고 있으나 수산물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
현재 미국은 베트남 새우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지난 4월 EU는 베트남 신발에 대해 역시 반덤핑 관세를 새로 부과했다.
특히 신발의 경우 70%가 EU로 수출되고 있으며 고용이 50만 명에 이르고 있어 반덤핑 관세 부과는 베트남 경제에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4일 베트남과 미국이 베트남의 WTO 가입을 위한 양자 협상을 타결 지은 것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베트남은 미국 공산품이나 농산품에 대해 관세를 인하하고, 미국 서비스 기업의 베트남 내 활동을 확대할 수 있도록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동시에 섬유의류 부문의 보조금을 축소하기로 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협상은 베트남이 WTO 가입을 위해 필요한 이해관계국과의 양자 협상 중 가장 까다로운 협상이자 마지막 협상이기도 했다.
이제 베트남은 연말이면 WTO에 가입할 것이다.
베트남이 1980년대 말 개혁개방정책(도이머이)을 시작하면서 1차 개방을 시작했다면 이제 WTO 가입으로 2차 개방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WTO가입으로 베트남의 대외무역 환경은 개선되겠지만 동시에 베트남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만약 베트남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개혁을 성공한다면 수출과 외국인투자가 대폭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여 최근 인텔은 호치민에 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여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설비를 갖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1단계로 3억 달러를 투자하여 2007년 하반기까지 완공될 예정인데 지금까지 미국기업의 대베트남 투자로는 최대이다.
인텔의 투자는 첨단산업 부문을 육성하려는 베트남 정부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WTO가입은 베트남 정부의 노력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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