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이슈]눈만 뜨면 금리상승, 가계부실 부추기나
[이슈]눈만 뜨면 금리상승, 가계부실 부추기나
  • 황철 기자
  • 승인 2006.05.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택 담보대출 서민들 … 이자 부담 ‘장난이 아니네’
△주택을 담보로 집을 장만한 서민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있다. 날마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기 대문이다. 시중 은행들이 갑자기 금리를 크게 올릴 경우 그 피해는 서민들의 몫이 될 게 뻔하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 기조, 대다수의 국민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500조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 지난해 금융자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섰다.
부진한 가계소득 증가율에 비해 주택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 빚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금융부채 비율이 20~30%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부담은 이들의 배 수준이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가계소득에 비해 부채 규모가 더 많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대출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충격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계부채 급증의 일차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주택 담보대출이 금리 리스크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대출금리 인상 ‘이제 시작’ 현재 시중은행 주택 담보대출 규모는 210조원. 대부분 시장금리와 연동한 변동금리 상품이.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 이미 은행권에서는 주택 담보대출 금리인상의 전주곡이 울린다.
변동금리대출의 기준이 되는 3개월 CD 유통수익률이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3개월 CD 금리는 지난 22일 연 4.36%로 지난해 8월 3.50%보다 0.86%P 올랐다.
물론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당장 기준금리 변화를 쫓아가고 있진 않지만, 시중은행이 리스크를 끝까지 떠안을 가능성은 적다.
실제로 시중은행은 기존 대출고객을 중심으로 주택 담보대출 금리를 일부 인상하고 있다.
국민은행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22일 연 4.97~6.37%로 지난 달 초(4.78~6.28)%보다 0.10~ 0.20%P 가량 올랐다.
국민은행은 또 연초 5.0% 금리를 적용하던 3개월 CD 연동 주택 담보대출의 기존 고객에게 5.30%의 이자를 받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종 우대금리를 받고 있는 신규고객에 비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존고객들은 이자 부담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은 은행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출혈경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중은행, 과당경쟁 자제해야 전문가들은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70%를 넘은 상황에서, 금리의 지속적 인상은 가계부실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시장금리 연동 대출 비중은 74.9%(3월말 현재)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4년 2월 45.4%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3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주택 담보대출 역시 정부의 3.30부동산 대책 직후인 지난달 3조2천억 원 늘어나며, 올들어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가계 부채 역시 올 들어서만 8조7천억 원 늘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세계적인 금리 상승 추세로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가계소득 증가가 정체될 경우 가계 부실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에 의한 금융 불안은 시중은행들의 무분별한 주택 담보대출 확대 경쟁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시장금리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은 채, 저리대출로 과도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준금리의 CD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주택 담보대출의 최저금리는 오히려 내려가는 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CD 금리는 지난 2003년 12월3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연초 2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3월중 연 5.46%에 그치고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금리(최저금리 기준)는 지난해 말 5.48%에서 지난달 초 4.97%로 0.5% 이상 낮아졌다 여기에 신규고객에게 제공되는 특별금리 제공이나, 지점장 전결 할인까지 합치면, 4% 초반으로 떨어진다.
시중은행들이 노마진을 넘어 역마진까지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 증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 시중은행들이 우량고객 금리혜택, 지점장 전결 할인 등 각종 우대방안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금리 운용을 통한 수신 증대에 한계를 느낀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들의 입장에서 대출금리 인하를 무조건 반길 일도 아니다.
변동금리의 특성상 은행들이 언제든 금리 조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과당 대출경쟁으로 예대마진이 줄어든 은행들이 끝까지 출혈을 감수할 리도 없다.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연쇄적으로 나설 경우, 리스크는 고객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위험관리 능력이 취약한 개인고객들에게는 급격한 금리 변동이 있을 경우, 충격파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위 관계자는 “고객들이 고정금리 상품에 비해 금리가 낮고, 각종 혜택이 돌아가는 변동금리 상품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언젠가 은행들이 금리 위험을 고객들에게 전가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6개 대형 시중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실태에 대해 대대적인 특별검사에 착수한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대출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면서 경쟁적으로 주택 담보대출을 늘려온 국민, 우리, 신한, 하나,·기업, 농협 등이 대상이 됐다.
특히 청와대가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고 지목한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 지점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에 앞서 최근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시중은행들이 주택 담보대출 등을 통해 과도한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가계와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규정에 맞게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지 지도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한주동안 진행되는 검사 과정에서 편법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은행 임직원들을 엄중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금리 상승기, 재테크는 이렇게 …
금리 상승기 재테크의 기본은 분산돼 있는 대출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담보대출을 이용해, 신용대출을 줄여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신용대출, 카드, 담보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으로 나눠져 있는 부채를 저금리 대출상품으로 통합 관리하면, 불필요한 이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 특히 착오에 의한 소액 연체 가능성도 적어 일석이조다.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볼 시점이다.
중도상환 수수료나 1% 이상 높은 금리차가 부담스럽지만, 10년 이상 중·장기대출의 경우 고정금리형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
시중 은행들이 3년 이상 경과된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대부분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점도 활용할 만하다.
특히 신규대출을 받을 때는 고정금리 대출을 이용하거나, 변동금리 대출을 받더라도 금리변동 주기를 1년 이상 길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은행의 금리할인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은행들은 급여이체나 신용카드 사용 등 거래 실적에 따라 많게는 0.5%까지 금리를 낮춰주고 있다.
또 우리은행에서 실시하고 있는 세 자녀 이상 고객 우대나 국민은행의 헌혈증서 기증시 금리인하 등 이벤트성 혜택도 활용할 만하다.
이러한 혜택을 중복 적용하면 연 1% 이상의 금리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점장 전결금리를 적극 이용하는 것도 재테크 노하우다.
시중은행들은 지점장 재량으로 0.2~0.3%의 금리를 추가로 깎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자신의 신용도를 적극 홍보하면 창구에서 바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신용대출을 이미 받은 상태라도 ‘금리인하 요구권’을 이용할 수 있다.
이직이나 연소득 상승 등으로 신용도가 높아졌을 경우,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